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배치, 1대1 맞춤조언… 오프라인 패션매장 새 성공공식

염희진 기자

입력 2019-06-03 03:00 수정 2019-06-03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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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문 연 광주 더한섬하우스, 매출 목표치 2배 넘으며 순항
남성 고객들 발길도 부쩍 늘어…“제주-부산 등 매장 5곳 늘릴것”
“유통 아닌 생활문화기업 돼야” 정지선 현대百 회장 의지 반영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달 선보인 콘셉트 스토어 ‘더한섬하우스’에선 타임, 마인 등 20여 개의 서로 다른 브랜드 제품을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지난달 22일 광주 광산구에 문을 연 ‘더한섬하우스’는 패션기업 한섬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콘셉트 스토어다. 콘셉트 스토어란 이종 브랜드의 제품을 한 공간에 혼합 배치하고, 고객에게 맞춤형 스타일링과 문화체험 등을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유통 채널이다.

더한섬하우스는 타임, 시스템, 마인 등 22개의 한섬 브랜드를 브랜드별 매장이 아닌 각 층별 테마에 맞춰 배치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이를 테면 봄여름 시즌 바캉스룩으로 ‘시스템’의 재킷과 ‘타임’의 스커트, ‘SJSJ’의 슬리퍼 등을 연출해 고객에게 제안하는 방식이다. 더한섬하우스에서는 13명의 큐레이팅 매니저가 상주하며 원하는 고객에 한해 일대일로 스타일링을 해주고 있다. 3층 전체를 음료서비스와 문화체험 강좌 전용 스터디룸, 커뮤니티룸 등 커뮤니티 공간으로 꾸민 것도 특징이다.

온라인 채널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역발상으로 선보인 한섬의 오프라인 매장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을 연 지 8일 만에 목표보다 2배가 넘는 매출을 거둔 데 이어 다른 매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큐레이팅 서비스가 패션 매장을 즐겨 찾지 않던 남성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한섬 관계자는 “광주에 이어 향후 2년간 제주, 부산 등 전국에 더한섬하우스 단독매장을 5개 이상 출점할 계획”이라며 “패션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의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섬의 김형종 대표이사는 “지난 30년간 한섬이 패션 외길을 걸어왔다면 이제부터는 다양한 문화를 고객들과 공유하고 소통하고 싶다”며 “10년 뒤에는 패션회사보다 ‘문화를 파는 회사’로 인식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러한 전략은 한섬뿐만 아니라 백화점이나 현대리바트, 현대그린푸드 등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는 평소 “유통기업이 아닌 ‘종합생활문화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해온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백화점업계 최초로 문화센터, 최우수고객 라운지, 현대 어린이미술관 등을 도입해온 현대백화점은 압구정본점을 비롯한 중동점, 신촌점, 미아점 등 주력 4개 점포를 총 500억 원을 들여 각 상권에 맞는 ‘문화복합공간’으로 리뉴얼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그룹은 영업전략실 내 공간 디자인을 전담하는 ‘공간기획팀’도 신설했다.

중장년층 비중이 높은 압구정본점은 식물, 책, 잡화 등 라이프스타일 콘텐츠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젊은 소비자 비중이 높은 중동점은 국내 최대 스포츠관을 갖춘 밀레니얼 세대 특화공간으로 꾸미고 있다. 내년 완공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백화점인 여의도점에는 첨단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문화콘텐츠를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고객에게 단순히 쇼핑하는 공간이 아닌, 새로운 영감과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서 차별화된 정체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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