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냄새가 나야 좋은 집
노트펫
입력 2019-04-11 10:09 수정 2019-04-11 10:10
[노트펫] 미국의 애견가들은 개가 집에 있어야 완벽하도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팔자 좋은 개라고 해서 집에서 아무 역할도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개들 중에는 자기가 사는 집을 지키는 현실적인 임무를 확실히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이 대세다. 하지만 한국과는 달리 마당이 넓은 단독주택이 대세다. 그런 단독주택의 경우, 공동주택보다는 불법 침입의 위험이 높을 수 있다.
그래서 가족의 안전을 위해 미국인들은 셰퍼드(German Shepherd), 도베르만(Doberman) 같이 덩치 큰 경비견들을 키우기도 한다. 이런 개들은 24시간 근무체제를 유지한다. 하지만 견주들은 경비견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 대신 확실한 사랑과 맛있는 식사를 지급할 뿐이다.
그런데 단독주택을 침입하는 침입자에는 도둑 같은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다. 쿠거(Cougar, Puma)나 코요테(Coyote) 같은 동물들도 있다. 후각과 청각이 예민한 경비견의 감시망은 사람이든 야생동물이든 어떤 종류의 불법침입도 사전에 포착할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의 애묘가들은 고양이가 집에 있어야 집이 완성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작년 봄, 고양이를 키우는 미국인 가정에 몇 번 방문했는데 그 때 그런 점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 중에는 고양이의 실용적인 목적을 강조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 주장을 하는 애묘가는 집에서 고양이의 독특한 체취(體臭)가 풍겨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주택의 경우, 주인을 성가시게 하는 것들이 있는데, 고양이는 그들에게 저승사자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 애묘가의 고민을 고양이가 없애준 셈이다.
먼저 두더지가 있다. 두더지는 뒷마당(back yard)을 파헤치는 골치 아픈 존재다. 애써 가꾼 정원이나 잔디밭을 망쳐 놓지만, 안전사고를 일으킨다. 두더지 구멍에 낙엽이 덮이면, 잘 보이지 않아 아이들이 놀다가 다칠 수도 있다. 고양이는 그런 두더지에게 최고의 천적이다.
쥐는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온갖 문제를 일으킨다. 체구가 작고, 행동이 날렵하며, 급하면 작은 구멍으로 숨기 때문에 덩치가 큰 사람이나 개가 쥐를 잡기는 힘들다. 쥐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은 고양이 뿐이다. 이는 수천 년의 인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미국에 살 때 이웃집에 살던 한 가족은 실내에 들어온 쥐를 잡지 못해 2주일이나 전전긍긍했다. 결국 동네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쥐를 집 밖으로 몰아내는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실내 곳곳에는 쥐가 남긴 흔적들이 있었다. 그 흔적을 치우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쥐는 생각보다 영리하다. 특히 자신의 생존이 걸린 문제에는 더욱 그렇다. 본능적으로 고양이 냄새가 나는 곳으로는 가지 않고 가급적 멀리 떨어지고 싶어 한다.
작년 봄 초대를 받아 저녁식사를 한 미국인의 집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그 집은 고양이를 키우기 전에는 쥐가 들끓었다. 하지만 고양이 두 마리를 동물보호소에서 입양 받은 후부터 상황이 완전히 바뀌고 말았다. 쥐가 사라지고 집안의 평화와 행복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렇게 고양이는 독일 셰퍼드가 집을 안전하게 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는 활동을 집에서 한다. 고양이는 주인 가족을 쥐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
powerranger7@hanmail.net)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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