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이 반한 뽀짜이판부터 두부 푸딩까지, 홍콩 골목식당”

김재범 전문기자

입력 2019-05-09 14:19:00 수정 2019-05-09 18: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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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에 나와 우리나라에서 유명해진 야우마테이의 뽀짜이판 맛집 ‘힝키 레스토랑’. 사진제공|홍콩관광청

■ 몰링부터 호캉스까지 다 있다…홍콩 여름여행 떠나볼까 (3)


독특한 식감·가성비, 블락18 도기스 누들
고풍스런 실내도 매력, 타이헤탕량 차관
수백가지 조합의 매력, 만께이 카트 누들
물냉이 만둣국과 군만두, 유엔퐁 만두가게


‘홍콩의 여름은 무척 덥다. 그리고 습하다.’ 해외여행지로 홍콩을 선택할 때 떠올리는 고정관념이다. 하지만 홍콩은 의외로 여름여행에 최적화된 지역이다.

우선 해외여행의 핵심 재미로 꼽히는 몰링(malling)을 즐길 수 있는 규모와 시설을 겸비한 대형 몰이 즐비하다. 무더운 날씨에 후끈 달아오른 도시를 거닐 필요 없이 곳곳의 시원한 몰에서 여행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지역마다 개성 넘친 다양한 호텔들이 있어 호텔에서 노는 호캉스에도 딱 맞다. 선호하는 지역이나 스타일, 서비스에 맞춰 얼마든지 고를 수 있다. 여기에 홍콩이 자랑하는 식도락과 나이트 라이프까지 곁들이면 여름 여행에서 최고의 ‘가심비’를 누릴 수 있다. 3회에 걸쳐 홍콩의 여름여행 명소를 소개하는 순서, 오늘은 세 번째 마지막 회로 홍콩 최고의 골목식당들을 소개한다.

홍콩 여행에서 식도락은 새삼스럽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당연히 즐겨야 할 여행경험이다. 일단 아시아권에서는 첫 손에 꼽을 정도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 즐비하고, 호텔이나 대형 몰마다 개성 만점의 맛집들이 있다. 또한 홍콩과 인근 광둥 지역은 물론이고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을 다 맛볼 수 있다. 스트리트 푸드부터 파인 다이닝, 파격적인 퓨젼 요리까지, 먹는 즐거움이라는 뜻의 ‘식도락’(食道樂)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곳이 홍콩이다.

홍콩 식도락 투어에서 고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관광객을 위한 명소가 아닌 현지 로컬인들이 좋아하는 ‘일상의 맛집’을 찾아다닌다. 이방인에 맞춰 글로벌 감각으로 적당히 ‘절충한 맛’이 아닌 현지인이 생활 속에서 늘상 먹는 ‘그들의 맛’을 즐기는 것이다. 시설이나 서비스는 아쉬운 부분이 많고 찾기 어려운 곳에 위치한 게 대부분이지만, 떠들썩하고 좁은 공간에서 현지인과 어깨를 부딪치며 먹을 때 느끼는 여행의 감흥은 다른 무엇보다 각별하다.

● 찾아가는 남다른 재미, 몽콕과 야우마테이의 식당들

구룡반도의 몽콕과 야우마테이의 풍경은 무척 독특하다. 고색창연한 건물들과 커다란 간판, 오밀조밀 미로같은 골목, 곳곳의 노점상과 시장들은 센트럴 지역의 세련된 화려함과는 다른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이곳에는 여행자의 맛집이 아닌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로컬 맛집이 즐비하다. 영어도 안 통하고 퉁명스런 응대가 일상적인 집들이 많아 메뉴 선택부터 애를 먹이지만 맛과 가격은 그런 불편함은 기꺼이 감수할 정도로 뛰어나다.

▼ 백종원이 반한 솥밥집, 힝키 레스토랑(Hing Kee Restaurant)

야우마테이는 홍콩식 솥밥 뽀짜이판(Claypot Rice)의 메카다. 뽀짜이판은 중국식 소시지와 삼겹살, 양파를 밥과 함께 쪄서 간장과 피시소스, 설탕, 후추 등의 향신료로 만든 소스를 섞어 먹는 음식이다. 야우마테이 뽀짜이판 가게들은 여러 육류와 해산물을 사용해 수십 종의 메뉴를 선보인다. 심야까지 흥청이는 모습을 보면 왜 이 지역을 홍콩 최고의 밤참 장소라 라고 부르는지 알 수 있다. 힝키 레스토랑(Hing Kee Restaurant)은 백종원이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에서 홍콩의 맛이라며 극찬한 곳이다. 홍콩식 굴전을 뚝딱 먹어치운 곳이 바로 여기다. 뽀짜이판과 함께 홍콩식 굴전 등 다양한 해산물 메뉴들이 있다.

우리나라 수제비와 국수의 중간쯤 되는 모양에 구수한 국물, 저렴한 가격이 매력인 몽콕의 블락 18 도기스 누들. 사진제공|홍콩관광청

▼ 국수야 수제비야, 블락 18 도기스 누들(Block 18’s Doggie Noodle)

‘도기스 누들’은 무척 독특한 거리음식이다. 모양은 수제비와 국수의 중간 정도, 뚝뚝 끊어진 면발은 파스타와도 닮았다. 예전에 유행했다가 최근에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사라졌지만 이곳 ‘블락 18 도기스 누들’에서는 그 맛을 즐길 수 있다. 가게는 정말 조그마하고 허름하지만 미슐랭 가이드의 ‘빕 구르망’에 선정된 맛집이다. 노점에 가까워 길가에 앉아 먹어야 하고,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지만 그것 또한 여행자에게 매력으로 다가온다. 도기스 누들과 함께 우리네 어묵과 거의 같은 피시볼을 튀긴 사이드 메뉴를 함께 곁들이면 값싼 가격으로 즐기는 거리의 만찬이 된다.

진한 국물에 스지와 족발 어묵이 곁들여진 차오쳉유엔의 광둥식 국수. 사진제공|홍콩관광청

▼ 3000원이란 극강의 가성비, 차오쳉유엔(Chao Cheng Yuan 潮成園)

홍콩 서민에게 사랑받는 식당들은 맛과 함께 믿기 어려울 만큼 싸다. 차오쳉유엔은 그런 ‘홍콩 맛집’의 전형이다. 몽콕 퉁초이 스트리트(Tung Choi Street)에 있는데 초행자라면 찾기가 조금 까다롭다. 홍콩식 죽 콘지부터 솥밥, 딤섬까지 메뉴가 40여 가지에 이른다. 이중 간판 메뉴는 족발, 완탕, 스지(소힘줄), 피시볼(어묵) 등을 곁들이는 광둥식 국수다. 음식이 도착하면 테이블 위 홍식초를 살짝 뿌려먹는 것이 정석이다. 이곳의 국수는 모두 20HKD에서 30HKD, 우리 돈으로 3000원에서 4500원 사이다.

광둥식 디저트 탕수이를 기반으로 하는 디저트 전문점 타이헤탕량 차관. 사진제공|홍콩관광청

▼ 광둥식 전통 디저트, 타이헤탕량 차관(Taihe Tang Ryang Cha Kwan)

퉁초이 스트리트에 있는 홍콩식 디저트를 파는 찻집이다. 아담한 실내에 들어서면 저절로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를 꺼내게 된다. 마치 홍콩의 과거로 거슬러 간 듯한 고풍스런 내부가 사진으로 찍고 싶을만큼 인상적이다. 이곳의 메뉴는 광둥의 전통 디저트 탕수이(糖水)를 기반으로 한다. 탕수이는 달콤한 수프를 곁들인 후식이다. 코코넛 밀크, 시럽에 잠긴 두부, 흑임자 수프 등과 달콤하게 졸인 토란, 말랑말랑한 사고, 열대과일 등 다양한 고명이 80여 종이나 된다. 이곳에서 파는 중국식 허브티는 메뉴에 ‘두통’, ‘오한’, ‘독소’ 등 병원에서 등장할 법한 용어들이 붙어 있다. 홍콩 사람들은 건강이 나빠지거나 기력이 부족할 때 찻집에서 중국식 허브티를 한 잔씩 마신다. 홍콩의 민간 처방을 경험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다.

물냉이 만둣국과 부추를 넣은 고기 군만두로 명성을 떨치는 삼수이포의 유엔퐁 만두가게. 사진제공|홍콩관광청

● 이곳까지 가면 홍콩여행 인싸, 삼수이포 식당들

삼수이포는 홍콩 서민들의 주거지이자 번화가로 역사가 깊은 지역이다. 그만큼 관광객이 좋아할 멋진 명소들이 있는 곳은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만약 여행의 목적을 ‘로컬인들의 생활 체험하기’로 잡는 사람들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곳이다. 삼수이포에는 군만두와 홍콩 최고의 두부 푸딩, 옛날식 카트누들을 만날 수 있다. 가격도 착해서 HKD 40 정도면 한끼가 가능하다.

▼ 물냉이 만둣국, 유엔퐁 만두 가게(Yuen Fong Dumplings)

밖에서 보면 네온사인 하나 없는 낡은 가게지만 이곳 군만두를 먹으려고 홍콩섬에서도 일부러 찾아온다. 오전에 가면 만두를 빚고 있는 직원들을 볼 수 있다. 인기 메뉴는 자그마한 만두들이 뽀얀 생선 국물에 들어있는 물냉이 만둣국과 바삭하게 구운 부추·고기 군만두다. 물냉이(Cresson)는 프랑스 고급 요리에 사용되는 채소다. 하늘하늘한 만두피, 물냉이의 아삭한 식감이 어울리는 조화가 즐겁다. 부추 군만두도 풍부한 육즙이 즐길 수 있다. 대부분의 메뉴가 4000원 이하다.

비단처럼 부드러운 식감과 은은한 단맛으로 홍콩의 클래식한 풍미를 느끼게 한다는 컹와 두부공장의 두부 푸딩. 사진제공|홍콩관광청

▼ 홍콩의 클래식한 맛, 컹와 두부 공장(Kung Wo Beancurd Factory)

좁고 늘 사람이 많아 합석은 필수이다. 1960년대부터 삼수이포에서 영업한 곳으로 ‘홍콩 최고의 두부 푸딩’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두부 푸딩은 은은한 단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바삭바삭헤 튀긴 딥 프라이드 토푸(Deep Freid Tofu), 고소하고 향기로운 두유(Soy Milk)도 인기가 높다.

늘 사람으로 북적거리는 카트 누들의 명소 만케이 카트 누들. 사진제공|홍콩관광청

▼ 다양한 조합의 매력, 만께이 카트 누들(Man Kee Cart Noodle)

카트 누들은 각종 토핑과 면, 육수를 손님이 선택하는 홍콩의 옛 국수 노점을 말한다. 개 토핑과 면 육수를 섞어 가능한 조합의 수가 수 백 가지에 이른다. 선택에 자신이 없다면 쇠고기 양지(Chuhau Beef Brisket), 스위스 치킨 윙(Swiss Chicken Wing), 가게에서 직접 제조한 칠리 소스(Special Chilli Sauce)를 택하면 무리가 없다.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워낙 높아 한 블록에 매장이 3개나 된다.

삼수이포에 있는 대표적인 차찬탱 선흥유엔. 사진제공|홍콩관광청

▼ 콘비프 샌드위치, 선흥유엔(Sun Heung Yuen)

이름은 찻집이지만 우리나라의 종합분식점과 같은 역할을 하는 차찬탱은 홍콩 식문화의 대표적인 업종 중 하나다. 선흥유엔은 삼수이포의 오래된 차찬탱이다. 차찬탱답게 다양한 메뉴가 있지만 이곳의 명성을 만들어준 것은 콘비프 샌드위치다. 노릇하게 구운 토스트에 스크램블드에그와 짭짤한 콘비프를 끼운 것이다. 지난해 오픈한 2호점에 가면 사천식 콘비프 샌드위치(Sichuan Cornedbeef Sandwich)가 있다. 기름진 묵직한 풍미에 마라의 매콤한 향을 더했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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