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배터리 특허, 韓기업이 사들여 제품 만든다…국가별 협업 필수”

뉴스1

입력 2019-05-30 18:39 수정 2019-05-3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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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리틀우드 소장 “특정 기업·국가의 독과점 어려운 기술 분야”

대담을 나누는 박제근 부단장(왼쪽)과 피터 리틀우드 소장.(IBS 제공)© 뉴스1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가 가진 배터리 관련 특허를 한국 대기업이 사들여 제품을 생산합니다. 생산된 배터리는 다시 미국 자동차 회사에 팔리는데 이처럼 배터리 산업은 국가별 협업이 필수입니다.”

피터 리틀우드 영국 패러데이연구소(The faraday Institution) 소장은 지난 29일(현지 시각) 영국 밀턴케인즈에서 기초과학연구원(IBS)과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영국 왕립학회가 개최한 ‘제4회 한·영 리서치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세계 배터리 시장이 혁신적으로 성장하면 관련 기술을 소수 국가나 기업이 독식할 수 없고 ‘국제협력’이 중요해 질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지난 2017년 설립된 패러데이연구소는 영국 정부가 ‘배터리 혁명’을 목적으로 수천만 파운드를 투자하기로 한 연구기관이다. 기초과학뿐만 아니라 응용기술개발은 물론 기술의 산업화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과학기술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철학이 담겼다.

리틀우드 소장은 미국 과학계의 최고 두뇌들이 모인 아르곤국립연구소장을 최근까지 역임했다. 현재 시카고대 물리학과 교수이기도 하며, 자기장과 초전도체 분야에서 세계적인 과학자로 손꼽힌다.

리틀우드 소장은 “현재 배터리 시장 판도에서 영국은 한국과 일본 등에 밀려 후발주자이지만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는 만큼 결국 맡을 몫이 있을 것”이라며 “배터리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날 것인만큼 특정 국가나 기업이 관련 시장을 독과점하긴 어차피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국 대기업이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의 특허를 사 제품을 만들고 다시 미국 자동차 회사에 되파는 사례를 언급했다.

한편 국내에서 배터리 분야 최고 과학자로 꼽히는 박제근 IBS 강상관계물질 연구단 부연구단장은 “배터리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5~10년 안에 필요한 기술을 큰 틀에서 개발하도록 해야 한다”며 “급한 상황이 닥쳐서야 인재를 양성하려고 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기술을 내놓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박 부단장은 “과학연구가 상용화를 목표로 할 때에는 방향성이 달라야 한다”며 “1970년대 일본 회사들 간에 붙은 영상기술 표준 경쟁이 있을때 당시 소니의 VHS 기술이 더 우월했지만 시장성에서 뒤떨어져 도태됐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국 밀턴케이즈=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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