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지금 가입해도 좋을까?

동아닷컴

입력 2019-04-25 12:20 수정 2019-04-25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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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3사가 올해 4월 초 5G 요금제 및 각종 5G 기반 서비스를 공식 출시하면서 5G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물론 현재 시점에서는 예상보다 낮은 서비스 품질이나 비싼 요금제, 줄어든 기존 혜택 등으로 잡음이 많은 것이 현실이지만, 서비스가 안정화되고 합리적인 수준의 요금제가 갖춰진다면 이를 기반으로 지금과는 다른 경험을 일상에서 할 수 있을 전망이다.

5G로 무엇이 달라질까?

5G는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스마트폰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는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이같은 초고속 무선 인터넷 인프라는 일반 사용자가 쉽게 접하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환경부터 교통, 물류, 제조, 인프라 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5G 서비스는 단순히 빠른 인터넷 속도뿐만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사회 다양한 인프라 및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다, 출처: IT동아

기존에는 무선으로 실시간 전송이 어려웠던 VR 동영상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으며, 고성능 서버에 원격으로 접속해 스마트폰만으로도 고사양 PC 게임을 제어할 수 있는 클라우드 게임도 지연시간 없이 쾌적하게 할 수 있다. 도시에 설치된 각종 센서는 교통량이나 유동인구, 환경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데이터 센터에 전송하며, 이러한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교통체증을 막거나 위험지역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도 가능하다. 자율주행차 역시 주행에 필요한 주변 정보를 센서로 수집해 인공지능 서버로 전송하고, 서버에서 처리된 결과를 받아 주행에 반영한다.

이같은 서비스가 가능한 이유는 빠른 무선 전송 속도 덕분이다. 지금까지 사용하던 LTE는 약 300Mbps(초당 약 37.5MB,)의 전송속도를 낼 수 있으며, 여기에 와이파이를 결합하는 등 부가적인 기술을 통해 약 1Gbps(초당 약 125MB)까지 속도를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이와 달리 5G는 현재 수준에서 약 1.5Gbps(초당 약 187.5MB), 여기에 LTE 대역 등을 더해서 2.5Gbps 내외의 전송 속도를 구현 가능하다. 통신사가 말하는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를 내는 데 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더 걸리겠지만, 수 배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통사별 요금제는?

각 이통사별 요금제를 살펴보면 3사 모두 가장 저렴한 요금제가 5만 5,000원(부가세 포함)이며 SK텔레콤과 KT는 8GB, LG유플러스는 9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한 달치 데이터를 모두 소진할 경우 1Mbps로 속도가 제한돼, HD급 영상을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는 수준으로 바뀐다.

이 요금제의 경우 데이터를 많이 쓰지 않는 사용자를 위한 저가형 요금제라고 설명하지만, 사실 현재 제공 중인 5G 전송 속도로 이 데이터를 사용한다면 수 초에서 수 분 이내에 한 달치 데이터를 모두 사용하게 된다. 정말 데이터 사용량이 적은 가입자라면 이보다 요금이 훨씬 저렴한 LTE 및 3G 요금제를 선택하면 되기 때문에 5만 5,000원의 5G 요금제는 구색 맞추기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울 듯하다.

이동통신 3사 저가형 5G 요금제, 출처: IT동아

제대로 된 5G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8만 원 이상의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KT의 경우 8만 원인 5G 요금제에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9만 5,000원과 8만 5,000원 요금제에서 5G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약간의 조건이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처음 가입한 달 이후 24개월까지만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며, LG유플러스는 오는 6월 30일까지 가입한 사용자에게만 24개월간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현재로서는 조건 없이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곳은 KT뿐이지만, 향후 서비스가 안정화되고 충분한 가입자가 확보된다면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역시 요금제를 개편할 가능성도 있다.


5G를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3G 스마트폰을 LTE를 사용할 수 없던 것처럼, LTE(4G) 스마트폰으로는 5G를 사용할 수 없다. 즉 기존 소비자가 5G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5G 스마트폰을 구매해야 한다. 반대로 5G 스마트폰 구매자라면 LTE 네트워크에 접속해 무선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LG전자 V50 출시가 연기되면서, 현재 시점에서 5G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모델이 유일하다. 직전에 출시한 갤럭시S10 LTE 모델과 비교하면 프리미엄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인지 세부사양을 전반적으로 강화했다.

5G 스마트폰은 기존 LTE 스마트폰보다 더 용량이 큰 배터리를 탑재해야 비슷한 사용 시간을 구현할 수 있다, 출처: IT동아

특히 눈에 띄는 차이는 배터리 용량이다. LTE모델은 3,400mAh 배터리를 내장했지만, 5G모델은 이보다 큰 4,500mAh 배터리를 갖췄다. 실제로 5G 스마트폰은 대용량 데이터 송수신을 위해 더 많은 전력을 요구하며, 특히 5G를 사용할 수 없는 곳에서는 LTE 네트워크에 접속해야 하기 때문에 네트워크를 수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배터리를 소모한다. 이 때문에 갤럭시 S10 5G는 물론, 향후 등장할 5G 스마트폰 역시 기존보다 더 용량이 큰 배터리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을까?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을 흔히 '커버리지'라고 말한다. 이동통신사가 기지국 및 송수신기를 꼼꼼히 설치해 전파를 수신할 수 없는 '음영지역'을 줄이면 언제 어디서나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LTE의 경우 전국망이 구축돼, 대한민국 어느 곳이든 LTE를 이용할 수 있지만,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한 5G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KT 5G 커버리지, 출처: IT동아

현재 5G 커버리지를 제대로 공개한 곳은 KT 뿐이며, KT의 경우 주요 광역시 및 대도시, KTX 노선 등을 따라서 5G 망을 구축한 상태다. 즉 이 지역을 벗어나면 5G 대신 LTE를 사용해야 한다. 다른 이동통신사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SK텔레콤 역시 주요 대도시 및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LG유플러스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5G 망을 구축했다.

하지만 단순히 커버리지가 넓다고 해서 커버리지 내에서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5G의 경우 기존 LTE보다 더 높은 대역에서 데이터를 전송한다. 주파수 대역이 높으면 전파의 파장이 짧고 더 많은 데이터를 전파에 실어 보낼 수 있다. 하지만 회절성이 약해지며, 이 때문에 장애물에 막히면 전파 수신률이 떨어진다.

커버리지 내에서도 건물 내부나 지하에서는 음영지역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통신사가 별도의 수신기를 설치해야 한다, 출처: IT동아

쉽게 말해 5G 전파가 건물에 부딪히면 전파가 이를 통과하거나 돌아서 지나가지 못하고 반사/흡수된다는 의미다. 즉 커버리지 내에 있더라도 건물이 밀집된 곳이나 지하 등에서는 추가로 수신기를 설치해야 커버리지 내 음영지역을 줄일 수 있으며, 그렇지 못하다면 5G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없거나 LTE 수준의 속도 밖에 낼 수 없다.

실제로 현재 5G 서비스 이용자 중에는 서비스 품질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사람도 많다. 이러한 불만을 요약하면 기대했던 만큼의 속도가 나오지 않는다, 음영지역이 많아 사실상 LTE폰과 마찬가지다, 5G에서 LTE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네트워크가 먹통이 된다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커버리지를 넓히고, 음영지역을 줄이는 등 통신사가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지금 5G에 가입해도 좋을까?

미국의 사회학자 에버렛 로저스는 '개혁의 확산 이론'을 통해 소비자가 새로운 기술을 채택하는 데 다섯가지 단계의 유형이 있으며, 이 중 가장 먼저 기술을 채택해 모험을 펼치는 혁신가(Innovator)가 전체 소비자의 2.5%를 차지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들은 불편한 서비스나 과도한 비용 등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성향을 가졌다.

2019년 2월 기준으로 LTE 가입 회선 수는 5,578만 8,474개며, 2019년 4월 말 통신업계가 발표한 5G 가입자 수는 20만 명을 넘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 5G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은 모험을 하는 것과 같다. 우선 국내 유일한 5G 스마트폰인 갤럭시 S10 5G 출고가가 139만 7,000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며, 5G 요금제 역시 8만 원 이상에 가입해야 제대로 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아직 전국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으며, 커버리지 내에서도 음영지역이 발생할 가능성 역시 높다.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새로운 기술을 접하고 싶은 혁신가가 되고 싶다면 지금 당장 가입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향후 새로운 단말기가 출시되고 요금제 및 서비스 품질은 안정될 것이다. 이 때 쯤 혁신가의 뒤를 이어 5G를 선택하는 얼리 어답터가 등장할 것이며, 이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조기 다수가 돼도 그리 늦지는 않을 듯하다.

동아닷컴 IT전문 이상우 기자 ls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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