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실 같은 3인 일반 병실… 의료서비스 확 달라졌어요´

김호경 기자

입력 2019-04-03 03:00 수정 2019-04-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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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서울병원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이대서울병원’은 국내 의료 서비스를 한 단계 끌어올릴 병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대서울병원은 지하 6층, 지상 10층 규모로 지난해 11월 완공됐고 올 2월 진료를 시작했다.

이대서울병원은 총 1014개 병상을 갖추고 있다. 이 중 준중환자, 뇌중풍(뇌졸중) 환자를 집중 치료하는 특수병실(5, 10인실)을 제외하면 모두 1∼3인실이다. 특히 중환자실 80병상은 모두 1인실로 돼 있어 의료진이 해당 환자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다. 또 병원 내 감염 위험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최초 3인 일반 병실

이대서울병원은 국내 대학병원 최초로 ‘기준 병실’을 3인실로 설계했다. 기준 병실은 상급 병실료를 받지 않는 일반 병실을 뜻한다. 다른 병원의 기준 병실은 통상 4∼6인실이었다. 이런 병원에서 2, 3인실에 입원하면 환자가 추가 비용을 내야 했다.

하지만 이대서울병원에서는 3인실에 입원해도 상급 병실료가 아닌 일반 병실료만 내면 된다. 비급여였던 2, 3인실 입원비에도 지난해 7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이대서울병원에서는 2인실을 이용해도 일반 병실료만 부담하면 된다.

게다가 이대서울병원의 3인실은 다른 병원보다 훨씬 넓다. 현재 의료법상 1인실의 병상당 면적 기준은 6.5m²(약 2평) 정도다. 이대서울병원 3인실은 병상당 면적이 10.29m²(약 3평)으로 의료법상 기준보다 더 넓다. 이대서울병원의 3인실에 입원해도 환자 1명이 사용하는 병실 내 공간은 웬만한 병원의 1인실보다 넓은 셈이다. 환자와 보호자의 편의를 고려해 각 병실마다 화장실과 세면실도 설치했다.

이대서울병원은 병원과 의대를 연결하는 메인 통로를 중심으로 외래 진료과와 검사실을 배치했다. 특히 공간을 배치하면서 환자와 의료진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했다. 병원에 처음 오는 환자도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눈에 잘 보이는 색깔을 활용해 병원 내 위치를 표시한 점도 눈에 띈다. 또 외래, 입원, 건강검진, 응급실 등 환자의 방문 목적에 따라 병원 출입구를 구분했다. 편의점, 북카페, 식당 등 병원 내 편의시설도 환자와 보호자 동선에 맞춰 배치했다.

뛰어난 대중교통 접근성도 이대서울병원의 자랑거리다. 서울 지하철 5호선 발산역 출구를 나가지 않고 곧장 병원으로 연결되는 통로가 있다. 병원과 맞닿아 있는 공항대로에는 중앙차선 버스정류장이 있다.

최신 의료 시스템 갖춘 스마트 병원

이대서울병원은 각종 특화진료센터와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첨단 의료 시스템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진료 환경을 갖추고 있다. 한국인에게 흔한 5대 암(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과 심뇌혈관질환, 장기이식 등 고난도 중증 질환 진료센터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로봇수술센터는 최신 ‘단일공’ 로봇수술기기를 도입했다. 단일공은 환자의 배꼽 주위로 구멍을 하나만 내 시술하거나 수술하는 방법이다.

이대서울병원은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인 ‘GE헬스케어코리아’의 임상 통합 상황실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병원 내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으로, 환자의 안전과 치료 성과를 동시에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올 1월에는 ‘올림푸스한국’의 수술 통합 시스템인 ‘엔도알파’도 이대서울병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대서울병원을 방문한 환자들은 자신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병원 안내와 예약, 입원과 퇴원, 진료 결과 확인까지 가능하다.

의료기관을 넘어 지역의 대표 ‘랜드마크’로

이대서울병원은 서울 마곡지구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병원 안팎에 시민들의 눈을 즐겁게 할 다양한 공공 미술 작품을 설치했다. 병원 입구에는 스페인 출신의 유명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의 작품 ‘Hope Bird’가 있다. 지하철 5호선 발산역과 병원 간 연결 통로에는 독일 공공미술 그룹의 ‘스노우맨’이 설치됐다. 병원 건물 안에는 점자로 된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이화여대의 상징인 배 꽃잎을 형상화한 벽면이 눈길을 끈다. 병원 4층에는 환자와 보호자가 쉴 수 있는 숲인 ‘힐링 가든’을 조성했다.

‘섬김과 나눔’은 국내 최초로 여성을 위한 병원을 만든 이화의 정신이다. 이런 정신을 이어받은 이대서울병원은 지역 대표 대학병원으로서 주민센터, 보건소, 치매지원센터, 정신보건센터와 연계해 주민 건강을 책임지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화 해외 의료봉사단’을 통한 해외 의료봉사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 국내 첫 ´스마트 수술실´, ´엔도알파´를 아시나요 / 체험기

이대서울병원은 올림푸스한국이 만든 스마트 수술실 통합 시스템 ‘엔도알파’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민석기 이대서울병원 외과 교수의 국내 첫 엔도알파 수술실 체험기를 소개한다.

민석기 이대서울병원 교수
고난이도 수술이나 정밀 수술, 장시간 수술에서는 외과 의사의 능력과 더불어 수술실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 기존 수술실과 엔도알파 수술실의 차이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효율적이고 통합적인 수술실 운영이 가능했다. ‘스마트 수술실’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러 수술 장비를 스마트터치로 한자리에서 간편하고 신속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 덕분에 수술실 내 인력과 인력들의 동선을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다.

수술 영상과 각종 수술 시 필요한 화면을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었고, 이런 영상은 향후 강연이나 시연에 곧바로 활용할 수 있었다. 이런 기능은 특히 초정밀 수술과 첨단 로봇을 활용한 복강경 수술에 매우 유용했다.

둘째, 수술실 안전사고나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었다. 기존 수술실 바닥에는 각종 의료기기와 영상 장비를 연결하는 튜브와 선이 많아 의료진이 이런 선들에 걸려 넘어지는 등 안전사고에 취약했다. 하지만 엔도알파 수술실의 모든 장비는 천장에 매달려 있어 바닥에 튜브나 선이 전혀 없다. 안전사고를 줄이는 동시에 먼지나 잡음, 오염 등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의사가 수술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파란 강화유리 재질로 된 엔도알파 벽면은 의사가 오랫동안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 개복 수술은 강하고 환한 조명이 필요한 반면 복강경 수술은 어두운 상태에서 모니터를 보며 진행한다. 이렇게 각기 다른 수술 상황에서 조명 세기를 쉽게 조절할 수 있었다.

외과 수술에서는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작고, 수많은 요인이 서로 영향을 미쳐 최적의 결과를 낳는다. 엔도알파 수술실은 수치로 계산할 수 없지만 환자에게 최상의 수술 결과를 제공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들을 잘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스마트 수술실의 도입이 외과를 발전시키는 또 다른 전환점이 될 것이다.

민석기 이대서울병원 교수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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