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게임즈, 항일의병장 ‘척암선생’ 유물 국내 환수 이끌어

동아닷컴

입력 2019-04-11 15:12 수정 2019-04-1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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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엇 게임즈의 선행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금일(11일) 자사의 사옥에서 문화재청(청장 정재숙),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 및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조현재)과 함께 '척암선생문집 책판 언론공개회'를 진행했다.

이번에 한국으로 환수된 이 책판은 조선 말기 영남지역의 대학자이자 1895년 을미의병(乙未義兵) 시 의병장으로 활동하며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쓴 척암 김도화(金道和, 1825-1912)가 남긴 것이다.

척암선생문집 책판, 출처: 게임동아

특히, 김도화가 생전에 남긴 글을 모아 그의 손자가 편집 및 간행한 '척암선생문집'을 찍기 위해 당초 1,000여장 제작되었을 책판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소실되고 흩어져 현재는 한국국학진흥원에서 단 20장만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귀한 유물이다.

이번에 국내 환수한 책판은 이 중 9권 23~24면에 해당한다. 한국에 남아있던 '척암선생문집 책판'은 201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한국의 유교책판')으로 등재되었는데, 이번에 돌아오는 책판도 원래 그 일부였던 만큼 소중한 가치를 지닌 인류 전체의 유산이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고국으로 돌아오게 됐다는 점도 이번 문화재 환수의 뜻을 더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김도화 선생의 후손은 “어릴 때 봤던 할아버님의 유품을 이제야 다시 보게 되어 매우 기쁘다. 할아버님께서 독립운동을 하셔서 가세가 크게 기울어 유품을 찾고 싶어도 찾지 못했으나 임시정부 수립일 100주년을 맞은 올해 다시 한국에 돌아오게 되어 더욱 뜻깊다”고 소감을 전했다.

척암선생문집 인출본, 출처: 게임동아

환수 과정도 상세히 공개됐다. 이 번에 환수된 '척암선생문집 책판(拓菴先生文集 冊板, 이하 책판)'은 오스트리아에서 개인이 소장하던 중 올해 2월 독일 경매에 출품됐고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이를 발견, 라이엇 게임즈에서 후원한 '국외소재 문화재 환수기금'을 활용해 매입했다.

특히, 문화재청은 이번 사례는 2014년 미국에서 '석가삼존도' 환수 및 2018년 프랑스에서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을 환수한 데 이어 라이엇 게임즈가 3번째로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에 성공한 값진 성과라 소개했다.

특히 해외 경매에 출품된 우리 문화재에 대해 빠른 판단으로 경매 참여, 매입에 성공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라이엇 게임즈가 국외문화재 환수기금을 사전에 수 억 원 규모로 조성해두고, 시의적 판단에 적극적으로 함께 한 것이 결정적인 성공요인이었다 할 수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2012년 문화재청과 문화재 지킴이 협약을 체결한 후 매년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을 위한 기부금을 전달해 왔다.

라이엇 문화재 환수 감사패 증정, 출처: 게임동아

여기에 민간 기업 그것도 외국계 기업이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에 연이어 지원한 전례 없는 사례로 남아 라이엇 게임즈의 이번 문화재 환수의 의미를 더했다.

한편 라이엇 게임즈는 2012년 문화재청과 문화재 지킴이 협약을 체결한 후 약 8년간 누적 50억 원 이상을 기부하며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에 이바지해 왔다. 서울문묘 및 성균관과 주요 서원 3D 정밀 측량, 조선시대 왕실 유물 보존처리 지원, 4대 고궁 보존 관리, 미국 워싱턴D.C. 소재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복원 및 종로구 소재 이상의집 새단장 후원 등 중요 문화유산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또한 지속적인 문화재 지원 노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2017년 외국계 기업 최초로 문화유산보호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영준 기자 zoroa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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