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류업체, 韓 시장 눈독 왜?…“한국인 입맛 잡으면 세계서 통한다”

뉴스1

입력 2019-04-18 18:20 수정 2019-04-1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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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서 성공 바탕…국제 시장 낮은 지명도 극복
한국 ‘테스트베드’ 삼아 글로벌 시장 진출 계획도 세워


중국 국영 주류기업 ‘노주노교’가 신제품 백주 ‘명냥’을 출시했다. 2019.4.18/뉴스1 © News1
© 뉴스1

중국 대표 주류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연이어 진출하고 있다. 모두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국영기업 소속 브랜드이다. 이들은 한류 열풍 등 글로벌한 이미지가 강한 한국 시장을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여기는 분위기다.

중국 술 브랜드는 그동안 지역 기반의 칭따오, 하얼빈 맥주와 연태고량주 등 소수의 브랜드만 알려져있었다. 특히 칭따오맥주가 ‘양꼬치엔 칭따오’의 문구로 국내 수입 맥주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자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점유율 1위 맥주인 화윤설화의 ‘슈퍼엑스’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노주노교의 ‘명냥’이 17일과 18일 연이어 국내 출시를 발표했다.

명냥은 44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국영 주류기업 노주노교가 세운 자회사 양생주업의 브랜드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제품이다. 2016년 G20 정상회의에 제공된 이후 패키징 등에서 수정 작업을 거친 뒤 첫 해외진출 국가로 한국을 선택해 진출했다.

노주노교의 명냥으로 한국 시장을 시험한 뒤 글로벌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목표다. 중국과 같은 차 문화가 있으면서도 글로벌한 입맛을 가진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엿보겠다는 의도다.

이용표 양생주업 마케팅 총경리는 “국제 시장의 젊은 층을 타깃으로 출시한 술”이라며 “바이주의 전통적인 향이 외국 사람들이 먹을 때 호불호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국제 시장의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심사숙고해 연구, 개발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막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전세계 판매량 1위를 차지한 화윤설화의 ‘슈퍼엑스’도 한국을 첫 진출 국가로 선택했다. ‘설화’의 상표권에 대해 아모레퍼시픽과 분쟁 중이지만, 상표권 문제가 해결되면 30여개에 달하는 ‘설화’ 브랜드를 한국 시장에 확대할 계획도 세웠다.

화윤설화의 독점 유통·판매를 담당한 현원코리아는 앞선 슈퍼엑스 출시 간담회에서 “한류 열풍으로 유명한 한국 시장을 두고 문화적 차원에서 설화가 먼저 판매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이들 중국 주류기업의 자신감은 대단하다. 수많은 수입 주류가 난립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 진입한 것은 국제 시장에서 지명도가 낮지만 중국에서 성공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수입 주류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전략이 작용했다.

슈퍼엑스가 중국의 간체자 그대로 패키징에 새겨넣은 것 역시 중국 본사의 자부심이 워낙 강하다보니 본안 디자인 수정을 꺼려했다는 게 현원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한국 소비자들이 익숙하지 않더라도 중국의 문화를 포기할 수 없다는 의도가 반영된 셈이다.

국내의 경우 그동안 중국 주류는 입소문에 의지해 국내 중식 음식점 등지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노주노교 역시 명냥을 공식 출시하기 전에 이미 한국 시장에 들어온 상태였다.

그런데 이제와서 공식 출시를 공표한 것은 철저한 사전준비를 거쳐 이제 한국 시장에서 충분히 자리잡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한국 시장에서 저도수 트렌드가 유행하고 있지만 아직은 높은 도수의 술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것까지 모두 감안한 결과다.

이용표 총경리는 “노주노교는 무조건 판매량을 늘리기보다 모든 준비가 된 상태에서 안정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려했다”며 “중국 소비자가 인정한 명냥의 성장 가능성과 확고한 입지를 자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은 생소한 중국 브랜드가 선택의 범위가 넓은 한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막대한 자본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어떤 마케팅 전략을 취할지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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