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5G… ‘슈퍼섬유 아라미드’ 물 만났다

강홍구 기자

입력 2019-04-25 03:00 수정 2019-04-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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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높아 광케이블 소재로 각광
국내 첫 생산 코오롱인더스트리, 생산라인 내년초 50% 늘리기로
亞-유럽 넘어 북미시장 진출도 노려


코오롱인더스트리 직원이 경북 구미 공장에서 일명 ‘슈퍼 섬유’로 불리는 아라미드 섬유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5세대(5G) 이동통신 광케이블은 물론이고 방탄복, 보호복 등에 쓰이는 아라미드의 연간 생산량을 현재 5000t에서 내년 7500t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제공
5세대(5G) 이동통신이 시작되면서 가슴 설레는 섬유 산업이 있다. 일명 ‘슈퍼 섬유’로 불리는 아라미드(Aramid) 합성 섬유다.

아라미드가 각광받는 건 기존 나일론 제품과는 차원이 다른 성능 때문이다. 단면 1mm²(직경 약 1.6mm) 정도의 실로 약 350kg의 무게를 들어올릴 정도로 강도가 세다. 분해온도도 약 500도로 내열성도 강하다. 고강도 나일론에 비해 강도는 3배 이상, 분해온도는 250도나 높다. 아라미드는 광케이블 외에도 방탄복, 보호복, 타이어보강재, 브레이크패드 등에 쓰인다. 주변의 압력과 충격에 강하기 때문에 특히 5G 광케이블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서울 강서구 마곡 코오롱 원앤온리타워에서 만난 코오롱인더스트리 아라미드 사업 담당자들은 시장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 있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1979년 기초 연구를 시작해 2005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 세 번째로 아라미드 생산에 성공했다. 그리스로마신화에 등장하는 헤라클레스와 나일론을 합친 ‘헤라크론’이라는 브랜드 이름을 붙였다.

노수용 아라미드 사업담당 상무는 “강도와 탄성 면을 봤을 때 (광케이블에서) 아라미드를 대체할 만한 소재는 없다고 본다. 현재 글로벌 아라미드 광케이블 시장을 약 3000억 원 규모로 추산하는데 5년 안에 최소 2배, 최대 4배까지는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는 글로벌 5G 인프라 시장은 2018년 528만 달러(약 73억 원)에서 2022년 26억 달러(약 2조 9000억 원) 규모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글로벌 아라미드 시장에서 15%를 차지하는 광케이블 비중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트렌드에 편승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 9월 생산 확대 계획을 밝혔다. 2020년 1분기(1∼3월) 완공을 목표로 경북 구미공장의 생산라인을 50% 증설하기로 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현재 연간 5000t인 생산량은 2020년 7500t까지 늘어난다. 2015년 미국의 듀폰사와 6년간의 아라미드 소송전(벌금 및 합의금 총 3억6000만 달러)을 마무리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제 앞만 보고 뛰겠다는 각오다.

물량 확대에 맞춰 글로벌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2018년 현재 아라미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7만 t이며 향후 5년간 매년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련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기존 경쟁력이 있던 아시아, 유럽 지역을 넘어 북미 시장을 적극 노크하겠다는 각오다. 노 상무는 “북미 시장은 방탄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다보니 안전 기준이 높고 또 시장도 보수적인 편이다. 소재기업이지만 엔드 유저(최종소비자)까지 적극 공략하고 전문가들을 유통채널에 섭외해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유럽 시장에서 갖고 있던 경쟁력도 강화하겠다는 포부다. 주미영 아라미드사업1팀 차장은 “유럽 쪽은 자동차 부품 관련 수요가 많다. 고객사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시장영향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자동차 산업이 경량화에 주목하면서 아라미드도 각광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자동차 브레이크패드는 환경 규제 물질인 석면의 대체품으로 아라미드가 점차 활용되는 추세다. 넘어야 할 산은 브랜드 인지도 등이 꼽힌다.

고부가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이 회사가 아라미드 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중장기적으로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주력사업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이런 기대감을 드러내듯 코오롱그룹은 지난해 완공한 원앤온리타워 외관을 아라미드를 활용한 첨단 신소재로 꾸몄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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