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재선 앞둔 트럼프 ‘폭풍 트윗’ …가장 많이 올린 내용은?

구가인기자

입력 2019-05-31 16:14:00 수정 2019-05-31 16: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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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 애호가’란 사실은 전혀 새롭지 않다. 올 들어 유독 트윗 집착증은 더 심해진 것이 특징이다. 횟수와 내용 면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폭풍 트윗(twitter storm)’을 거의 매일 날리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 특별검사 수사보고서 발표, 중국과의 무역전쟁, 정적(政敵)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기 싸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CNN, 악시오스 등 언론은 그 정점에 내년 대선이 자리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재선을 위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겠다는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트윗 폭풍으로 이어졌다는 진단이다.


● ‘가짜 뉴스’ 압도한 ‘러시아 스캔들’

대통령 트윗을 업데이트 해온 웹사이트 ‘트럼프트위터아카이브(trumptwitterarchive.com)’에 따르면 그는 취임 첫 해인 2017년 하루 평균 6.8건의 트윗(리트윗 포함)을 올렸다. 지난해 9.4건, 올 들어 14.2건으로 계속 늘었다. 특히 5월에는 매일 평균 22.2건을 올려 취임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언론은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보고서 발표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한다. 뮬러 특검은 3월 23일 최종 수사보고서를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제출했다. 이후 두 달간 트럼프 대통령은 무서운 속도와 분량으로 트윗을 날렸다. 악시오스는 4, 5월 대통령이 ‘공모 부인’ 55회, ‘사법방해 부인’ 32회, ‘사기’ 23회, ‘마녀사냥’ 22회 등 특검에 관한 트윗을 집중적으로 게재했다고 전했다.

그의 기존 단골 주제였던 ‘가짜 뉴스’는 뒤로 밀려났다. 트럼프트위터아카이브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860일 간 총 714건의 러시아 스캔들 관련 트윗을 날려 트윗 주제 중 독보적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이어 가짜 뉴스(451건), 친(親)트럼프 성향 폭스뉴스 및 숀 해너티 폭스 앵커(423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270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220건) 등 주제들이 그 뒤를 이었다.

● 무역전쟁 트윗도 급증

2017~2018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가짜뉴스, 야당 민주당 인사 공격 등 국내 정치에 집중했다. 올해는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관련 트윗이 대폭 늘었다. 4, 5월 두 달간 그는 중국에 관한 트윗 62건을 날렸다. 이란(9건), 북한(8건)보다 훨씬 많다. 무역전쟁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동시에 지지자들에게 ‘외부 위협에 맞서는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또한 재선과 깊은 관련이 있다.

문제는 그의 손가락에 휘둘리는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이다. 지난달 5일 그가 전격적으로 “2000억 달러어치의 중국 수입품에 매기는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는 트윗을 날렸다. 세계 금융시장은 그 트윗 하나로 5월 내내 요동쳤다. 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만 해도 5월 초 2만6500에 육박했지만 한 달간 130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그가 “기억하라, 나는 관세맨(tariff man)”이란 트윗을 올리며 무역갈등 고조를 예고했을 때도 다우지수는 하루만에 799포인트 급락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미 경제 펀더멘털이 비교적 견고한데도 대통령의 변덕 때문에 시장 예측이 어려워진다. 투자자들을 놀라게 하는 그의 트윗과 즉흥적 발언이 주가 급락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잠재적 경쟁 상대인 바이든 겨냥

트윗을 재선 도구로 쓰려는 그의 성향을 감안할 때 향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관한 트윗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현재 민주당 대선후보군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트럼프트위터아카이브에 따르면 4, 5월 두 달간 그는 바이든을 주제로 트윗 30건을 날렸다. 민주당의 또 다른 후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 대한 트윗이 6건에 그친 것과 비교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초기에도 2016년 대선에서 경쟁했던 클린턴 전 국무장관, 전임자 오바마 전 대통령 등을 집중적으로 비난했다. 내년 11월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경쟁자를 비판하고 깎아내리려는 그의 트윗 공격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가 최근 트윗으로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판하려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까지 두둔해 큰 비판을 받은 것도 이런 기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표현도 매우 거칠었다. ‘졸린(잠) 바이든’ ‘아이큐가 낮은 사람(low IQ individual)’ 등 대통령 품격에 걸맞지 않은 원색적 비난이 대부분이었다. 집권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정적을 비난하기 위해 연일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적국 수장을 치켜세우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 재선 때도 트윗 전략 먹힐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전략이 그를 백악관의 주인으로 만드는 데 상당히 기여했다고 진단한다. 최근 트위터 공동창업자 에브 윌리엄스는 CNN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플랫폼의 거장(master)이다. 그가 트위터라는 플랫폼으로 한 일은 천재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미국인들이 그의 폭풍 트윗 및 규범을 깨는(norm-breaking) 트윗에 익숙해진 상태인 만큼 2020년 대선에서는 예전만한 파괴력을 보여주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온라인 정치매체 힐리포터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1일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공개 지지한 미 소방관협회를 비난하자 불과 1시간 만에 그의 트윗 추종자 1150명이 줄었다.

소셜미디어 분석업체 클라우드탱글을 이용해 대통령 트윗에 대한 호감도 비율을 산출한 악시오스도 비슷한 평가를 내놨다. 클라우드탱글은 그의 트윗 1건 당 리트윗 및 좋아요 등 상호작용(interaction)이 이뤄진 수치를 총 추종자로 나눴다. 그 결과, 2017년 1월 0.55%였던 상호작용 비율은 지난 달 0.16%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에 가까우면 긍정적 반응이, 0에 가까우면 부정적 반응이 많다는 뜻이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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