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반대인 사람 만나…” 발언 놓고 사내외 의견 분분

뉴시스

입력 2019-05-30 14:25 수정 2019-05-3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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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 단어 나올때마다 그녀 떠올리게 될 듯"
'사회적 가치 축제' 취지 사라지고 가쉽만 남아 '허탈'
특히 女직원들 반감..."회사 정 떨어지고 낯부끄러워"

최 회장, 2015년 언론에 보낸 편지로 김희영씨 공개
이번에도 발언 파장 예상하면서도 공개석상서 언급



최태원 SK 회장이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 2019(Social Value Connect 2019, SOVAC)’에서 털어놓은 ‘고백아닌 고백’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나와 아주 반대인 사람을 만났다. 돈같은 것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오직 사람만을 향하는 사람이었다”며 “그때부터 새로운 생각을 했고 사회적 기업이 무엇인지 배우기 시작했다. 따뜻한 감성을 받았고, 영리 기업도 사회적 가치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최 회장이 특정인을 지칭하지는 않았으나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그 자리에 동석한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T&C) 재단 이사장을 염두에 둔 발언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이같은 발언 내용이 알려지나 SK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먼저 사회적 가치가 개인적인 사생활에서 비롯된 것 같은 의미로 해석되는데 대한 실망감이다. 한 직원은 “애써 준비했던 사회적 가치 행사의 취지가 최 회장 발언으로 개인 사생활 문제로 완전히 덮혀버린 꼴”이라며 “충분히 발언의 파장을 예상하고 있었을텐데 안타깝다. 내부에서도 의견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가치 추구에 앞장선다는 것 자체에 내부적으로 반기를 드는 사람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도 갈 길이 먼데 SK의 ‘사회적 가치’라는 단어를 나올 때마다 대중들은 그 출발점인 ‘그녀’를 떠올리게 될 것이란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그동안에도 회사 내에 여러 소문들이 있었는데, 직접 회장의 입을 통해 확인하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최 회장의 즉흥 발언이거나 실수가 아니라 작심 발언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어떤 일이 계기가 됐느냐 하는 점보다는 그로 인한 결과물을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이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노력에 나서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자리였는데, 무슨 이유에서 비롯됐느냐 하는 점이 왜 문제가 되느냐”라고 반문했다.

여기에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특정인을 언급하지 않았기에 그가 말한 ‘그 사람’이 동거인 김 이사장이 아니라 최 회장이 다니는 교회 목사를 지칭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같은 의견들은 인터넷 상으로도 번져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최태원 회장 “저와 반대였던 사람 때문에…”

앞서 최 회장은 지난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 2019(Social Value Connect 2019, SOVAC)’에서 한 참석자가 ‘회장 최태원이 아닌 인간 최태원이 어떻게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게 됐는가’라는 질문을 하자 ‘사회적 가치’ 추구에 눈을 뜬 계기에 ‘저와 반대였던 사람’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회장으로 취임했던 21년 전에는 IMF 사태, 아시아 금융위기로 상당히 어려웠다”며 “나는 착한 사람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독한 기업인이었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이어 “솔직히 공감능력이 제로였다.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까,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까. 사람을 보지 않고 모든 것을 일로 봤다”며 “그러다보니 내 가슴은 텅 빈 것 같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때 나와 아주 반대인 사람을 만났다. 돈같은 것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오직 사람만을 향하는 사람이었다”며 “그 사람을 관찰해보니 제가 잘못 살아온 것 같았고 그때부터 새로운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사회적 기업이 무엇인지 배우기 시작했다”며 “따뜻한 감성을 받았고, 영리 기업도 사회적 가치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사회적 기업의 문제가 무엇인지, 측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할 수 있게 됐다”고 답했다.

◇최 회장 동거인 김희영씨는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12월 ‘세계일보’에 자필 편지를 보내 김희영씨와의 불륜 사실과 둘 사이에 딸이 있다는 사실을 직접 공개하며 부인 노소영씨와 이혼을 계획 중이라는 사실을 발표했다. 이에 노씨는 혼외자의 존재는 6년 전부터 알고있었지만 가정을 지키기 위해 참아왔다고 밝힌 바 있다.

2017년 최태원 회장이 노소영 관장을 상대로 이혼조정(법원 조정에 따른 협의 이혼)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조정 불성립’을 결정하면서 이혼 소송이 본격화되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친목 모임에서 우연히 알게된 두 사람은 2008년부터 자주 만남을 가져오다 2010년 딸을 출산했다. 1975년생 미국 시민권자인 김씨는 이혼한 전 남편과의 사이에 2002년생 아들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앤씨재단은

티앤씨재단은 아동·청소년 대상으로 한 교육 공익재단으로, 지난 2017년 최 회장과 김 이사장이 공동으로 설립했다. 티앤씨라는 이름은 두 사람의 영어 이름 이니셜 ‘T’와 ‘C’를 따서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티앤씨재단은 2017년 12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공익법인 설립 허가를 받았고 최 회장은 재단 출연금으로 20억원을 냈다. 티앤씨재단이 지난해 기부받은 액수는 30억원으로 이또한 모두 최 회장이 냈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티앤씨재단의 홈커밍데이에 직접 참석해 축사와 강연을 하기도 했다.

티앤씨재단은 본격적인 법인 설립에 맞춰 신촌 세브란스 재활병원 어린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담요와 수면 양말 등을 제공했다. 또 소아절단환자 의수족 지원과 장학사업 등 아동과 청소년들을 응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펼치고 있다.

특히 김 이사장은 올해 1월 요르단 아즈락(Azraq) 시리아 난민캠프에 직접 찾아가 의료장비와 학용품을 지원했다. 지난 4월 사무실 이전을 기념해 ‘홈커밍데이’ 행사에는 최태원 회장이 참석해 축사와 강연 등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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