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빌딩 높이보다 긴 ‘코스타 세레나’호 타고 환상여행

블라디보스토크·오타루·아오모리=이설 기자 , 블라디보스토크·오타루·아오모리=이설기자 , 이설기자

입력 2019-05-23 03:00 수정 2019-05-23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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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관광 크루즈 여행


6일 오전, 강원도 속초항에서 마주한 코스타 세레나(Costa Serena)호의 위용은 대단했다. 11만4500t에 최대 승선 인원이 3800명. 63빌딩을 뉘인 것보다 긴 길이(290m)에 높이는 14층에 이른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승객 2800여명이 선체에 오르는 장관이 연출됐다. 승조원과 직원 1200여 명까지 약 4000명이 6박7일간 속초∼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일본 오타루∼일본 아오모리∼부산에 이르는 여정을 함께하게 된다.


느긋하게 먹고 보고 쉬다

선체에 오르니 이국적인 외모의 직원들이 일행을 맞았다. 한국 이탈리아 중국 필리핀 인도 등 무려 31개국의 다국적 직원이 일한다고 한다. 선체 인테리어는 휴양 리조트 느낌이 물씬 났다. 빨강 파랑을 섞은 격자무늬 카펫에 그리스·로마 신화를 모티브로 한 장식물이 어우러져 외국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크루즈는 크게 선수·중간·선미로 나뉩니다. 엘리베이터 3개를 기점으로 대극장 식당 수영장 카지노 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가이드의 설명에 귀를 열고 지도를 훑으며 공간을 익힌다. 63빌딩을 옆으로 뉘인 규모의 크루즈에는 없는 게 없다. 4곳의 식당에서 종일 먹고, 수영장 헬스장에서 체력을 단련하고, 대극장 댄스홀 노래방에서 여흥을 즐기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간다. 바다의 기운이 고플 땐 언제고 각층의 발코니로 나가면 된다.

끝과 끝이 아득했는데, 하루를 지내니 길눈이 트인다. 저녁 시간, 3층 베스타 식당에서 정찬을 먹었다. 첫날은 분주했으나 둘째 날부터는 인구 밀도가 적당했다. 매일 저녁 선상신문과 함께 정찬 메뉴판이 배달되는데, 미리 음식을 선택하면 편리하다. 정찬이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9층 뷔페에서 식사해도 된다.

2일차 오후에 도착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 간략한 하선 절차를 거쳐 기항지 관광을 시작했다. 3·1운동 직후 항일운동단체인 대한국민의회가 탄생한 곳으로 한국과 인연이 깊은 지역이다. 러시아 정교회, 독수리 전망대, 혁명 광장 등을 둘러본 뒤 젊음의 거리 인근의 조지아 식당에서 만찬을 즐겼다. 어느덧 다가온 승선 시간. 여권 개수가 맞지 않으면 배가 출발하지 못하므로 시간을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

3일차는 전일 항해하는 날이다. 식당에서 뷔페식 조식을 먹은 뒤 9층 선수에 위치한 우라노 수영장으로 갔다. 투명한 차창으로 쏟아지는 햇살 아래에서 독서를 하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선상에서는 종일 각종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요가, 라틴 댄스, 발 건강 수업, 냅킨 접기, 신발 던지기 게임이 대표적이다. 미리 구미에 맞는 프로그램을 체크해두면 편리하다.

선상 곳곳에서는 저마다 나름의 추억을 쌓고 있었다. 선수 꼭대기 층 데크에서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책하는 노부부가 보였다. 3층 대극장에서는 공연이 한창이었다. 4일차 오전, 미리 신청한 프로그램에 따라 관광을 시작했다. 삿포로와 오타루 시내를 둘러본 뒤 오타루의 메르헨 과자거리의 오르골당과 르타오 제과점을 방문했다. 영화 ‘러브레터’의 촬영지로 겨울 배경이 잘 알려졌지만, 오타루의 여름도 매력이 철철 넘쳤다.


적극 즐겨야 만족도 높아져

5일차 오전 즈음 닿은 아오모리 항. 배에서 내리자 지역 주민들이 에코백을 나눠주며 환영 인사를 건넨다. 하늘은 청명하고 봄바람은 포근하다. 어디를 둘러봐도 만개한 사과꽃이 비현실적으로 아름답다. 선택 관광 일정인 청룡사, 네부타 축제 전시관, 아스팜 물산 센터를 거쳐 도시를 천천히 걸어본다. ‘사과의 도시’답게 건조 사과, 사과 시럽, 사과 슈크림, 사과 젤리 등 제품이 즐비하다. 대부분 상점이 엔화만 취급하므로 환전을 미리 하는 게 좋다.

6일차는 두 번째 전일 해상일. 어버이날이 낀 탓에 승객 대부분이 60, 70대였다. 멋지게 꾸미고 댄스타임 노래타임에 참가하는 어르신들 모습이 보기 좋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가수 신지와 나상도의 콘서트. 매일 오후 10시 3층 대극장에서는 클래식 연주, 테너, 뮤지컬, 가요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펼쳐진다. 부산항에 도착하면서 7일간의 여정이 마무리됐다.

여행상품 정보 문의 롯데관광 크루즈팀

출발일 1차 출항 10월 8일 : 한·중·일·러 4개국 7박 8일, 인천-상해-나가사키-블라디보스토크-속초
2차 출항 10월 15일 : 한·러·일 3개국 5박 6일, 속초-블라디보스토크-사카이미나토-부산

블라디보스토크·오타루·아오모리=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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