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주운 피부병 강아지의 보은..3년뒤 총격서 가족 구하고 숨져

노트펫

입력 2019-03-27 16:10 수정 2019-03-2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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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한 가족이 길가에서 구조한 강아지가 3년 뒤 이웃의 총격으로부터 가족을 지키다가 숨졌다고 미국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를 인용해 보도했다.

약 3년 전 로라 마르티네즈의 가족은 텍사스 고속도로 길가에서 우연히 생후 한 달 된 그레이트 피레네 강아지 ‘제로’를 발견했다. 제로는 홀로 절뚝거리며 걷고 있었다. 발목이 부러졌고, 피부병으로 흰 털이 듬성듬성 빠진 처참한 몰골이었다.

로라는 제로를 구조해서, 동물병원에 데려갔다. 수의사는 가망이 없다며 안락사를 권했다. 하지만 로라와 자녀들은 제로를 아끼게 돼, 차마 제로를 죽게 버려둘 순 없었다.

마르티네즈 가족은 제로를 집으로 데려갔고, 반려견으로 길렀다. 아이들은 팀 버튼 감독의 속에 나오는 유령견을 따라서 제로라고 이름을 지어줬다. 수의사의 진단과 달리 제로는 마르티네즈 가족의 사랑을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그리고 충성스러운 반려견이 됐다.

지난 10일 마르티네즈의 딸이 12번째 생일을 맞이할 때까지 마르티네즈 가족은 자신들이 제로를 구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날 이후 제로가 가족을 구했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5~15세 아이들 십여 명이 마르티네즈 가족의 집을 가득 채웠고, 딸과 두 아들은 재미있게 놀았다. 마르티네즈는 집 앞마당에서 석쇠에 햄버거 패티와 핫도그 소시지를 구웠고, 그녀의 발치에 제로가 누워있었다. 그런데 제로가 갑자기 일어서서 경계했다.

마당에 하비안 카스타네다와 그의 가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생일파티 전날 마르티네즈는 자신의 집에서 돈과 보석을 훔친 17세 소년 카스타네다를 혼냈기 때문에 긴장했다. 카스타네다는 아들들과 같은 축구팀에서 뛴 친구고, 그녀의 집에서 종종 잠도 잤던 이웃이어서 배신감이 더 컸다.

마르티네즈는 카스타네다에게 그녀의 집에서 나가라고 말했지만, 카스타네다는 그녀의 얼굴을 때렸다. 마르티네즈의 아들들이 그를 막아섰고, 카스타네다가 갑자기 총을 꺼냈다.

마르티네즈는 그가 최소한 9발을 쐈다고 기억했다. 첫 발은 차고 문을 맞췄고, 아들 중 하나가 발에 총상을 입었다. 카스타네다가 계속 총을 쏘자, 제로가 그에게 달려들었다. 제로는 가슴에 총을 맞고도, 다시 달려들어 그의 팔을 물었다. 카스타네다는 제로의 귀와 배에 총을 쐈고, 제로는 총상을 입고도 계속 그에게 달려들었다.

마르티네즈가 총상을 입은 제로에게 달려가자, 카스타네다는 마르티네즈의 다리에 총을 쏜 후 도망쳤다. 가족과 손님들이 총상을 입었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없었다.

신고로 구급차와 경찰이 출동했고, 총상을 입지 않은 아들과 이웃이 정신을 잃은 제로를 동물병원에 데려갔다. 수의사는 제로의 심한 부상으로 안락사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결국 제로는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그녀는 “제로가 없었다면 우리가 살 길이 없었다고 나는 정직하게 말할 수 있다”며 “우리의 모든 총상이 허리 아래에 있는 이유는 제로가 매번 (그에게) 달려들어서 그가 조준할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슬퍼했다.

마르티네즈 가족은 앞마당에 제로를 추모하는 표지를 세우고 “영웅 제로”라고 감사했다. 한편 해리스 카운티 보안관서는 카스타네다를 폭행죄로 체포해, 총기 사용으로 가중 처벌키로 했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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