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향상시키는 적정 부채… 존재 부채비율 높을 때 영업성과 높았다”

차준호 기자

입력 2019-05-27 03:00 수정 2019-05-27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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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도시공사 김대원 차장… 조주현 교수와 공동 논문 화제

“기업 가치를 향상시키는 적정한 부채비율은 존재합니다. 부채비율이 높을 때 오히려 영업성과가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천도시공사 김대원 차장(44·부동산학 박사·사진)과 건국대 조주현 부동산학과 교수가 지난해 공동 발표한 논문 ‘지방도시개발공사 최적 성과와 적정 부채비율에 관한 연구’가 최근 다시 회자되고 있다. 이 논문은 전국 15개 도시개발공사의 10년간 영업성과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부채비율이 높을 때 영업성과는 더 뛰어났다는 상관관계를 밝혀 주목을 받았다.

논문은 지방공기업평가원 보유 자료와 15개 도시개발공사의 2006∼2015년 매출액순이익률, 영업수지비율 등 영업성과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영업성과가 최고점을 찍었을 때의 부채비율을 산출해 보니 매출액순이익률(ROS)과 영업수지비율을 극대화하는 부채비율은 각각 326%, 404%로 나왔다. 이는 지방공기업 부채감축목표제에 따라 정부가 제시하는 지방공기업 부채비율 가이드라인 250%를 훨씬 상회한다.

2013년 정부의 부채감축정책에 따라 전국 지방도시개발공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2014년 205%에서 2017년 127%까지 낮아졌다. 지방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을 감시하고 재정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부채감축목표제가 실효를 거둔 셈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전국 지방도시개발공사 매출액 역시 12조 원에서 8조 원 규모로 4년 연속 감소했다. 투자하지 않는 만큼 성과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는 원도심을 비롯한 도심재생사업 같은 공공임대주택사업을 지지부진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논문은 지방도시개발공사의 부채비율 가이드라인을 30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부채감축목표제가 시행돼 지방공기업의 재무구조가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부채비율목표 250%는 시대적 요구와 대외 환경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과도한 규제라는 것이다.

김 차장은 “도시개발사업은 국민이 수혜자이며 수혜 범위가 매우 넓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부채비율을 과도하게 규제하면 지방공기업의 소극적 경영으로 이어져 피해가 서민에게 돌아간다”며 “정부가 부채비율 가이드라인을 기존보다 50%만 올려 300%로 조정하면 인천 원도심개발이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 교수도 “지방공기업이 수익성 낮은 공공사업을 포기하는 등 부채감축목표제의 부정적 측면이 부각되는 만큼 공익사업을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적정 부채비율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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