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3만 달러…우리도 선진국일까요?
오용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소득총괄팀 과장
입력 2019-04-02 03:00 수정 2019-04-02 11:18
[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Q: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었다고 하네요. 그럼 이제 우리도 선진국인가요.
A: 한국은 선진국일까요, 아닐까요. 한 나라를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국민들이 풍족하게 잘살아야 합니다. 한 나라의 국민들이 경제적으로 풍족한지를 알려주는 지표로는 국내총생산(GDP), 국민총소득(GNI) 등이 있습니다. 이 중 국민총소득은 가계와 기업, 정부 등이 1년 동안 경제활동으로 얼마를 벌어들였는지를 말합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이걸 인구수로 나눠 한 사람이 얼마를 벌었는지를 나타내는 값이고요. 1인당 국민소득이 늘어나면 그만큼 좋은 집과 차를 사고, 맛있는 음식도 사 먹을 수 있으니 한 나라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알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됩니다.
지난달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1349달러로 처음으로 3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1년에 3500만 원 넘게 벌어들인 셈입니다. 보통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넘으면 선진국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소식은 중요한 뉴스로 다뤄졌습니다. 6·25전쟁 이후 폐허나 다름없던 우리나라가 국민들의 피나는 노력 덕분에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뤄냈다니 기적과도 같은 일입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6·25전쟁 직후인 1953년 67달러에 불과했습니다. 지금보다 물가가 훨씬 낮았다는 점을 감안해도 1년에 번 돈이 8만 원도 안 됐다니 얼마나 살기 힘들었을지 상상이 잘 되지 않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가난한 나라로 꼽혔습니다. 웬만한 아프리카 국가들보다 가난했으니까요. 그런 나라가 40여 년 만인 1994년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돌파했고 2006년 2만 달러를 넘긴 뒤 지난해 드디어 3만 달러를 넘어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겁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선 나라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선진국 클럽’이라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 22개국만이 3만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인구 5000만 명 이상의 국가로 한정해 보면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6개국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마음 놓고 기뻐할 수만은 없습니다. 스페인이나 그리스 같은 나라는 우리보다 먼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섰지만 이후 재정위기를 겪고 2만 달러대로 뒷걸음질했습니다. 이웃 나라 일본은 1992년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 중 세계 최초로 소득 3만 달러를 돌파했지만 바로 그해에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기업들이 줄지어 망하면서 ‘잃어버린 20년’을 겪었습니다. 우리도 여기에 오기까지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여러 차례 후퇴와 전진을 반복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에는 일반 가계가 벌어들인 소득 외에도 기업과 정부의 몫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국민 개개인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은 1인당 국민소득의 56% 수준(2017년 기준)으로 낮아집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일 때 실제 국민들이 손에 쥐는 돈은 1만7100달러 정도가 되는 겁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평균값이기에 소득불평등을 보여주지 못하는 한계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수의 부자들만 소득이 크게 늘어났을 때 1인당 국민소득 수준은 높아지지만 대다수 국민은 소득이 늘어났다고 느끼기 어렵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국민이 경제성장을 체감하고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 그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소득 분배와 질적 성장이 이뤄져야 합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소득불평등이 심화되면 사회 불안을 높일 수 있어 경제성장에 해롭다고 말합니다. 또 선진국 사례를 보면 노동력과 자본을 키우는 데만 집중하지 않고 기술혁신과 신성장산업 육성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였을 때 1인당 소득이 4만, 5만 달러를 넘어설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우리 경제가 지속 성장하고 국민 모두가 경제성장의 과실을 나눠 먹으려면 소득불평등을 줄이고 4차 산업시대에 걸맞은 신성장동력을 찾는 데 힘써야 합니다.
오용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소득총괄팀 과장
A: 한국은 선진국일까요, 아닐까요. 한 나라를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국민들이 풍족하게 잘살아야 합니다. 한 나라의 국민들이 경제적으로 풍족한지를 알려주는 지표로는 국내총생산(GDP), 국민총소득(GNI) 등이 있습니다. 이 중 국민총소득은 가계와 기업, 정부 등이 1년 동안 경제활동으로 얼마를 벌어들였는지를 말합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이걸 인구수로 나눠 한 사람이 얼마를 벌었는지를 나타내는 값이고요. 1인당 국민소득이 늘어나면 그만큼 좋은 집과 차를 사고, 맛있는 음식도 사 먹을 수 있으니 한 나라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알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됩니다.
지난달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1349달러로 처음으로 3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1년에 3500만 원 넘게 벌어들인 셈입니다. 보통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넘으면 선진국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소식은 중요한 뉴스로 다뤄졌습니다. 6·25전쟁 이후 폐허나 다름없던 우리나라가 국민들의 피나는 노력 덕분에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뤄냈다니 기적과도 같은 일입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6·25전쟁 직후인 1953년 67달러에 불과했습니다. 지금보다 물가가 훨씬 낮았다는 점을 감안해도 1년에 번 돈이 8만 원도 안 됐다니 얼마나 살기 힘들었을지 상상이 잘 되지 않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가난한 나라로 꼽혔습니다. 웬만한 아프리카 국가들보다 가난했으니까요. 그런 나라가 40여 년 만인 1994년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돌파했고 2006년 2만 달러를 넘긴 뒤 지난해 드디어 3만 달러를 넘어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겁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선 나라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선진국 클럽’이라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 22개국만이 3만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인구 5000만 명 이상의 국가로 한정해 보면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6개국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마음 놓고 기뻐할 수만은 없습니다. 스페인이나 그리스 같은 나라는 우리보다 먼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섰지만 이후 재정위기를 겪고 2만 달러대로 뒷걸음질했습니다. 이웃 나라 일본은 1992년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 중 세계 최초로 소득 3만 달러를 돌파했지만 바로 그해에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기업들이 줄지어 망하면서 ‘잃어버린 20년’을 겪었습니다. 우리도 여기에 오기까지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여러 차례 후퇴와 전진을 반복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에는 일반 가계가 벌어들인 소득 외에도 기업과 정부의 몫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국민 개개인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은 1인당 국민소득의 56% 수준(2017년 기준)으로 낮아집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일 때 실제 국민들이 손에 쥐는 돈은 1만7100달러 정도가 되는 겁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평균값이기에 소득불평등을 보여주지 못하는 한계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수의 부자들만 소득이 크게 늘어났을 때 1인당 국민소득 수준은 높아지지만 대다수 국민은 소득이 늘어났다고 느끼기 어렵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국민이 경제성장을 체감하고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 그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소득 분배와 질적 성장이 이뤄져야 합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소득불평등이 심화되면 사회 불안을 높일 수 있어 경제성장에 해롭다고 말합니다. 또 선진국 사례를 보면 노동력과 자본을 키우는 데만 집중하지 않고 기술혁신과 신성장산업 육성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였을 때 1인당 소득이 4만, 5만 달러를 넘어설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우리 경제가 지속 성장하고 국민 모두가 경제성장의 과실을 나눠 먹으려면 소득불평등을 줄이고 4차 산업시대에 걸맞은 신성장동력을 찾는 데 힘써야 합니다.
오용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소득총괄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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