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연구소장에 첫 외국인 전문가… 이재현 ‘식품첨단화’ 가속도

강승현 기자

입력 2019-05-07 03:00 수정 2019-05-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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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1년 넘게 공들여 네슬레 R&D센터장 스카우트
이재현 회장 “식품, 첨단산업 육성” 강조… 기술혁신 통해 미래시장 선도나서


CJ제일제당의 전진기지인 경기 수원시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에서 햇반 담당 연구원들이 제품 테스트를 하고 있다. CJ는 ‘식품산업 첨단화’를 위해 앞으로 식품 부문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이 식품 연구개발(R&D) 부문 총괄 수장으로 처음으로 외국인 전문가를 영입했다. 식품연구소장 자리에 외국인을 기용한 건 전례가 없던 일로 ‘식품산업 첨단화’를 줄곧 강조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CJ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한 식품 첨단화로 ‘미래 식품’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쓰 코테탄 네슬레 싱가포르 R&D센터장(50)을 새 식품연구소장으로 임명했다고 6일 밝혔다. 코테탄 신임 소장은 1996년 세계적인 식품회사 네슬레에 입사해 최근까지 네슬레 싱가포르 R&D센터를 이끌어온 글로벌 식품 전문가다.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가 직접 현지를 찾는 등 1년여간 공들인 끝에 영입에 성공했다. 코테탄 신임 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회사라고 판단해 한국행을 결정했다.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 전문성 등 내가 가진 역량을 총동원해 CJ의 글로벌 비전 달성에 기여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식품연구소는 신제품 기획부터 연구개발까지 새 먹거리 발굴을 총괄하는 CJ제일제당의 전진기지다. 햇반, 비비고만두 등 CJ의 히트 상품들은 모두 이곳에서 탄생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과 해외시장 경험이 많은 전문가를 스카우트했다”며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이번 코테탄 소장 영입을 시작으로 향후 글로벌 전문가 모시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국내 시장 전문가가 도맡았던 식품연구소 수장을 글로벌 R&D 전문가로 교체한 것은 이 회장의 ‘식품산업 첨단화’ 전략과 맥을 같이한다. 이 회장은 “음식은 먹는 것 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다”면서 “기술 혁신을 통해 고부가가치화가 가능한 첨단산업 분야로 키워야 한다”며 기술 혁신을 강조했다. 최근 경영진 회의에서도 그는 “식품산업의 첨단 R&D 인프라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재차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에만 R&D 투자비용으로 1437억 원을 썼다. 올해는 R&D 부문 비용 지출을 전년보다 더 늘릴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48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축구장 15개 11만 m² 면적의 식품·바이오 R&D센터인 CJ블로썸파크를 2017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전문 연구 인력만 700여 명에 달한다.

식품산업 첨단화와 함께 글로벌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CJ는 지난해 미국 냉동식품 전문기업인 슈완스컴퍼니를 인수했다. 인수 금액만 1조9000억 원에 달하는 빅딜로 CJ그룹 창사 이래 최대 인수합병 규모다. 17개 생산 공장과 10개 물류센터를 보유한 슈완스컴퍼니의 인프라를 통해 북미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CJ는 미국의 상온식품 생산업체 애니천 인수를 시작으로 옴니푸드, TMI푸드그룹 등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식품회사를 잇달아 손에 넣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미래 식품 시장 선점을 위해선 기술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식품 첨단화 작업을 통해 그룹 목표인 ‘월드 베스트 CJ’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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