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고용감소·성장둔화 낮추려면 상속세 실효세율 20% 수준으로”

뉴스1

입력 2019-05-28 16:59 수정 2019-05-2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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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경총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속세제 개선 토론회’
“상속세 세율 인하,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 가업상속공제 요건 완화도”


높은 상속세로 인한 고용감소와 성장둔화, 국부유출 등을 막기 위해 현재 30%에 육박하는 우리나라의 상속세 실효세율을 20% 수준으로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기업의 원활한 경영권 승계 지원을 위해 차등의결권 도입과 공익법인 관련 제도를 손질해야 하며, 중소기업 역시 체화된 노하우와 기술이전 등 가업 승계 차원에서 상속세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를 통해 기업의 선순환 발전 구조도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속세제 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경총은 기업의 상속 문제는 단순한 부의 세습이 아닌 기업 경영의 영속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자국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와 경쟁 관계에 있는 독일과 일본이 전향적으로 기업 승계 지원을 위한 상속증여세 개편을 시행·운영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우리나라의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이성봉 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특히 명목 최고세율뿐 아니라 실효세율도 미국, 독일, 일본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상속세 명목 최고세율은 일본 55%, 한국 50%, 독일 50%, 미국 40%인데, 상속세 전체 평균 실효세율은 한국이 28.09%로 일본(12.95%), 독일(21.58%), 미국(23.86%)보다 높다.

특히, 기업 상속이 많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속세 과표 500억원 초과 구간(우리나라)의 실효세율은 32.3%(2017), 43.2%(2016), 41.4%(2015)에 이른다.

이 교수는 2014~2017년까지 독일의 경우 매년 2만2842건에 575억 유로(약 76조5000억원)가 기업승계공제로 활용됐으나 이 기간 한국의 가업상속공제(증여세과세특례포함)는 197건, 3790억원에 불과하다고 부연했다. 건수, 금액 측면에서 각각 독일의 1%, 0.5%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독일의 경우 대기업의 기업 승계(2600만 유로 초과)에 있어서 기업상속 공제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기업 재산이 2600만 유로 이상인 기업도 최대 9000만 유로까지 감면율 감축 방식이나, 필요성 심사 후 감면 방식(상속인의 사재 및 비사업용자산의 50% 내 상속세 납부 시, 이를 초과하는 상속세 부분은 전액 감면) 중에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독일에서는 차등의결권, 가족재단, 공익재단, 지분풀링협약과 같은 여러 가지 합법적인 기업승계 대안을 활용할 수 있다.

실제 자동차 회사인 BMW그룹은 지배력 유지 및 승계목적의 지분관리회사를 세웠다. 직접적인 지분증여가 아닌 유한합자회사 형태의 BMW 지분관리회사지분을 장기간에 걸쳐 증여하는 방식으로 부담을 낮추고 지배력을 유지한다.

생활·산업용품기업 헨켈의 경우에도 가족지분풀링협약을 체결해 안정적인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 협약은 가족 간 합의를 통한 총수 선출과 가문 지배력 희석방지를 위한 것이다. 가족들이 주주총회에서 단결적 의결권 행사와 함께 주식 수를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하는 가족 주주 간 계약이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상속은 ‘부의 대물림’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고용과 기술·경영의 대물림이자 제2의 창업’이라는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민 연세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토론에서 “기업이 계속 일자리 및 소득을 유지·창출하도록 하는 제도의 목적에 맞게 ‘가업상속공제’를 ‘기업상속공제’로 변경하고, 상속세율 인하,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 공제요건 합리화, 공익법인 관련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높은 상속세로 인해 우리 기업인들이 기업을 물려주기보다는 매각 여부를 고민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상속받은 주식을 팔아야 상속세를 납부할 수 있는 경우도 많은데, 경영권 방어수단이 부족한 우리 현실에서는 투기 자본의 공격 목표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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