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안구 혹사시대’… 눈 건강 지키는 ‘천연 보약’ 챙기세요

황효진 기자

입력 2019-03-27 03:00 수정 2019-03-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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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건강

아스타잔틴과 루테인이 눈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건강기능식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동아일보DB

미세먼지가 시도 때도 없이 기승을 부리면서 어느덧 우리의 일상이 됐다. 미세먼지는 호흡기뿐만 아니라 안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눈은 외부 환경에 가장 취약한 장기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기 전까지 쉴 틈 없이 ‘보는 일’을 해야 하고 자외선, 황사, 건조한 공기와 같은 외부자극에 항상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컴퓨터와 같은 디지털기기 사용도 눈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현대인 눈 노화 속도 빨라져

국내 3대 실명질환(황반변성·당뇨망막병증·녹내장)의 발병률이 최근 4년 새 44%가량 증가했다. 노안이 나타나는 연령대도 점점 낮아져 ‘젊은 노안’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50대 백내장 환자는 2012년 14만3862명에서 2016년 18만944명으로 26% 늘었다. 60대 환자는 36만6779명에서 42만8483명, 70대 환자는 42만8489명에서 47만6229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눈의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망막의 황반부에 밀집된 황반색소는 25세를 기준으로 60대가 되면 절반 정도로 양이 감소하게 된다. 황반색소의 밀도가 감소하면 유해산소의 제거 능력이 떨어지고 황반이나 수정체 주변의 손상이 나타날 수 있다. 황반부의 변성이 심하게 나타나면 황반변성으로 인한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1년 9만1000여 명이었던 황반변성 환자는 2016년 14만6000여 명으로 5년간 약 6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안구 혹사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눈을 괴롭히는 요인들이 증가해 눈의 피로도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는 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외출 시 호흡기는 마스크 착용을 통해 미세먼지로부터 조금이라도 노출을 피할 수 있지만 눈은 ‘보는 작업’을 하는 내내 미세먼지로부터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미세먼지로 인해 눈에 모래알이 들어간 듯한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뻑뻑함, 건조함, 충혈, 눈부심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눈에서 눈물이 계속 흐르거나 모래알이 들어간 듯한 이물감이 느껴져 잠들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실명질환 원인 황반변성

스마트폰 가입자 수만큼 늘고 있는 게 눈 질환이다.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기기를 근거리에서 장시간 사용하면 눈의 조절기능(수축, 이완)에 무리가 생겨 눈의 피로가 나타난다. 수정체 두께를 조절하는 모양체 근육이 오랫동안 긴장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눈의 조절기능이 떨어지고 휴식 후에도 모양체 근육이 조절기능을 회복하지 못하게 된다. 눈 근육의 과도한 긴장으로 인한 조절장애, 모니터의 청색광으로 인한 망막변성, 안구건조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태블릿PC, 컴퓨터 모니터에서 발생하는 청색광에 장시간 노출되면 눈의 과도한 피로와 심한 건조증이 나타나게 된다. 공기 중의 미세입자와 충돌해 빛을 산란시킬 확률도 높다. 번짐 현상으로 안구의 모양체근은 초점을 맞추려고 지속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눈에 심한 피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청색광이 망막과 망막 내 시세포에 독성으로 작용해 망막 손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눈 건강은 중·노년 삶의 질을 좌우한다. 2016년도에 발표된 제6기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가장 흔한 건강문제(만성질환)로 고혈압에 이어 백내장(35.8%)이 2위를 차지했다.

루테인, 황반색소 유지시켜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외부 자극을 줄여 안구가 건조하지 않게 하고 찜질과 안구운동을 통해 관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눈이 피로하고 건조할 때는 따뜻한 물수건으로 몇 분간 온찜질을 하고 염증이 생겼다면 냉찜질을 한다. 양 손바닥을 비빈 후 20초간 눈 전체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더불어 영양 보충을 통해 소실되는 안구 구성 물질을 채워줘야 한다.

눈 건강을 위한 영양성분은 ‘아스타잔틴(헤마토코쿠스추출물)’과 ‘루테인(마리골드꽃추출물)’이 대표적이다. 이 중 아스타잔틴은 최근 각종 TV건강프로그램에 소개돼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화제가 되고 있는 성분이다.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노안의 주범인 눈의 피로와 망막의 혈류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아스타잔틴은 바다나 호수, 북극지방의 설원 등에 서식하는 미세한 조류식물 ‘헤마토코쿠스’에서 추출한 성분이다. 새우·킹크랩과 같은 갑각류에도 아스타잔틴이 함유돼 있지만 헤마토코쿠스에는 1g당 38mg에 달할 정도로 풍부하다. 미국 크레이턴 약학대에 따르면 아스타잔틴의 항산화 능력은 비타민E의 14배, 베타카로틴의 54배, 비타민C의 65배에 달한다.

아스타잔틴으로 인한 눈의 조절력 개선 효과는 여러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2005년 일본 임상안과학회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실험 대상자(20∼60세, 섭취군 20명)가 4주 동안 매일 6mg씩 아스타잔틴을 섭취한 결과 가까운 곳을 볼 때의 조절 속도가 50.6%, 먼 곳을 볼 때의 조절 속도가 69% 개선되는 것이 확인됐다. 또 근거리 원거리를 왔다갔다 조절하는 조절능력은 평소보다 64.4% 증가했다.

노화로 인해 점차 줄어드는 황반색소의 관리는 루테인으로 할 수 있다. ‘눈 건강’하면 ‘루테인’이 떠오를 정도로 이미 루테인은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발간하는 건식투데이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루테인의 시장 규모는 2015년 244억 원에서 2016년 558억 원, 2017년 826억 원으로 3배가량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루테인은 시금치 케일 브로콜리 같은 녹황색 채소나 고구마 오렌지 완두콩 달걀노른자 등에 많다.

황반은 망막의 가장 안쪽에 있어 물체를 알아보고 색을 구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면 황반을 구성하는 색소가 줄어들어 시력에 문제가 생긴다. 루테인은 황반의 재료로 노화로 인해 감소될 수 있는 황반색소 밀도를 유지시켜 눈 건강에 도움을 준다. 2011년 한 연구(Invest Ophthalmol Vis Sci)에서 황반변성을 가진 50∼90세 성인 84명에게 180일간 루테인을 섭취하도록 한 결과 180일 후 섭취군은 위약군 대비 황반색소 밀도가 27.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영양성분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반드시 식품 형태로 섭취해야 한다. 아스타잔틴의 경우 갑각류나 연어 등에도 존재하는 성분이나 우리에게 필요한 양을 충족시키기는 힘들다. 건강기능식품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좀 더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아스타잔틴과 루테인, 비타민A 등 눈 건강에 좋은 영양성분을 한데 모은 건강기능식품도 출시되고 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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