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커피 한잔 값으로 빌딩 투자 가능

고준석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입력 2019-05-17 03:00 수정 2019-05-17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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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석의 실전투자]부동산펀드-리츠 어떻게?


고준석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예·적금을 통해서만 종잣돈을 모아 온 공무원 Y 씨(32)는 다음 달 정기 예금이 만기돼 수중에 5000만 원이 생긴다. 그는 이 목돈 역시 또 다른 정기예금에 예치해 둘 생각이었다. 그런데 최근 은행원인 사촌 누나로부터 부동산펀드나 리츠에 투자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수익률이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훨씬 좋단다. 솔깃했지만 정확한 개념이 뭔지, 투자할 때 어떤 것을 조심해야 하는지 몰라 망설이고 있다.

최근 부동산간접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높은 수익률 때문이다. 부동산펀드(Real Estate Fund)와 리츠(Real Estate Investment Trusts) 즉, 부동산투자신탁은 개인 또는 기관투자가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개발 및 임대사업, 또는 주택저당채권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이다. 여기서 나오는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한다.

부동산펀드와 리츠는 비슷하게 보이지만 분명 다르다. 부동산펀드는 자본시장법에 근거해서 상품을 만든다. 공모펀드는 투자자를 특정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자금을 모으는 방법이다. 사모펀드는 소수(49명 이내)의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으는 방식이다. 부동산펀드는 하나의 펀드에 한 개의 자산(부동산)만 보유할 수 있다. 실물자산인 부동산에 직접 투자해서 그 투자 수익을 나눠주는 구조다. 부동산펀드 상품은 주로 3∼5년 만기의 폐쇄형으로 만들어지며 만기까지 환매가 불가능하다. 환금성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법의 적용을 받는다.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주식을 발행하는 회사형과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신탁형으로 구분한다. 회사(주식)형은 증권시장에 상장된다. 주식은 언제든지 매매할 수 있다. 하지만 신탁형은 상장할 수 없으며, 일정기간 동안 환매할 수도 없다. 리츠는 여러 개의 자산(부동산)을 보유할 수 있다. 부동산으로부터 나오는 임대수익을 비롯해 개발수익, 매각에 따른 자본수익 등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구조다. 커피 한 잔 사 마실 수 있는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지난해 부동산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4∼6%로 높았다. 리츠의 평균 배당률도 7.59%(2017년 기준)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부동산펀드나 리츠 중에는 영업 손실이 쌓이면서 수익률이 마이너스거나 배당을 못하는 종목도 생겨나고 있다. 따라서 부동산펀드 또는 리츠에 투자할 경우에는 기초자산인 부동산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 핵심이다. 부동산의 미래가치와 함께 리스크도 따져봐야 한다.


부동산시장의 변화, 예를 들어 임대료 상승은 공실 위험성을 높인다. 그러면 펀드나 리츠의 수익은 떨어지게 된다. 임차인이 많을 경우 임대차중도해지위험성도 높다. 자본적 지출이 많거나 특이한 부동산일 경우, 청산시점에 매각이 지연되면 결국엔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시장금리도 중요하다. 금리가 상승할 경우 이자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에 수익률은 떨어진다. 특히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우 환율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

부동산펀드나 리츠는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은 아니다. 실물자산인 부동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실물자산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따져봐야 한다. 누가 부동산펀드와 리츠를 만들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수익률과 배당률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운용사의 실적도 잘 확인해야 한다.

고준석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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