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했는데”…노조 반대에 추락하는 ‘르노삼성’

뉴스1

입력 2019-05-21 19:51 수정 2019-05-2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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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 장기화 속 공장 셧다운 및 구조조정 우려
XM3 수출물량 확보 및 수출 다변화 전략도 적신호


르노삼성 부산공장 전경. (뉴스1 DB)©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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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노사가 지난주 11개월가량 이어온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에서 잠정 합의안을 이끌어내며 급한 불을 끈 것처럼 보였으나 조합원 찬반투표 벽을 결국 넘지 못했다.

노사 갈등 이슈로 곤두박질친 내수 판매 회복은 물론 부산공장 가동률 유지에 필수적인 수출 물량 확보에도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향후 노조의 추가 파업 등으로 가동률이 떨어질 경우 공장 가동중단(셧다운)은 물론 강제적인 인력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1일 르노삼성 등에 따르면 노조가 이날 조합원 22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는 부결됐다.

회사의 기대와 달리 ‘연간 20만대’라는 부산공장의 안정적인 가동률을 사수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르노삼성의 최근 5년간 연평균 전체 생산량(21만6000대여대) 중 내수 비중은 절반가량인 11만4000대 수준이다. 나머지 물량은 수출에서 찾아야 한다는 의미인데, 그동안은 연간 10만대 안팎으로 위탁 생산한 일본 닛산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가 있었다.

문제는 로그 생산은 올해 종료된다는 점이다. 르노삼성은 내년 초 국내 출시 예정인 신형 크로스오버 SUV ‘XM3’의 유럽 수출물량(8만대) 확보로 이를 대체할 예정이었으나 임단협 타결을 끌어내지 못하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생산비용마저 확정 짓지 못하면서 도미닉 시뇨라 사장이 프랑스 본사를 찾아 신차 물량 배정을 읍소한 것도 무용지물이 될 위기다.

XM3 수출물량 생산공장으로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 등이 대안으로 언급된다. 부산공장보다 생산성이 높은 곳으로 평가받는 곳이라 물량 확보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내수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기도 쉽지 않다. 올해 들어 4월까지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8% 감소한 2만2812대다. 국내 5개 완성차 가운데서 최하위다.

수입차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2만392대)와의 격차는 2400여대에 불과하다.

부진한 판매 분위기를 바꿔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XM3의 출시 시점도 내년 1분기라 연말까지 특수한 흥행 요소가 없는 실정이다.

그룹 내 핵심연구 개발자원으로 꼽히는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옛 르노삼성 중앙연구소)의 역량을 바탕으로 수출 확대 등 장기 생존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힘들어졌다.

르노삼성은 최근 그룹 내 소속 지역본부 변경(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을 통해 아프리카와 중동 등으로 수출 다변화 전략을 꾀하려 했지만, 당장의 생산 절벽 현실을 벗어나기조차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부산공장 존폐 위기가 달린 수출 물량 확보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는 것엔 이견이 없을 것”이라며 “대내외 신뢰도 하락 등에 따라 내수 판매 부진 경향이 더욱 심화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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