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켑카, 차원이 다른 골프로 베스페이지 블랙코스를 공략하다
김종건 기자
입력 2019-05-19 18:29 수정 2019-05-19 19:21
브룩스 켑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지구상에서 가장 까다로운 퍼블릭코스라는 별명이 붙은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 베스페이지 주립공원의 블랙코스(파70·7459야드). 제101회 PGA(미국프로골프투어) 챔피언십(총상금 1100만 달러)에서 브룩스 켑카(29·미국)가 차원이 다른 골프를 치고 있다.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눈앞에 뒀다.
12언더파 합계 198타로 단독선두다. 19일(한국시간) 끝난 3라운드까지 더스틴 존슨(미국) 등 4명의 공동 2위와 무려 7타 차이다. PGA 챔피언십에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은 역대 단 4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1964년 바비 니콜스, 1971년 잭 니클로스, 1982년 레이먼드 플로이드, 1983년 할 서튼 뿐이었다. 켑카는 역대 5번째이자 36년 만에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노린다.
최종 4라운드를 앞두고 7타 차이면 이변이 없는 한 우승은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PGA 챔피언십 역대 54홀 최다타수 차이다. 이전까지 기록은 1969년, 1982년 레이먼드 플로이드, 1978년 톰 왓슨의 5타 차였다. 플로이드는 2번 모두 우승했다. 왓슨은 역전패 당했다. 공동 2위로 끝났다. 다른 메이저대회까지 범위를 넓히면 6번째 기록이다.
1934년 디 오픈에서 헨리 코튼이 10타 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나섰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한 창 잘나갈 때인 2000년 US오픈에서는 10타 차로, 1997년 마스터스는 9타 차로 챔피언 조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이밖에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가 2011년 US오픈에서 8타 차, 레이먼드 플로이드(미국)가 1976년 마스터스에서 8타 차로 앞서서 시작했고 모두 우승했다.
1900년 이후 7타 차이로 앞서고도 메이저대회에서 역전패를 당한 기록은 아직 없다. 9번의 사례에서 모두 우승했다. 그래서 켑카가 우승해도 기록이고 역전패 당해도 새로운 기록은 탄생한다. 개인통산 6승과 메이저대회 4승을 함께 노리는 캡카는 이미 2017년, 2018년 US오픈을 제패했다. 지난해 제100회 PGA챔피언십 우승자다. 어지간해서는 언더파를 허용하지 않는 베스페이지 블랙코스에서 켑카는 상대 선수들이 기가 죽을 만한 플레이를 했다.
1라운드에 코스레코드를 기록하며 63타를 마크해 일찌감치 선두에 나섰고 2라운드에도 5타를 더 줄였다. 무빙데이인 3라운드에는 70타 이븐파에 그쳤지만 그동안 벌어놓은 타수가 워낙 많은 데다 까다로운 코스 때문에 추격하는 선수들이 쉽게 타수를 줄이기 어렵다. 이번 대회 사흘 동안 켑카는 다른 어느 선수보다 더 멀리 공을 보내고 똑바로 치고 퍼트도 정확했다. 그는 3라운드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우승을 확신한다(I feel confident)”고 했다. 우승을 점지하는 신이 있다면 이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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