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300억 베팅한 ‘김치 실험’ 성공할까…업계 ‘이목 집중’ 왜?

뉴스1

입력 2019-05-31 10:55 수정 2019-05-3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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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시 왕궁면 국가식품클러스터에 열린 ‘풀무원 글로벌김치공장 준공식’에서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에서 다섯번째) 등이 참석했다. 사진 왼쪽부터 윤태진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 이사장, 조규대 익산시의회 의장, 이춘석 국회의원, 이효율 풀무원 총괄CEO, 이개호 장관, 조배숙 국회의원, 송하진 전북도지사, 정헌율 익산시장.(자료제공=풀무원)© 뉴스1

익산에 ‘글로벌김치공장’ 준공…수출용 김치 국내생산 ‘도전’
‘일정한 맛’ 유지 가능할까 ‘업계 관심’…풀무원 “자신 있다”


풀무원의 김치공장 ‘실험’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치를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해외에 수출하겠다는 전략을 들고나온 때문이다.

김치의 경우 숙성 정도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진다. 이 때문에 해외시장에서 판매할 김치를 국내에서 생산할 경우 운송과 통관 등의 일정에 조금만 차질이 발생해도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기 어렵다. 수출보다는 현지 생산이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그동안 김치 시장을 선도해 온 대상(종가집)·CJ(비비고)와 ‘불꽃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관심사다. 아직 수출 물량이 충분하게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일부 생산 물량은 국내로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 풀무원 공장설립에 300억 베팅…해외 김치시장 공략

31일 풀무원에 따르면 지난 24일 전북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에 글로벌김치공장이 가동을 시작했다. 앞으로 이곳에선 연간 1만톤의 김치가 생산된다. 주로 수출용이라는 게 풀무원의 설명이다.

풀무원은 이번 공장설립을 위해 약 3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402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통 큰’ 결단을 한 셈이다. 그동안 풀무원은 하청업체를 통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김치를 생산, 판매해 왔다.

글로벌김치공장은 풀무원의 해외 매출 증가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해외 매출(연결 기준)은 Δ미국 519억원 Δ중국 92억원 Δ일본 273억원으로 나타났다. 해외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약 50억원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김치까지 더해진다면 해외매출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풀무원 관계자는 “세계시장에서 다져온 유통 노하우와 역량이 있다”며 “미국·중국·일본 시장을 공략해 김치 세계화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 국내 생산 한계 수두룩…현지 공장 설립해야

풀무원의 이번 결정을 두고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우선 김치라는 상품 자체가 여전히 사업성이 높아 자체 공장 설립을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투자를 늘리는 것은 세계적으로 김치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회사별 점유율 변동은 있지만 전체 매출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풀무원이 해외에서 김치를 유통해 본 경험이 부족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치 특성상 유통 속도와 저장에 세심한 기술이 필요하다. 해외 이동까지 장시간이 필요해 김치 맛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반면 풀무원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2016년 인수한 미국 두부기업 ‘비타소이’로 충분한 현지 판매망을 갖추고 있다”며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도입해 배송 시간에 맞는 상품을 출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김치 사업 확장의 핵심으로 해외 공장 설립을 꼽는다. 국내 공장은 빠른 원자재 확보를 통해 전통 맛을 살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수출까지 막대한 시간이 필요한 단점이 있다. CJ제일제당이 베트남에 현지 업체를 인수해 김치 공장을 가동하는 이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김치가 세계시장에서 보편화됐다고 판단하긴 어려워 미국 공장 설립이 이르다고 보고 있다”며 “현지 생산을 통해 수요자가 주로 찾는 채널로 빠르게 공급하는 것이 과제”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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