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만만 ‘핫식스’ 이정은… 선두 위협하고 후배들 보듬고

양주=이헌재 기자 , 정윤철 기자

입력 2019-04-26 03:00 수정 2019-04-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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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챔피언십 출전 이정은, 첫날 최혜진과 나란히 3언더
“모처럼 팬들과 즐거운 플레이… 인생 목표는 ‘호수 뛰어들기’
조아연, 위기 대처 뛰어났다”


이정은이 25일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에서 열린 크리스 F&C 제41회 KL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 5개월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 이정은은 3언더파 69타로 1라운드를 마쳤다. KLPGA 제공
“아직 미국에선 저한테 큰 관심이 없어서 갤러리 없이 조용히 경기해요. 오늘은 모처럼 팬분들과 함께 재미있게 플레이를 해서 좋았어요.”

5개월 만에 국내 필드에 선 이정은(23·대방건설)은 시차도, 긴 비행기 여행의 피로도 느끼지 않는 것 같았다. 간간이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도 개의치 않았다.

25일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파72)에서 열린 크리스 F&C 제41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챔피언십 1라운드. K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이 대회에 출전한 이정은은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치며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신인왕과 대상을 휩쓴 최혜진(21·롯데), 올해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우승자 조아연(19·볼빅)과 동반 플레이를 한 그는 쟁쟁한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최혜진은 이정은과 같은 3언더파를 쳤고, 조아연은 이븐파 공동 38위를 기록했다.

모처럼 국내 무대에 출전한 그를 한국 갤러리들은 열렬한 응원으로 맞이했다. ‘핫식스’라는 별명에서 따온 ‘6ix’라는 글귀를 새긴 연두색 모자를 쓴 수십 명의 팬클럽 회원은 그를 따라다니며 “이정은 파이팅”을 외쳤다. 그는 간간이 “감사합니다”라며 답례를 했다. 홀 사이를 이동할 때는 팬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 인생 목표는 ‘포피 폰드’ 입수

2016년 KLPGA투어 신인왕을 거쳐 국내 무대를 지배한 이정은은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해 모두 20위 이내에 들었다. 신인왕 포인트에서도 248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미국에 가기 전만 해도 겁을 많이 먹었다. 그런데 지내면서 보니 15년 골프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새로운 곳을 다니며 좋은 환경에서 공을 치는 게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골프 인생의 새로운 목표도 정했다.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피레이션 우승이다. 이달 초 열린 올해 대회에서는 절친한 선배 고진영(24·하이트진로)이 우승했다. 이정은은 미국 진출 후 최고인 공동 6위에 올랐다.

이정은은 “진영 언니가 ‘포피 폰드’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고 나도 꼭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대회 우승하기 전까지는 은퇴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회의 우승자는 18번홀 옆에 위치한 연못인 포피 폰드에 뛰어드는 세리머니를 한다.


○ 나도 영감 주는 선배가 됐으면

지난해 LPGA투어 신인왕인 고진영의 권유로 미국에 진출한 이정은은 선배의 뒤를 착실히 따르고 있다. 이정은은 “진영 언니가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너무 잘하니 나도 따라서 열심히 하게 된다. 진영 언니를 보고 내가 미국에 도전한 것처럼 언젠가는 후배들이 나를 보고 미국에 올 수 있도록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조아연에 대해 “오늘 경기가 썩 잘 풀리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도 잃었던 타수를 보충하며 이븐파로 막더라. 앞으로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조아연은 다음 달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리는 LPGA 메디힐 챔피언십에 스폰서 초청으로 출전한다. 조아연은 “올해 목표로 삼은 신인왕과 대상까지 차지한 뒤 더 큰 무대인 LPGA에 도전해 보고 싶다. 미국 무대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라운드에서는 이정민(27·한화큐셀)이 5언더파 67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양주=이헌재 uni@donga.com / 정윤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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