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폴 로머 교수 “성장속도 느려진 한국, 성장전략 재편해야”

뉴스1

입력 2019-03-27 10:03 수정 2019-03-2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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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SGI, ‘폴 로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초청 세미나’

“한국은 최근 성장 속도가 과거에 비해 현저히 둔화되어 기존 성장전략을 재편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정확한 경제진단을 위해 초청한 세계 석학의 지적이다.

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원장 서영경)가 27일 서울 남대문 상의회관에서 폴 로머(Paul Romer) 201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現 뉴욕대 교수)를 초청해 ‘혁신성장, 한국경제가 가야할 길’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폴 로머 교수는 지난 2014년 12월에도 방한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대담을 가진 바 있다.

2011년부터 미국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해온 폴 로머는 기술혁신이 성장을 이끈다는 ‘내생적 성장이론(Endogenous Growth Theory)’으로 201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행사를 주최한 대한상의 싱크탱크인 ‘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원인과 해법을 찾고자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을 초청해 세미나를 열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는 600여명의 기업인들이 참석해 세계적 석학이 바라보는 한국경제의 현실과 전망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폴 로머 교수는 “한국은 지난 수십 년간 고성장, 높지 않은 실업률, 활발한 소득계층 이동성을 바탕으로 매우 빠른 경제발전을 이뤄냈지만 최근 성장 속도가 과거에 비해 현저히 둔화되어 기존 성장전략을 재편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고 짚었다. 경기침체에 들어선 우리 경제가 투자와 고용환경 악화, 규제 강화, 반도체 의존도 과잉 등 주력 제조업 부진까지 악재를 한꺼번에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질적성장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내놓았다. 그는 “경제의 지속성장은 노동, 자본 같은 양적 투입보다 인적자본, 기술력 같은 질적 변화에 달려있다”며 “국가는 교육시스템을 통해 배출된 인적자본을 최대한 활용해야 할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일을 통해 학습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활동의 중심인 기업현장에서 선순환 성장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로머 교수는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기업 현장에서 지식을 쌓고 공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축적된 지식이 새로운 기술과 사업모델을 탄생시키는 ‘선순환적 성장구조’를 만들어야 혁신을 촉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속가능한 성장은 안정성(Stability)과 포용성(Inclusiveness)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낮은 실업률과 활발한 소득계층 이동성이 함께 유지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폴 로머 교수의 강연에 이어 이종화 고려대 교수의 진행으로 ‘혁신성장과 한국경제의 미래’를 주제로 한 대담이 진행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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