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앵란 “신성일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 나”
이서현 기자
입력 2019-04-05 03:00 수정 2019-04-05 11:05
‘청춘 신성일, 전설이 되다’ 추모전 영화박물관서 6월말까지 열려
출연했던 영화 포스터 35점 전시… ´맨발의 청춘´ 흰 가죽재킷도 복원
배우 엄앵란 씨(83)가 젊은 모습의 배우 고(故) 신성일 씨 사진 앞에 섰다. 서울 마포구 한국영화박물관에서 4일 열린 기획전시 ‘청춘 신성일, 전설이 되다’ 행사장이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지난해 11월 81세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이 한국 영화에 남긴 발자취를 기리기 위해 1960년대 청춘영화를 중심으로, 그가 출연한 영화 포스터 35점을 모으고 영화 ‘맨발의 청춘’(1964년) 속 의상과 주인공 서두수의 방을 재현했다.
행사 내내 지팡이에 의지했지만 엄 씨는 청춘으로 돌아간 듯 밝은 표정이었다.
“‘로맨스 빠빠’(1960년)에서 만났어요. 무를 숭숭 썰어놓은 것 같은 남자가 나타나서 ‘네가 뭘 하겠니’ 생각했는데 눈을 크게 뜨고 막 (연기를) 하는데 ‘이 남자는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웃음)
엄 씨는 전시장에서 패션디자이너 노라노의 원피스를 입은 사진 속 여성을 가리키면서 “이게 나”라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는 영화 ‘맨발의 청춘’ 개봉 당시 청춘의 패션 아이콘이 된 고인의 흰 가죽 재킷과 청바지, 엄 씨의 더블 단추 원피스가 복원됐다.
신 씨가 타계한 후 처음으로 공식적인 자리에 나왔다는 엄 씨는 먼저 떠나보낸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숨기지 않았다. 엄 씨는 “울면 가는 사람 마음이 안 좋아서 못 간다”면서도 “오는 길에 진달래와 벚꽃을 보니 ‘이 사람아, 여기 드라이브나 시켜주고 장어에 소주나 사줬으면 더 아름다운 추억을 가졌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이어 “일만 하다 떠난 그 사람 일생이 불쌍하다”며 눈가를 닦았다.
엄 씨는 이번 전시가 남편이자 영화적 동반자로서 고인을 기리는 의미 있는 행사라고 강조했다.
“우리 시절에는 딴따라라고, 헤프게만 봤는데 영화학교 예술학교 학생들이 한 번씩 돌아봤으면 좋겠어요. 후배들도 하면 이렇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어요.” 전시는 6월 30일까지 열린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출연했던 영화 포스터 35점 전시… ´맨발의 청춘´ 흰 가죽재킷도 복원
영화배우 엄앵란 씨(왼쪽)와 딸 강수화 씨가 서울 마포구 한국영화박물관에서 4일 열린 ‘청춘 신성일, 전설이 되다’에서 전시를 살펴보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노을만 지면 소리 없는 눈물이 나와요. 이 양반은 지금 뭐 하고 있을까. 55년을 살았는데 사랑이겠어요? 인간의 정이라는 게 가슴 깊게, 아직까지도 뿌리 깊게 남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배우 엄앵란 씨(83)가 젊은 모습의 배우 고(故) 신성일 씨 사진 앞에 섰다. 서울 마포구 한국영화박물관에서 4일 열린 기획전시 ‘청춘 신성일, 전설이 되다’ 행사장이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지난해 11월 81세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이 한국 영화에 남긴 발자취를 기리기 위해 1960년대 청춘영화를 중심으로, 그가 출연한 영화 포스터 35점을 모으고 영화 ‘맨발의 청춘’(1964년) 속 의상과 주인공 서두수의 방을 재현했다.
행사 내내 지팡이에 의지했지만 엄 씨는 청춘으로 돌아간 듯 밝은 표정이었다.
“‘로맨스 빠빠’(1960년)에서 만났어요. 무를 숭숭 썰어놓은 것 같은 남자가 나타나서 ‘네가 뭘 하겠니’ 생각했는데 눈을 크게 뜨고 막 (연기를) 하는데 ‘이 남자는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웃음)
엄 씨는 전시장에서 패션디자이너 노라노의 원피스를 입은 사진 속 여성을 가리키면서 “이게 나”라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는 영화 ‘맨발의 청춘’ 개봉 당시 청춘의 패션 아이콘이 된 고인의 흰 가죽 재킷과 청바지, 엄 씨의 더블 단추 원피스가 복원됐다.
신 씨가 타계한 후 처음으로 공식적인 자리에 나왔다는 엄 씨는 먼저 떠나보낸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숨기지 않았다. 엄 씨는 “울면 가는 사람 마음이 안 좋아서 못 간다”면서도 “오는 길에 진달래와 벚꽃을 보니 ‘이 사람아, 여기 드라이브나 시켜주고 장어에 소주나 사줬으면 더 아름다운 추억을 가졌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이어 “일만 하다 떠난 그 사람 일생이 불쌍하다”며 눈가를 닦았다.
엄 씨는 이번 전시가 남편이자 영화적 동반자로서 고인을 기리는 의미 있는 행사라고 강조했다.
“우리 시절에는 딴따라라고, 헤프게만 봤는데 영화학교 예술학교 학생들이 한 번씩 돌아봤으면 좋겠어요. 후배들도 하면 이렇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어요.” 전시는 6월 30일까지 열린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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