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공장 한복판서 농산물 판매… 주민-고객 소통의 장터로

이미영 기자

입력 2019-05-15 03:00 수정 2019-05-15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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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이천 시몬스침대의 ‘더 파머스 마켓’

이달 10일 시몬스침대가 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자사 생산공장 내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에서 직거래 장터인 ‘더 파머스 마켓’을 열었다. 이천 특산품을 생산하는 농가를 초청해 3일장으로 진행된 이 행사는 17∼19일 한 번 더 열릴 예정이다. 시몬스침대 제공

3일장으로 열린 더 파머스 마켓은 시몬스침대의 생산 공장(시몬스 팩토리움) 안에 위치한 3876m² 규모의 2층짜리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 앞 중정에서 열렸다. 시몬스 테라스는 지난해 9월 공장을 확장 이전하면서 새롭게 선보인 공간으로 중정 외에 △매트리스 체험관(테라스) △문화체험 전시관(라운지) △친환경 카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시몬스는 이곳에서 더 파머스 마켓처럼 다양한 행사와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라는 공간을 넘어 이천 지역 주민과 고객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서다.

반응은 뜨겁다. 지난 6개월간 시몬스 테라스를 방문한 고객 수는 4만여 명. 금토일 3일간 열린 이번 더 파마스 마켓 행사에도 약 2000명의 방문객이 장터를 찾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 시몬스 디자인 거쳐 프리미엄 식품으로 변신

시몬스 테라스 내 복합 전시공간에서 열리고 있는 ‘레트로 스테이션’ 전시회. 시몬스침대 제공
더 파머스 마켓에서 판매하는 농산물은 모두 이천 특산품이다. 행사 주제가 ‘메이드 인 이천(Made in Icheon)’인 만큼 이천의 대표 명물인 쌀을 생산하는 농가를 포함해 총 10곳의 업체가 이천에서 키우고 생산한 제품을 가지고 나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판대 디스플레이다. 각종 농산물이 나무로 만든 바구니와 박스 등에 깔끔하게 포장돼 있었다. 예쁜 포장 덕분에 길에서 파는 흔한 군것질거리인 뻥튀기도 고급 과자 상품으로 변모해 있었다. 이 모든 작업은 시몬스침대의 브랜딩과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는 시몬스 디자인 스튜디오 직원들의 손을 거쳐 완성됐다. 이들은 업체 판매자들이 가져온 제품들의 특성을 살피고 분위기에 맞게 가판대를 꾸몄다. 모든 설치비용과 필요한 집기는 시몬스침대에서 제공했다.

참여한 업체들은 시몬스침대의 도움으로 새로운 마케팅 기회를 마련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토마토를 판매한 오건농장의 김종옥 사장은 “원래 토마토를 판매하던 직판장이나 재래시장이 아닌 고급 마켓과 같은 분위기에서 토마토를 판매하니 색다른 느낌이 든다”며 “특히 서울에서 놀러온 젊은 친구들이 이천 토마토가 달고 맛있다는 것을 알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방문객들도 호평했다. 서울에서 이천으로 놀러온 한 방문객은 “이천에는 쌀만 있는 줄 알았는데 딸기, 꽃차 등 다양한 특산품이 있는 것을 알고 이천의 새로운 매력을 느끼게 됐다”며 “서울에 있는 고급 마트와 같은 분위기에서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더 파머스 마켓은 시몬스침대 본사 직원들의 자발적인 아이디어로부터 기획된 행사다. 지난해 시몬스 테라스 개장 당시 카페와 전시회를 찾은 지역 주민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을 보고 ‘중정도 그냥 비워두지 말고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이에 시몬스침대는 이천이 대표적인 농업 도시인 만큼 이곳 농산물을 방문객들에게 판매하고 소개하는 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개장 한 달 뒤인 지난해 10월 시범적으로 연 더 파머스 마켓이 흥행하자 올해부터 행사를 정례화하기로 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 젊은층 방문객 급증… SNS 인증샷 명소로

시몬스 테라스에 마련된 전시공간인 ‘라운지’는 수도권에 사는 젊은 방문객을 이천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20, 30대를 대표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열광하는 문화를 주제로 한 전시회가 열린다.

가령 지난해 12월부터 열리고 있는 ‘레트로 스테이션(Retro Station)’은 아날로그 감성과 현대미술의 교차라는 콘셉트로 기획됐다. 전시장에는 1980년 닌텐도가 최초로 발매한 휴대용 게임기와 아날로그 비디오 게임기가 진열돼 있다. 여기에 카자흐스탄에서 개인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퍼포먼스로 유명한 미디어아트 작가 송호준의 ‘애플’이라는 조형물과 국내 전자음악의 대표주자인 DJ 디구루가 라운지 전시만을 위해 직접 작곡한 배경음악이 디지털 감성을 불어넣고 있다.

라운지는 단순히 게임기만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고객들이 추억의 게임을 직접 즐길 수 있는 체험공간이기도 하다. 옛 추억을 회상하는 방문객도, 레트로 문화에 호기심을 보이는 젊은 세대도 모두 직접 게임을 해보며 즐거운 추억을 쌓는다. 방문객들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라운지를 배경으로 한 인증샷을 올리는 게 그 증거다. 입소문이 나면서 당초 올 3월까지 예정됐던 레트로 스테이션 전시회는 26일까지로 두 달 가까이 연장됐다.

안정호 시몬스침대 대표는 “지역사회, 고객과 소통하려면 그 과정이 즐겁고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고객에게는 즐거운 경험과 휴식처를 제공하고 지역 주민에게는 이전에 없던 혜택을 줄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시몬스 테라스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영 기자 mylee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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