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 기죽인 비거리… 박찬호 “요즘은 퍼팅도 쏙쏙”

인천=이헌재 기자 , 정윤철 기자

입력 2019-05-10 03:00 수정 2019-05-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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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골퍼]KPGA 휴온스 프로암 2연패 자신
“작년 PGA서 동반플레이 토머스… 20~30야드 짧더니 결국 슬라이스”
선동열 전 감독과 우승 다툴 듯… 신태용-이승엽-김영호도 출전


박찬호가 8일 인천 드림파크CC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 연습라운드에서 드라이버샷을 날리고 있다. 야구 선수 시절 강속구로 유명했던 박찬호는 필드에서는 300야드를 훌쩍 넘는 장타를 때린다. 박찬호는 “2012년 은퇴 후 골프를 시작했는데 초창기에는 하루에 700∼800개씩 공을 때리며 실력을 키웠다. 골프는 실력에 관계없이 많은 사람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 매력”이라고 말했다. 인천=김동주 기자 zoo@donga.com
8일 인천 드림파크CC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 연습라운드 13번홀(파4·432야드). ‘코리안 특급’ 박찬호(46)가 날린 드라이버 티샷은 스위트스폿에 정확히 맞은 뒤 바람까지 타고 350야드를 날아갔다. 지켜보던 모든 사람은 “헉” 하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불같은 강속구로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박찬호는 요즘 프로 못지않은 아마추어 골퍼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한 프로암 대회에서 전 세계 랭킹 1위 저스틴 토머스(26·미국·현재 5위)와 동반 라운딩을 했다. 스코어는 당연히 토머스가 좋았지만 드라이버 비거리에서는 번번이 박찬호가 20∼30야드를 더 보냈다고 한다. 박찬호는 “내게 비거리가 밀린 게 자존심이 상한 것 같았다. 힘을 쓰더니 슬라이스를 내더라”라며 웃었다.

8일 박찬호와 동반 플레이를 한 프로골퍼 남영우(46)는 “큰 키(185cm)만큼 스윙 아크가 큰 데다 몸도 유연하다. 타자도 했던 경험을 살려 남다른 헤드 스피드를 가졌다”고 분석했다. 박찬호는 남자 프로들이 사용하는 샤프트 강도 X의 드라이버를 쓴다.

핸디캡 8인 박찬호는 최근 골프에 물이 올랐다. 6일 생애 첫 이븐파를 기록하더니 7일에는 버디를 6개나 잡아내며 베스트 스코어를 3언더파로 갈아치웠다. 그는 “쇼트게임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퍼팅이 마음먹은 대로 쏙쏙 들어갔다”고 말했다. 8일 연습 라운드에서도 이븐파를 쳤다. 진짜 ‘프로’라도 해도 무방할 성적이다.

박찬호와 함께 ‘국보 투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56·사진)도 이번 대회에 출전해 주목받는다. 30년 구력의 선 전 감독은 핸디캡 6의 고수다. 유연한 몸에서 뿜어 나오는 장타와 정교한 제구력을 닮은 쇼트 게임 등 약점을 찾기 힘들다. 올해 처음 이 대회에 나선 선 전 감독은 “이제 나이도 있고 예전처럼 멀리는 못 친다. 쇼트 게임으로 겨우 스코어를 유지하는 수준”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하지만 선 전 감독은 프로 선수도 좀처럼 하기 힘든 앨버트로스(한 홀 기준 타수보다 3타 적게 치는 것)까지 기록한 적이 있다. 베스트 스코어는 박찬호와 같은 3언더파다.

두 사람은 지난해 한 프로암 대회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 두 사람 모두 정확한 스코어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스코어에서는 선 전 감독이, 비거리에서는 박찬호가 앞섰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는 ‘국민 타자’로 명성을 날렸던 이승엽 KBO 홍보위원(44)과 신태용 전 축구대표팀 감독(49), 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 김영호(48) 등도 출전한다.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한 지 몇 년 되지 않은 이승엽은 최근 베스트 스코어인 75타를 칠 정도로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거포로 이름을 날린 이승엽은 “드라이버가 260야드 정도밖에 안 나간다”면서도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언제든 70대 타수를 기록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역 시절부터 회복 훈련 삼아 골프를 쳤다는 신태용 전 감독 역시 핸디캡 6을 자랑하는 고수로 축구인 골프대회 등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퍼팅과 쇼트 게임이 장기다.

탤런트 김성수와 변우민, 가수 세븐 및 찬성 등 30명의 연예인도 출전한다. 300야드의 장타를 때리는 김성수는 이븐파를 기록한 적이 있는 실력파다.

9일 개막한 이 대회는 프로와 프로암 등 두 부문으로 나뉘어 치러진다. 프로 부문은 일반 대회처럼 나흘 동안 가장 좋은 스코어를 낸 선수가 우승한다. 프로암 부문은 11일과 12일 이틀간 프로와 스포츠 연예 스타, 기업인 등 아마추어 골퍼 60명씩이 2인 1조로 팀을 이뤄 베스트볼 방식으로 우승자를 가린다. 박찬호는 지난해 김영웅과 프로암 부문에서 우승했다.

인천=이헌재 uni@donga.com / 정윤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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