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먹고, 사랑하기 좋은 도시 대구로 여행 떠나자

김동욱 기자

입력 2019-05-10 18:36 수정 2019-05-1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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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걷고, 먹고, 사랑하기 좋은 도시다. 대구에는 근대, 전자, 오토바이, 수제화, 보석처럼 특색을 갖춘 골목이 많다. 지루할 틈이 없다. 골목을 걷다 보면 늘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배고플 틈도 없다. 각종 주전부리가 골목 곳곳에서 손짓하고 있다. 물론 사랑할 여유는 있다. 골목 하나하나, 음식 하나하나에 추억을 가득 담을 수 있으니 말이다.

걷고―근대 골목으로의 여행

청라언덕 선교사주택
대구는 6·25전쟁의 피해가 적은 곳 중 하나다. 그 덕분에 근대 문화유산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한국 근대사를 그대로 담고 있는 근대 건축물들을 눈에 담으면서 걷는 것이 가능하다. 총 5개 코스인 근대문화골목은 하루에 모두 돌아보긴 힘들다. 겹치는 구간이 있는 1~3코스를 합쳐 핵심만 둘러본다면 하루에도 둘러볼 수 있다.

서문시장에서 출발해 5분 정도 걷다 보면 청라언덕에 닿는다. 그곳에서 만나는 3개의 이국적인 외관을 가진 선교사 주택은 근대역사 속 건축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1 주택 바로 옆의 3·1만세운동길은 1919년 3·1운동 당시 대구의 학생들이 일본 경찰을 피해 이동한 곳이다. 계단 옆에는 1900년대 초 대구 사진과 3·1운동 당시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2 계단을 내려가면 경상도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계산성당을 만난다. 1902년 설계된 역사적 건물이다. 고풍스러운 내부 때문에 결혼식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스테인드글라스와 한복 입은 사람들의 대비가 눈길을 끈다.
서상돈 고택
◆3 민족시인 이상화와 국채보상운동을 주창한 서상돈 고택을 만나러 가는 길은 근대와 현대가 구불구불 이어지는 골목길이다. 인근에 대구 근대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근대문화체험관인 계산예가도 있다. 서울과 수원, 그리고 대구에 존재하는 지명인 종로와 조선시대 때부터 대구의 유지들이 많이 살았다는 진골목,

대구근대역사관
◆4 80년이 넘은 화교협회 건물과 정소아과 건물 등 결코 짧지 않은 시간과 이야기를 담은 길과 건축물도 만날 수 있다. 경상감영공원을 둘러보며 벤치에 앉아 잠시 지친 다리를 쉬어도 좋다. 공원 바로 옆엔 1932년 건립돼 2011년에 개관한 대구근대역사관이 있다. 골목을 걷다 보면 길이 헷갈려 엉뚱한 골목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느 골목을 가더라도 그 골목만이 갖고 있는 풍부한 이야기와 개성과 마주할 테니까.

먹고―주전부리의 천국 대구

태산만두 군만두
걷고 또 걷다 보면 배가 고파질 만하다. 걱정하지 말자. 입맛은 물론이고 발길도 당길 식당이 골목에서 기다리고 있다. 만두 맛집으로 소문 난 영생덕과 태산만두는 모두 화상(華商)이 운영한다. 영생덕은 ‘찐교스’(찐 교자만두)와 물만두, 고기만두가 유명하다. 고기만두(왕만두)를 한 입 베어 물면 추억의 맛이 느껴져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군만두로 유명한 태산만두는 바삭한 가운데 육즙 가득한 만두소가 반전 매력이다. 두 곳 모두 포장 가능.
영생덕 야끼우동
서문시장 칼제비
교동시장 먹자골목에서는 양념어묵과 납작만두, 서문시장에서는 칼국수, 수제비 그리고 두 가지를 합친 칼제비가 인기 메뉴다. 시장 구경에 빠져 시장할지도 모르니 구경을 마친 뒤에는 한 그릇 맛보자. 가격은 저렴하다.

옛집식당 육개장
대구는 육개장의 원조다. 육개장을 대구탕(大邱湯)이라고도 부른다. 육개장 맛집도 많다. 그중 옛집식당은 삼대를 이어 한자리를 지켜온 식당이다. 큼직하게 썰어 넣은 한우와 맵지 않으면서도 개운한 국물이 인상적이다. 낡은 한옥이 주는 고풍스러운 느낌도 맛을 더한다.

뉴욕통닭 양념통닭
◆5 뉴욕통닭은 한 번도 못 먹어 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을 정도로 대구를 넘어 전국에서 인기가 높은 곳이다. 하루에 80마리 한정 판매로 예약이 필수다.

라 핀카 커피와 딸기케이크
커피도 빼놓을 수 없다. 지역 브랜드인 커피명가의 라핀카에서 커피와 딸기케이크를 놓치지 말자.

사랑하라―시내 전망을 한눈에

대구 앞산 전망대는 대구 시내와 팔공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6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15분, 등산로로는 1시간 정도 걸린다. 수많은 골목을 눈에 담고, 맛있는 음식도 먹었으니 노을을 바라보며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맞잡고 하루를 마무리해 보자.


◆포토존

1-주택 전부를 사진에 담기보단 돌계단, 문 등 소소한 부분을 담아보자.
2-계단 위에서 내려다보면 계단과 나무 사이로 계산성당이 보인다.
3-계산성당 맞은편 도로 건너편에서 사진을 찍으면 계산성당 전부를 찍을 수 있다.
4-약 100m 길이의 짧은 골목이지만 곳곳에 숨어있는 개성들이 있다. 눈을 크게 뜨고 잘 찾아 카메라에 담아보자.
5-사람 없는 시간에 가면 정원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작고 특별히 손질도 하지 않았지만 운치가 있다.
6-노을 질 때 가보자. 대구가 발갛게 물드는 모습이 아름답다. 부족한 사랑이 솟아날 정도다.




<여행정보 및 세대포인트>

● 추천 코스: 서문시장~동산선교사주택·청라언덕~3·1만세운동길~계산성당~이상화·서상돈고택~제일교회역사관~약령시한의약박물관~진골목~화교협회~동성로~경상감영공원~대구근대역사관~교동먹자골목~인교동오토바이골목~이병철고택~달성공원(4, 5시간 소요)

● 맛집 △영생덕: 물만두 6500원, 고기만두 군만두 6000원. 중구 종로 39 △태산만두: 고기왕만두 군만두 찐교스 물만두 5000원. 중구 달구벌대로 2109-32. △푸른회식당: 가오리 미주구리 무침회 2만3000원(2, 3인분). 서구 달구벌대로375길 14-1. △옛집식당: 육개장 9000원. 중구 달성공원로6길 48-5. △뉴욕통닭: 프라이드치킨 1만8000원, 양념치킨 1만9000원. 중구 종로 12. △교동시장: 양념오뎅 납작만두 3000원(1인분). 중구 교동길 40. △커피명가 라핀카: 아메리카노 5000원, 딸기케이크 6000원. 수성구 국채보상로 953-1. △서문시장: 칼제비 칼국수 수제비 3500~4000원. 중구 큰장로26길 45 △안지랑 곱창거리: 곱창 한 바가지(500g) 1만2000원, 막창(150g) 8000원. 남구 안지랑로16길 67

● 감성+ △책: ‘골목 인문학’(임형남 노은주) ‘골목은 개인의 역사이자 도시의 기억이다.’ 골목에 대한 애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음악: ‘거리에서’(김광석) 가수 김광석은 대구에서 태어났고, 도심에 ‘김광석 길’도 있다. △영화: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 한국판 ‘엑소시스트’인 이 영화에서 대구의 골목들과 계산성당이 등장한다.

세대 포인트

▽연인·신혼부부=수많은 골목들에서 레트로 감성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중장년층=예스러운 건축물들을 보면서 맛보는 추억 어린 음식들.
▽어린이가 있는 가족=각종 다양한 주전부리만 먹어도 여행은 성공이다.


현장감 ‘대팍’ 대구FC 안방구장, 외국인도 찾는 새 명소

올해 대구에 새 명소가 등장했다. 대구시민운동장 부지에 올해 초 들어선 프로축구 대구FC의 새 안방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다.

사실 새 경기장이 문을 열었다는 것은 특별한 소식은 아니다. 하지만 대구FC 선수들이 써내려가는 동화 같은 이야기에 축구 열풍까지 불면서 ‘대팍 신드롬’으로 불리고 있다. ‘대팍’은 대구 시민들이 대구은행파크를 부르는 애칭이다. 지난해까지 중하위권을 맴돌던 대구FC는 올해 뛰어난 경기력으로 K리그1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인기도 높아져 대부분 경기가 매진되고 있다. 축구팬들은 대구의 축구 열기를 느껴보고 싶어 일부러 대구를 찾기도 한다.

DGB대구은행파크는 1만2000석 규모의 축구전용 경기장이다. 국내의 다른 경기장과 비교하면 작은 규모다. 6만5000석의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물론이고 2만 석 규모의 인천축구전용구장보다 작다. 경기장 바깥을 도는 데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작은 규모가 주는 집중도는 높은 편이다.

경기장에 들어서면 그라운드가 관중석과 굉장히 가깝게 느껴진다. 실제로 그라운드와 경기장은 7m 거리다. 경기 중 선수들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릴 정도다. 유럽의 축구 경기장과 비교해도 뛰어난 현장감을 자랑한다. 예전 시민운동장의 구조물을 일부 남겨둬 고전적인 분위기 속에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과 대형 스크린 등 최신 시설을 더했다. 관중석 바닥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경기 중 관중이 발을 구르면 ‘쿵! 쿵!’ 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이미 ‘대팍’의 새 응원문화로 자리 잡았다.

접근성도 훌륭하다. 지하철 1, 3호선에서 걸어서 15분 거리다. KTX 동대구역에서도 자동차로 10분이면 닿을 수 있다. 대구FC의 한 관계자는 “경기를 보기 위한 외국인 관광객의 문의가 많아졌다. 대구의 새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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