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와병 5년…삼성은 여전한 ‘위기’

뉴스1

입력 2019-05-10 09:48 수정 2019-05-1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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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자가호흡하지만 의식 없는 상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맨앞 왼쪽)이 2013년 10월 28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 신경영 20주년 선포’ 기념 만찬에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함께 들어서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제공)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지 만 5년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0년만에 삼성그룹 동일인을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변경하며 이 부회장이 공식적인 ‘총수’에 오른지도 1년이 됐다.

세간의 관심이 높은 이건희 회장의 병세에 대해서는 상세한 정보를 알기 어렵다. 10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자가호흡은 가능하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다.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10일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의식을 잃고 인근 순천향대 서울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곧바로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막힌 심장혈관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스 시술을 받았다.

최근 복수의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인공호흡기나 특수 의료장비 없이 주로 병상에 누운 상태로 자가호흡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의식은 없지만 자극이나 접촉, 소리 등에 반응하기 때문에 병실에서 영화나 음악을 켜놓는 등 보조적인 자극치료도 병행한다고 한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들이 수시로 병원을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의 와병이 길어지는 사이 삼성그룹은 숨 돌릴 틈 없는 ‘위기’의 연속이었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며 이재용 부회장이 1년간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해체됐다. 삼성그룹의 대외 신뢰도와 이미지가 추락했다. 1년간의 총수 공백은 전례 없는 그룹 전반의 위기로 확대됐다. 그룹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58조8900억원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메모리반도체 슈퍼호황이 막을 내리며 실적은 급격한 하락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그룹 윗선을 겨누고 있다. 이날 현재도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조직적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임원 등이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의 최측근인 정현호 사업지원TF 사장의 소환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곱지 않은 여권의 시선과 여론도 부담이다.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은 경기 화성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를 세계 1위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는데, 이를 두고 ‘재판 봐주기’ 우려와 비난여론이 작지 않았다. 이는 지난 9일 저녁 ‘문재인 정부 2년 특별대담’에서도 언급됐다. 해당 질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이재용 부회장과 최근 만난 것을 두고 대법원 판결과 연계하거나 재벌성장 회귀라고 비판하는 것은 상투적인 비판”이라며 “재판은 재판이고 경영은 경영, 경제는 경제”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 부회장이 순환출자 해소와 삼성전자서비스 직원 정규직 전환, 반도체 백혈병 사태 해결 등 숨 가쁘게 쇄신 작업을 벌이고, 국내 최대 규모의 투자 및 고용(180조원 투자·직접채용 4만명), 사회공헌 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지만, 처한 상황이 결코 간단치 않음을 시사한다.

이 부회장 개인적으로는 대법원 상고심 선고가 남아있어 대외행보에 각별히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이 이르면 6월 선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쟁점이 첨예해 정확한 시점은 예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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