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차 “차량 개발도 ‘애자일’하게”… 남양연구소 PM중심 재편

김도형 기자

입력 2019-04-18 03:00 수정 2019-04-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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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조직개편 6월 마무리

현대차 남양연구소 “이곳이 R&D 요람” 1996년 347만 ㎡ 땅에 건설된 현대·기아자동차의 글로벌 연구개발(R&D)의 핵심인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 전경.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의 심장부인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가 6월까지 대규모 조직 개편을 한다. 남양연구소는 현대차 최초의 외국인 사내이사로 선임된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사진)이 직원 1만 명과 함께 현대·기아차의 신차를 개발하는 곳이다.

지난해 9월 취임해 조직 문화를 유연하게 바꾸는 ‘애자일(agile·민첩한) 경영’에 시동을 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연구소를 효율적 조직으로 만들고 신차 출시 주기도 앞당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차량 개발 전반을 총괄하는 남양연구소의 프로젝트 매니저(PM) 조직의 역할을 강화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착수할 예정이다. 여러 부서가 협력해야 하는 차량 개발 과정에서 PM에게 힘을 실어 관례적으로 들어가는 불필요한 과정을 과감히 덜어내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차를 기민하게 만들 가능성이 커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신차 평가도 별도의 외부 조직 대신 차량을 설계하고 만드는 PM 조직이 맡게 된다. 현재 18∼20개월 정도인 신차의 설계 과정도 단축될 수 있다.

현재 △전기차·고성능차 △소형 세단 △중대형 세단 △레저용(RV) 차량 △제네시스 등으로 구분돼 있는 남양연구소 PM 조직은 경형과 소형 준중형 중형 대형과 같은 차량 크기에 따라 재조정된다. 이미 같은 식으로 개편된 본사 조직과 통일해 소통을 원활히 하겠다는 것이다.

또 현재는 다른 PM 조직에서 이뤄지는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개발이 한곳에서 이뤄질 수도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차량은 크기(차급)에 따라 고급화 수준이 결정되는 특성상 조직을 차급별로 통합하면 차체와 주요 부품의 공동 활용률이 높아져 신차 개발 기간을 줄이고 부품 가격을 낮추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남양연구소에서 기존에 쪼개져 있던 조직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도 진행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 지역, 차급별로 다양한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것이 이번 조직 개편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비어만 사장은 연구소의 효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 연구소를 방문하는 VIP급 손님들에 대한 각종 의전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 또 각종 업무에 참여한 직원 개개인에게 한글로 번역된 본인의 메시지를 보내며 격려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내에서는 조직 전반에 불고 있는 변화에 고무된 상황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정기 공개채용 폐지와 임원 직급체계 단순화, 복장 자율화 등을 통해 조직 문화를 바꾸는 가운데 연구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토론식 회의 도입 등 조직 문화를 바꾸려는 시도가 흐지부지됐던 과거와 달리 이번엔 정말로 변화하겠다는 생각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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