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마친 이보미 “우승 열망 커지는 이유는요”

고봉준 기자

입력 2019-04-26 05:30 수정 2019-04-2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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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캔디’ 이보미가 25일 경기도 수원 광교에서 스포츠동아와 만나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유독 ‘우승’이라는 단어를 입에 자주 올린 이보미는 “나를 위해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꼭 우승이라는 선물을 품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자신의 골프 인생이 담긴 트로피 진열장 앞에서 밝은 미소를 짓고 있는 이보미. 수원|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2년 가까이 無勝 침묵한 ‘스마일 캔디’ 이보미
올해 JLPGA 투어 시드 만료 앞둬
사랑하는 사람들 위해서라도 커지는 우승 열망


이보미(31·혼마)와 만남을 앞두고 인터뷰 질문을 추리는 과정은 예상보다 쉽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 무대에서 가장 높은 곳만 지켰던 최정상급 프로골퍼지만, 최근 2년 가까이 우승과 멀어지면서 자연스레 대중과의 접촉이 줄어든 탓이었다. 오히려 골프 외적으로 받았던 원치 않는 주목은 이번 인터뷰 준비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보미는 이러한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한 시간 가까이 자신의 골프 인생 10년은 물론 현재의 심정 그리고 고민을 가감 없이 풀어놓아 주었다.

잠시 국내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던 25일 경기도 수원 광교에서 스포츠동아와 만난 이보미는 “2012년부터 매해 우승을 하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우승 없이 시즌을 마쳤다. 스윙 밸런스가 깨지니 전체적인 리듬이 모두 흔들렸다. 비록 우승은 없었지만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날 이보미는 지난 연말 알려졌던 열애설에 대해서도 처음 진솔한 속마음을 내비쳤다. 상대가 연기자 이완 씨(35)라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당시 열애설은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이보미는 “사실 골프 외적인 이야기를 꺼내기가 부담스럽다. 특히 최근 우승이 없던 터라 괜히 ‘연애 때문에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는 주변 우려가 더욱 커졌다. 다만 그러한 걱정을 지우기 위해서라도 올해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일정 내내 이보미의 곁을 지킨 이완 씨 역시 “곁에서 조금이라도 힘이 된다는 생각으로 이것저것 도움을 주고 있다”고 수줍게 말했다.


● 조금은 낯설었던 2018년

-시즌 도중 잠시 귀국을 했다.


“오늘(25일)이 언니네 내외가 이곳에서 카페를 오픈을 하는 날이라 응원과 축하를 해주기 위해 잠시 들어왔다(웃음). 올 시즌 어느덧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6개 대회를 뛰었는데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이달 말 다시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컨디션은 어떠한가.

“나쁘지 않다. 개막을 앞두고 태국에서 동계훈련을 잘 마쳤다. 친한 동료들과 함께 5주 정도 머물면서 감각을 끌어올렸다.”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나.

“스윙 밸런스가 많이 깨진 상태였다. 개인적으로는 테이크 백 동작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이 일정치가 못하니 전체적인 리듬이 흔들리더라. 자신감도 많이 떨어지고…. 그래서 스윙 밸런스 회복에 많이 공을 들였다.”


-지난해 처음 우승 없는 시즌을 보냈다.

“솔직히 말하면, 힘들었다. 우승은커녕 톱10 진입도 못 했으니…. 원래 내 구질이 드로우성인데 반대 구질들이 계속 나오면서 어디를 보고 쳐야할지조차 모르겠더라. 쉽게 잡히지가 않았다. 드라이버가 안 맞으니 숏게임과 퍼트에도 소홀해지면서 전체적인 스코어가 나빠졌다. 페어웨이 안착률과 그린 적중률도 떨어졌고, 결국 상금랭킹도 80위권으로 밀려나게 됐다.”

이보미. 수원|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힘이 되는 1988년생 동기들

-첫 쉼표라고 생각해도 될까.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사실 지난해 많은 점을 느꼈다. 우선 내가 내 스윙을 잘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덕분에 내 스윙을 많이 분석하게 됐다. 소득이 없지만은 않았던 지난 한 해였다.”


-지난 연말 1988년생 동기들과 함께 직은 사진이 화제가 됐다.

“몇 년 전 친구들을 비롯해 친한 프로골퍼들이 주축이 된 기부 모임을 만들었다. 이름은 ‘그린 메이트’다. 동기들과 1990년생 유소연(28·메디힐) 등이 함께 뜻을 모았다. 학교나 단체에 물질적인 도움도 주고 재능 기부도 하는 작은 모임이다.”


-동기들끼리는 자주 뭉치나.

“연말 따로 한 번 씩 모여 회포를 푼다. 시간을 내기가 어렵지만 이렇게 한 번 뭉치면 왁자지껄하게 떠든다(웃음). 해마다 성적이 잘 나오는 선수가 있고, 안 나오는 선수가 있기 마련인데 모두 모여 이야기를 하다 보면 서로의 고민과 속마음을 터놓게 되더라. 나 역시 동기들 덕분에 힘을 받곤 한다. 사실 과거에는 경쟁자라는 의식이 강했지만, 지금은 모두가 서로의 고민상담사 같은 느낌이다.”


-일본 생활도 궁금한데.

“우승을 많이 할 때는 매주 인터뷰와 방송 출연으로 바빴다. 그러나 요새는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골프에 더욱 집중하려고 하는 마음도 크다.”

이보미. 수원|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동기부여가 만드는 우승 열망

-지난 연말 열애설이 알려졌다.


“사실 지금 시점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하기가 조심스럽다. 주위에서 내가 연애를 한다고 성적을 내지 못할까봐 많은 걱정을 하시기 때문이다. 우리는 물론 상대방 가족 분들께도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고…. 그러나 오히려 최근에는 이러한 부담을 빨리 지우기 위해서라도 우승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그래서 주위 분들이나 팬들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이다.”


-지난해 큰 힘을 받았을 듯한데.

“정말 큰 힘이 됐다. 한국은 물론 일본 생활을 곁에서 많이 도와주었다. 사실 내가 아직 운전면허가 없어서 오빠가 종종 매니저처럼 도움을 준다. 또 골프를 워낙 좋아하고 잘 치기도 한다. (평균 80타대 정도의 스코어를 기록한다고 귀띔하고는) 그런 부분에서 서로 대화도 잘 통한다.”


-이번 휴식 이후 다시 시즌이 시작된다.

“올해 JLPGA 투어 시드가 만료된다. 매우 중요한 시기인 만큼 내 스윙을 빨리 찾으려고 노력하겠다. 또한 내 우승을 기다리는 팬들께 빨리 선물을 드리고 싶다. 아직 내 골프 인생에 포기란 없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출전 계획은 어떻게 되나.

“2017년과 지난해 모두 한 차례씩 인사를 드렸는데 올해 역시 그렇게 될 듯하다. 일단 현재로선 최종전 출전이 확정 단계다. 그때 다시 한 번 팬들과 반갑게 만나려고 한다. 나도 빨리 국내 팬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뿐이다.”

수원|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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