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R&D 토대 만든 ‘아모잘탄’… 혁신신약 개발에 매진

박정민 기자

입력 2019-03-28 03:00 수정 2019-03-28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한미약품, 아모잘탄 통해 제제기술 축적
매출 93%가 자체개발 제품… 글로벌 제약사에 잇단 기술 이전


한미약품 팔탄 제제연구센터에서 우종수 대표이사(가운데)와 진성필 상무(왼쪽), 박재현 전무(오른쪽)가 아모잘탄 등 복합신약 제제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 제공
2009년 이후 한미약품이 혁신신약 R&D에 투자한 금액이 10년여 만에 1조2000억 원을 넘어섰다. 이것은 사노피와 얀센, 로슈의 제네텍, 스펙트럼 등 굴지의 제약기업에 한미약품이 개발한 혁신신약을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으로 이어졌다.

한미약품은 2000년대 초반부터 매출 대비 5∼10%의 R&D 투자를 해오다 2009년 이후부터는 10∼15%, 최근 3년간은 20%에 가까운 금액을 R&D에 투자하며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공격적인 R&D 투자 중심에는 고혈압치료 복합신약인 ‘아모잘탄’이 있다. 2009년 6월 처음 출시된 아모잘탄은 출시 1년 만에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다. 현재는 7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며 한미약품을 대표하는 치료제로 자리매김했다. 한미약품은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을 신약과 의약품 제제기술에 집중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아모잘탄이 올해 출시 10년을 맞는다. 아모잘탄이 세운 기록들도 다채롭다. 누적 처방은 7억 정에 이르고 연간 복용 환자 수만 33만5000여 명이다. 누적 처방액은 유비스트 기준 6000억 원에 육박한다. 수입 약을 대체해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에 기여한 금액만도 1598억 원에 달한다. 50여개 국가에도 ‘코자XQ’라는 브랜드로 진출했다. 국내사가 개발한 의약품을 다국적사가 수입해 판매한 사례는 아모잘탄이 유일하다.

한미약품 제제연구센터에서 연구하는 모습.
아모잘탄은 한국 의약품 시장에서 ‘복합제’의 첫 문을 연 제품이다. 아모잘탄은 본태성 고혈압환자를 대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한국인 대상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실제로 아모잘탄으로 연구한 5건의 논문은 SCI(E)급 학술지에 게재됐고 작년 11월에 열린 49회 대한고혈압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아모잘탄의 임상 4상 연구가 우수 논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모잘탄을 통해 축적한 한미약품의 제제기술 성과는 작년 한미약품의 실적에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매출의 93.3%를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제품으로 이뤘고 2015년 이후 매출 1조원을 다시 넘겼다.

국내 제약사들이 외형 성장을 이유로 외국약 도입 경쟁에 뛰어들 때 한미약품은 자체 기술을 통한 스스로의 힘으로 매출 성장을 이뤘다. 경쟁 제약사들의 ‘상품 매출’(타 제약사 약 도입 판매 매출) 비중이 적게는 45%, 많게는 75%까지 이르는 현실과는 매우 다른 행보다. 실제 작년 한미약품의 매출 상위 품목 모두 아모잘탄(675억 원), 로수젯(566억 원), 에소메졸(265억 원), 낙소졸(127억 원), 라본디(76억 원) 등 한미 제제기술이 고스란히 축적된 개량, 복합신약들이었다.

우종수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은 “한미약품은 단순히 회사의 외형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한국 제약기업으로 정체성과 철학을 지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우리 손으로 만든 혁신신약을 통해 한국이 제약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비전과 책임감을 갖고 회사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atom6001@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