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생산 줄이고 매장 문닫고… 한국 기업들 ‘차이나 엑소더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톈진=권오혁 특파원
입력 2019-04-02 03:00 수정 2019-04-02 04:51
中 경기침체 맞물려 경영난 심화
톈진 시민 궈잉 씨(38·여)는 “쾌적한 쇼핑 환경은 매우 좋았지만 중국의 쇼핑몰 시장이 커지고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도태된 것 같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크게 아쉬울 건 없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다른 여성은 “가격이 너무 비쌌다”고 전했다.
이 점포를 끝으로 롯데백화점은 톈진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롯데 관계자는 “한국인이 많이 사는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 지점도 6∼8월에 문을 닫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랴오닝(遼寧) 선양(瀋陽) 지점도 철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롯데백화점은 2017년 700억 원의 영업적자에 이어 지난해에도 1040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롯데백화점처럼 중국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들이 잇따라 발을 빼거나 현지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구조조정을 하며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의 경제 침체와 소비 환경의 급격한 변화, 중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 등 삼중고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현대자동차는 공장 가동률이 50% 아래로 떨어진 베이징현대의 베이징 제1공장을 이달 또는 다음 달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자동차도 중국 장쑤(江蘇)성 옌청(鹽城) 1공장의 생산 중단을 검토 중이다.
중국의 지난해 자동차 생산량은 28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중국이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신규 자동차 허가를 제한하면서 베이징 지역 자동차 판매가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공장 신설 등으로 과잉설비 문제가 심각해졌고 경쟁력 있는 신차 투입도 늦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량이 적은 상태에서 대규모 시설을 유지하려면 감가상각 등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아예 운영을 중단하고 친환경자동차 등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위해 다른 생산라인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구조조정을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CJ푸드빌도 지난달 29일 베이징에서 유일한 빕스 매장을 닫으면서 중국에서 빕스 사업을 접었다. 베이징과 상하이(上海) 8곳의 비비고 점포도 하반기에 모두 문을 닫는다.
곧 대형 폭탄이 터질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5월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미국) 등 중국에 진출한 반도체 기업들에 대해 독점 행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중국이 한국 반도체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으며 결과에 따라 이르면 다음 달 삼성전자 등에 수십억 달러의 벌금 처분이 내려질 수도 있다.
박한진 KOTRA 중국지역본부장은 “급변하는 중국 산업 정책의 지향점과 무게중심을 빨리 파악해 생산과 마케팅 전략을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병유 한국무역협회 베이징 지부장은 “제품의 수요와 특성을 분석해 중국에 남을지 제3국으로 옮겨야 할지 선택해야 하는 구조조정의 시기가 다가왔다”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톈진=권오혁 특파원
지난달 31일 중국에서 철수한 톈진 롯데백화점 문화센터점 건물 밖의 간판을 인부들이 제거하고 있다. 톈진=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지난달 31일 오후 중국 톈진(天津) 롯데백화점 문화센터점은 내부 매장이 모두 철수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다. 앞서 롯데는 이날 오후 10시 반까지 마지막 영업을 정상적으로 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폐쇄 상태였다. 인부들만 건물 밖에 걸린 간판을 제거하느라 분주했다. 문화센터점은 톈진에 남았던 롯데백화점의 마지막 점포다.톈진 시민 궈잉 씨(38·여)는 “쾌적한 쇼핑 환경은 매우 좋았지만 중국의 쇼핑몰 시장이 커지고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도태된 것 같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크게 아쉬울 건 없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다른 여성은 “가격이 너무 비쌌다”고 전했다.
이 점포를 끝으로 롯데백화점은 톈진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롯데 관계자는 “한국인이 많이 사는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 지점도 6∼8월에 문을 닫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랴오닝(遼寧) 선양(瀋陽) 지점도 철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롯데백화점은 2017년 700억 원의 영업적자에 이어 지난해에도 1040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롯데백화점처럼 중국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들이 잇따라 발을 빼거나 현지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구조조정을 하며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의 경제 침체와 소비 환경의 급격한 변화, 중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 등 삼중고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현대자동차는 공장 가동률이 50% 아래로 떨어진 베이징현대의 베이징 제1공장을 이달 또는 다음 달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자동차도 중국 장쑤(江蘇)성 옌청(鹽城) 1공장의 생산 중단을 검토 중이다.
중국의 지난해 자동차 생산량은 28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중국이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신규 자동차 허가를 제한하면서 베이징 지역 자동차 판매가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공장 신설 등으로 과잉설비 문제가 심각해졌고 경쟁력 있는 신차 투입도 늦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량이 적은 상태에서 대규모 시설을 유지하려면 감가상각 등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아예 운영을 중단하고 친환경자동차 등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위해 다른 생산라인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구조조정을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곧 대형 폭탄이 터질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5월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미국) 등 중국에 진출한 반도체 기업들에 대해 독점 행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중국이 한국 반도체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으며 결과에 따라 이르면 다음 달 삼성전자 등에 수십억 달러의 벌금 처분이 내려질 수도 있다.
박한진 KOTRA 중국지역본부장은 “급변하는 중국 산업 정책의 지향점과 무게중심을 빨리 파악해 생산과 마케팅 전략을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병유 한국무역협회 베이징 지부장은 “제품의 수요와 특성을 분석해 중국에 남을지 제3국으로 옮겨야 할지 선택해야 하는 구조조정의 시기가 다가왔다”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톈진=권오혁 특파원
비즈N 탑기사
- 백일 아기 비행기 좌석 테이블에 재워…“꿀팁” vs “위험”
- 최저임금 2만원 넘자 나타난 현상…‘원격 알바’ 등장
- “배우자에게 돈 보냈어요” 중고거래로 명품백 먹튀한 40대 벌금형
- 이렇게 63억 건물주 됐나…김지원, 명품 아닌 ‘꾀죄죄한’ 에코백 들어
- 상하이 100년간 3m 침식, 中도시 절반이 가라앉고 있다
- 김지훈, 할리우드 진출한다…아마존 ‘버터플라이’ 주연 합류
- “도박자금 마련하려고”…시험장 화장실서 답안 건넨 전직 토익 강사
- 몸 속에 거즈 5개월 방치…괄약근 수술 의사 입건
- 일본 여행시 섭취 주의…이 제품 먹고 26명 입원
- “1인 안 받는 이유 있었네”…식탁 위 2만원 놓고 간 손님 ‘훈훈’
- 1인 가구 공공임대 ‘면적 축소’ 논란…국토부 “면적 기준 폐지 등 전면 재검토”
- 삼성, 세계 첫 ‘올인원 AI PC’ 공개
- “인구감소로 집값 떨어져 노후 대비에 악영향 줄수도”
- [머니 컨설팅]사적연금 받을 때 세금 유불리 따져봐야
- “만원으로 밥 먹기 어렵다”…평균 점심값 1만원 첫 돌파
- 고금리-경기침체에… 개인회생 두달새 2만2167건 역대 최다
- “한국판 마리나베이샌즈 막는 킬러규제 없애달라”
- 직장인 1000만명 이달 월급 확 준다…건보료 ‘20만원 폭탄’
- 엘리베이터 호출서 수령자 인식까지… ‘배송 로봇’ 경쟁 본격화
- 연체 채권 쌓인 저축銀, 영업 축소… 수신잔액 26개월만에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