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남녀 44% “내 집 마련 필요하지만 불가능”…女(46.6%)가 더 부정적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9-05-07 09:51 수정 2019-05-07 09:55
미혼남녀 44% “내 집 마련 필요하지만 불가능”…女(46.6%)가 더 부정적 / 뉴시스.
미혼남녀 10명 중 4명 이상이 내 집 마련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혼남녀 10명 중 8명은 신혼집으로 아파트를 희망했지만 그중 절반만이 실제 아파트 마련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청년층 주거특성과 결혼 간의 연관성 연구’ 보고서(변수정·조성호·이지혜 연구위원)에 따르면, 2018년 8월 31일∼9월 13일 만 25∼39세 미혼남녀 3002명(남성 1708명, 여성 1294명)을 대상으로 자가 소유에 관한 생각을 알아본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 중 ‘반드시 집을 소유해야 한다’고 밝힌 이는 45.1%였다.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해 보인다’는 대답도 44.0%로 비슷하게 나왔다.
‘꼭 필요하지는 않다’는 반응은 10.7%, 기타 0.2% 등이었다.
성별로 보면, ‘내집 마련 필요’라는 응답은 남성이 47.8%로 여성(41.5%)보다 많았다. 반면 ‘내집 마련이 필요하지만 불가능해 보인다’는 응답은 여성(46.6%)이 남성(42.1%)보다 많았다.
거주지역별로 보면 ‘내 집 마련이 필요하지만 불가능해 보인다’는 응답은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이 47.1%로, 광역시(41.8%)나 그 외 시·도(39.1%)보다 훨씬 높았다. 수도권의 높은 집값 수준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부모의 재산상태에 따라서도 자기 소유에 대한 인식 차이가 드러났다.
'내 집 마련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부모의 경제 수준이 상위인 그룹에서는 53.7%로 높았지만, 중위 그룹은 45.2%, 하위 그룹은 37.7%였다.
반대로 '내 집이 필요하지만 불가능해 보인다'는 응답은 부모 경제 수준이 하위인 그룹에서 49.8%로 가장 높았고, 중위 그룹 44.5%, 상위 그룹 33.4%였다.
'내 집 마련이 필요하지만 불가능해 보인다'는 생각은 결혼 의향이 없는 경우에는 50.3%, 있는 경우는 42.3%였다.
반대로 결혼할 생각이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미혼자들은 47.1%가 내 집 마련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불가능해 보인다고, 45.6%가 '꼭 필요하다'고 답했다.
73.9%의 미혼남녀가 자가 형태로 신혼집을 꾸릴 수 있기를 바랐으나 실제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이는 13.4%에 그쳤다.
현실적인 신혼집 마련 형태론 전세가 가장 높은 응답률 56.5%를 기록했는데 희망한 비율(24.0%)의 두 배가 넘는다. 신혼집 마련 비용으로 평균 1억5990만원이면 적절하다고 보지만 현실적으론 평균 2억1129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적정 비용보다 실제 비용이 5139만원이나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희망하는 신혼집 주택 유형으로 79.0%가 아파트를 꼽아 단독주택(14.8%)이나 연립 및 다세대주택(3.6%) 등보다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결혼한다면 언제 내 집을 소유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경제적으로 부담할 능력이 충분할 때'라는 응답이 72.1%로 가장 높았다.
'결혼할 때 무리해서라도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응답은 17.9%, '아이가 생겼을 때' 자가 주택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9.3%였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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