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수준 수소연료전지 - 압축기 기술로 全설비 국산화 승부수

태현지 기자

입력 2019-04-01 03:00 수정 2019-04-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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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이 미래다/창간 99주년]범한산업㈜

제3회 범한배 전국중학야구대회 단체 사진.
최근 정부 차원에서 수소경제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반도체 등에 이어 차세대 국가 경쟁력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수소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전부터 차분하게 이를 준비해온 업체들이 있다. 이들 기업이 함께하는 특수목적법인이 바로 ‘수소에너지네트워크㈜’ (HyNet·이하 하이넷)이다. 수소산업 시장이 형성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담아 국내외 수소 연관 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13개 회사가 모여 공동 설립했다. 하이넷에 참여한 업체 중에서 특히 범한산업의 역할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쏠린다.


수소압축기
수소경제 이끌 리더십으로 주목 받아

범한산업은 정부 국책과제로 수소충전소용 압축기를 개발했다. 현재 장소 제한 없이 수소 연료 충전이 가능한 이동용 수소 충전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범한산업 측은 “고압압축기와 수소연료전지 등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을 자랑하는 만큼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회사의 사업 역량이 수소경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범한산업이 하이넷 설립에 있어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이넷 출범 당시 범한산업 측은 “국가 미래 먹거리를 위해 수소경제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이넷과 관련해 범한산업은 압축기를 포함한 수소충전소 설비나 충전소 구축업체에 압축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을 희망한다고 했다. 이는 그동안 수소경제를 부르짖으면서도 해당 설비의 대부분을 수입산에 의존하던 것이 그동안의 한계였다. 만약 범한산업이 국산화에 성공한다면 이를 통해 국가 경쟁력까지 높일 수 있다.

현재는 독일 등 일부 선진국 업체가 충전용 수소 압축기와 설비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범한산업이 이를 국산화 하겠다며 과감히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많은 이들이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고난도 기술들을 상당수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 업체가 바로 범한산업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잠수함용 수소연료전지모듈의 경우 범한산업이 국산화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기존의 운항 중인 잠수함에는 독일 지멘스사 제품만 쓰고 있었다. 이 기술을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하여 성공적으로 국산화 하였다. 이것은 기술자립의 쾌거로 여겨진다.

이와 같은 개발 역사를 아는 동종업계 관계자들이나 전문가들은 범한산업의 신사업이 빠르게 선진국 수준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의견 등을 내놓고 있다.

수소충전 분야에서도 선진국 수준의 기술을 갖추게 된다면 인프라 확산도 더 빨라질 수 있다. 정영식 대표는 “하이넷을 통해 공공인프라를 구축해 순수한 국내기자재 기술로 수소차시대를 선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같이 말할 수 있는 것은 범한산업이 꽤 오랫동안 수소경제를 준비해온 기업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최근 움직임이 있기 전부터 수소경제를 준비해온 기업이기도 하다. 특히 군수용 수소연료전지의 경우 이미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했다.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범한산업㈜ 전경.
살아남은 자는 강하다… 치열한 경쟁 속에 일군 성과

해를 거듭할수록 글로벌 고압 압축기 시장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어려운 경쟁 환경에 놓여 있지만 범한산업은 사업 영역에서 기술을 바탕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정 대표는 “현재 신재생에너지 분야인 민수용 수소연료전지사업에 새롭게 진출하였고 조선 기자재 종합 브랜드 기업으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 성장동력인 ‘수소연료전지사업’에 새롭게 박차를 가하면서 신재생 에너지 전문기업으로도 자리매김하겠다는 다짐이 확고하다.

범한산업은 군수용 연료전지와 고압공기압축기를 주축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8년 매출 372억 원 달성에 이어 2021년에는 830억 원, 2027년에는 2000억 원 규모로 매출 목표를 잡았다. ‘연료전지(Fuel Cell)와 수소 충전시스템’의 민수용 시장 진입이라는 신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시장의 다양한 변화와 요구에 대응하여 세계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구상처럼 범한산업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덕분에 대우조선해양이 건조 중인 ‘한국형 대형잠수함 장보고Ⅲ’에 탑재할 연료전지 계약을 이미 맺었고 지난해 1번함 도산 안창호함에 탑재(납품)완료하였으며 올해 상반기 중에 건물용 수소연료전지도 출시할 예정이다.


정영식 대표 인터뷰 “틈새시장 공략해 고부가가치 창출” ▼

범한산업을 이끄는 정영식 대표(사진)는 1990년 당시 31세 젊은 나이로 회사를 창업했다. 정 대표는 “지인들의 권유보다 말리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내가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그 일에 열정을 쏟고 싶다는 생각’으로 설립하게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설립당시 벤처캐피털과 합작투자로 7억 원의 투자를 받아 힘들지 않게 기업 시작은 했으나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했던 탓에 4, 5년 동안은 어려웠다고 했다. 하지만 공대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인 정 대표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노력했기 때문에 손익분기점을 넘기면서 회사가 성장하기 시작했다고.

오늘날 범한산업은 주문자생산방식으로 제품이 80여 종에 이르고 있으며 모두 자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술 선도 기업이다. 현재 주력 제품은 고압공기압축기다.

고압공기압축기는 공기를 압축 생산해 높은 공압으로 저장했다가 필요에 따라서 각 공압 공구에 공급해 주는 기계다. 해군용·선박용·플랜트와 일반산업용·항공우주 분야 공기압축기를 생산·판매한다.

신사업 개발에도 여념이 없다. 일본·미국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건물·주택용 연료전지 개발도 완료하였고 설치 장소 제한 없이 수소 연료 충전이 가능한 이동용 수소 충전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호흡용 공기압축기 시장서도 성과가 기대된다.

정 대표는 범한산업을 조선기자재 종합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틈새시장이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기에 앞으로도 연구개발 중심의 기업으로 기술개발에 최선을 다 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내실경영과 기술 중심 기업이라는 기본 기조는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정 대표는 2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남후원회장 취임해 국내외 소외계층 아동들을 대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올해 4회째를 맞이한 범한배 전국야구대회를 주최하여 청소년 스포츠 육성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일자리창출 지원 분야 및 청년친화강소기업으로 선정돼 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사회적 공헌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게 그의 다짐이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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