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참선도량 ‘해운정사’, ‘간화선 대중화’로 인류 행복-세계평화에 기여

정양환 기자

입력 2019-05-10 03:00 수정 2019-05-10 09:01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부처님오신날]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이 창건, 3개 선원…1000여명 함께 참선
인도적 구호-지원 활동에도 앞장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에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참선도량 ‘해운정사’. 해운정사는 ‘차분하고 고요한 평화의 섬’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해운정사 제공
“하루에 한 번씩만 해운정사(海雲精寺) 도량을 밟고 가도 발복(發福·운이 틔어 복을 받다)한다.”(고 손석우)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해운정사는 1971년 장수산에 터를 잡은 뒤 현재 6만6000여㎡(약 2만 평)에 이르는 대가람을 이뤘다. ‘육관도사’라 불렸던 풍수지리의 대가 손석우(1928∼1998)가 극찬한 이곳은 불교계 최고 어른이자 정신적 지도자인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이 ‘간화선 대중화’의 원력으로 중생을 제도하고 법제자를 양성하기 위해 창건했다.


세계 명상의 중심 허브로 발돋움

해운정사는 풍수에 조예가 없더라도 한눈에 알아볼 만큼 근사하다. 태백산맥에서 이어진 장수산은 거대한 코끼리 형상을 하고 있고, 해운대에서 바라보는 앞모습은 새끼를 품은 암사자 형상이다. 앞으로 망망대해까지 펼쳐져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해운대 10대 관광명소로 지정돼 1년 내내 유명인사를 포함해 내외국인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가히 부산경남 지역의 대표적 사찰이라 할 수 있는 해운정사는 3개의 선원을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스님 20여 명이 끊임없이 정진하는 금모선언이 ‘상(上)선원’, 재가불자들이 여름과 겨울 안거기간에 3개월씩 정진하는 ‘하(下)선원’, 그리고 매주 토요일 일반인들이 철야 정진하는 ‘시민선원’이 있다. 많으면 1000명 이상의 대중이 함께 참선하는 국내 최고의 도량이다. 해운정사가 품고 있는 보물도 눈여겨봐야 한다. 부산광역시 시문화재자료 제78호로 지정된 ‘해운정사 선문 염송집’ 30권 10책과 제79호인 해운정사 현수제승법수 11권 1책이 있다. 부산시 유형문화재 제149호인 해운정사 전법게(傳法偈) 3종 6점 등도 귀중한 문화재다. 아울러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을 모신 ‘원통보전’ 법당과 부처님 진신사리 33과를 모신 ‘관음보궁’, 1만 옥불 지장보살을 모신 ‘대불전’, 주요 조사 스님 10명을 석상으로 모신 ‘불조심인전’도 인상적이다.

매월 음력 초하루와 18일(지장재일)에 열리는 정기법회 때는 종정인 진제 스님이 직접 법문을 내려준다. 선지식의 고준한 법문은 일반 시민에게도 정신적으로 소중한 밑거름이 된다. 매월 음력 24일인 관음재일에는 남해 성담사로 가서 방생을 하고 법문을 듣는 방생법회를 봉행한다.

해운정사 측은 “최근 방탄소년단 열풍처럼 세계에서 한류에 대한 관심이 크다. 그와 더불어 서구에선 명상 붐도 일고 있다”며 “한국의 대표적인 참선도량인 해운정사는 장차 국제명상참선센터를 건립해 세계 명상의 중심 허브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좌) 1971년 해운정사를 창건한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인 진제 스님이 선원에서 장군죽비를 들고 정진대중들을 경책하는 모습. (우) 진제 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 진제선세계화회’에 가입한 회원들에게 직접 친필로 쓴 선심 액자를 선물한다. 해운정사 제공
간화선을 통해 극락정토와 세계평화에 이바지

한반도에서 불교는 1700년 동안 한국 정신문화의 근간을 이뤄왔다. 특히 간화선(看話禪·화두를 들고 수행하는 참선법)은 한국에서 오롯이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인류정신문화유산의 정수다.

진제 스님이 이끄는 ‘사단법인 대한불교조계종 진제선세계화회(진제선회)’는 부처님의 심인법(心印法)을 잇고 간화선 정신과 수행법을 한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 널리 보급하고 있다.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각자의 심성을 계발하는 참선수행을 행함으로써 화목하고 평화로운 극락정토를 구현해 인류 행복과 세계 평화에 기여하려는 취지로 설립했다. 진제선회는 자비보살도를 실천하는 사업도 적극적이다. 빈곤과 질병,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국내외 이웃을 위한 인도적 구호와 지원 활동을 벌인다. 2013년 필리핀 태풍피해 이주민, 2014년엔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을 위해 성금을 기탁했다. 초등학생 이하 3자녀 이상을 둔 가정 100가구를 선정해 해마다 100만 원씩 10년 동안 장학금 10억 원을 지급했다. 이 밖에도 남북평화통일 사업과 청소년 장학사업 등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진제선회에 가입을 원하는 이들은 해운정사 종무소로 문의할 수 있다. 가입 회원들에게 진제 스님이 친필로 쓴 선심(禪心) 액자를 선물로 증정한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