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카우’ 변신 두산밥캣, 해외시장 더 밀어붙인다

김도형 기자

입력 2019-05-30 03:00 수정 2019-05-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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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영업익 20% 늘어난 1133억

두산밥캣이 생산한 소형 로더 제품들. 두산밥캣 제공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의 소형 건설기계 회사인 두산밥캣이 농기계 시장과 인도,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 움직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2007년 두산인프라코어에 인수된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위기를 겪었지만 2011년 이후 꾸준히 영업흑자를 내면서 두산그룹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역할을 해왔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는 것이다.

29일 두산밥캣은 올 1분기(1∼3월) 매출이 1조624억 원, 영업이익이 113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1%, 20.1%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 꾸준히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면서 3년간 1조2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올해도 지난해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노스다코타주에 주요 생산기반을 두고 있는 두산밥캣은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의 건설 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이 좋아졌다. 북미 시장 매출 비중이 70%에 이르는 두산밥캣은 올 1분기 북미에서만 매출 성장률이 26%나 됐다. 또 유럽에서는 법인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두산밥캣은 지난해엔 두 차례에 걸쳐 회사 차입금 총 2억5000만 달러(약 3000억 원)를 조기 상환했다. 회사의 현금 유동성이 확보되면서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두산밥캣의 자체 신용도를 ‘BB’ 등급에서 ‘BB+’ 등급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두산그룹 안팎에서 두산밥캣의 상징 동물인 ‘밥캣’과 연결해 ‘황금 알을 낳는 고양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이유다. 밥캣은 크기가 작은 스라소니 혹은 삵과 비슷한 북미 지역 고양이과 동물이다.

두산밥캣은 올 하반기 북미 시장에서 콤팩트 트랙터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농기계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일반적인 트랙터보다 크기가 작은 콤팩트 트랙터 시장 규모는 연간 17만 대로 전체 콤팩트 장비 시장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두산밥캣은 출시 이후 5년 안에 북미 콤팩트 트랙터 시장에서 연 2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또 올 하반기에 백호로더를 내놓으면서 인도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앞에는 로더, 뒤에는 굴삭기를 장착한 백호로더는 연간 1조3000억 원 규모인 인도 소형 건설기계 시장에서 80∼90%를 차지하는 대표 상품이다. 두산밥캣은 이 시장에서도 5년 안에 1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중국에서는 2017년부터 ‘어스포스’란 브랜드로 소형 건설기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을 포함한 내실 다지기를 마무리짓고 본격적으로 사업 지역과 제품군을 다각화하고 있다”며 “최근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계획에 합의하는 등 미국 건설경기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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