US여자오픈 통산 10승 합작 비결… 코스 까다로워 기본기 좋은 한국선수 펄펄

이헌재 기자

입력 2019-06-04 03:00 수정 2019-06-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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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치열한 경쟁으로 자생력

1998년 박세리의 첫 우승 후 이번 이정은의 우승까지 한국 여자 선수들은 US여자오픈에서 10승을 합작했다. 2011년 이후로 따지면 9번 중 6번이나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한국 여자 선수들이 유독 US오픈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진출 1세대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6승을 거둔 한희원 골프 해설위원(41)은 “매년 장소를 옮겨 열리긴 하지만 US여자오픈은 미국골프협회 주관으로 유독 코스 세팅을 까다롭게 하는 편이다. 보통의 LPGA투어 대회와 비교하면 실력에 따른 변별력이 크다. 기본 실력이 뛰어난 한국 선수들에게는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또 “여자 골프 5대 메이저대회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US여자오픈은 모든 여자 선수에게는 꿈의 무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선수들이 더욱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의 집중도가 높기 때문에 행운이나 실수 등의 요소가 승리에 주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설명이다.

이는 전체적으로 한국 선수들의 기본기가 뛰어나다는 점과 연관된다. 세계 최강 한국 여자골프의 생태계가 발휘하는 자체 경쟁 시스템 덕분이다. 잇단 국내 여자 골프 스타들의 성공기를 보면서 우수한 선수들이 골프계로 모여들고 이들이 어려서부터 하드 트레이닝을 거치며 경쟁하면서 실력과 멘털이 뛰어난 선수들이 계속 배출되고 있다. 여자 선수들의 경우 신체조건에서도 외국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는 데다 한국 선수들의 잇단 우승으로 조성된 한국 여자골프계의 자신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은 이 대회에서 여러 차례 명승부를 연출했다. ‘맨발 투혼’으로 유명한 박세리의 샷도 이 대회에서 나왔다. 박인비는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두 차례(2008년, 2013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고, 전인지는 2015년 대회 최소 타수 타이기록(272타)을 세웠다. 박성현은 2년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한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우승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축하를 받았다. 올해 출전한 156명 가운데 한국 선수는 22명이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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