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737맥스8’ 운항 중단에… 수익 날개 꺾인 항공사들

변종국 기자

입력 2019-03-26 03:00 수정 2019-03-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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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싱가포르 취항 앞둔 이스타-제주항공에 불똥
단거리용 항공기 대체 투입… 비행거리 늘리려면 무게 줄여야
좌석 축소 불가피… 손실 우려


‘부산~싱가포르’ 노선에 취항할 예정인 저비용항공사(LCC)인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싱가포르항공의 자회사인 실크에어가 ‘보잉 사태’로 손실을 보게 됐다. 해당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던 보잉사의 737MAX8(맥스8)이 안전 문제로 운항이 중단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대체 항공기를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5월 1일부터 부산~싱가포르 노선을 운항할 실크에어는 맥스8을 대체할 기종으로 보잉737-800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르면 7월부터 주 4회 해당 노선을 운항할 예정인 이스타항공도 기존에 보유한 맥스8의 운항이 재개되기 전까지는 800을 운영할 계획이다. 제주항공 역시 당초 도입할 예정이던 맥스8이 안전성이 확보되기 전까지는 800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800기종은 단거리용이다 보니 직항거리가 약 4600㎞에 이르는 부산~싱가포르와 같은 중장거리 노선엔 투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보잉이 밝힌 800의 이론상 최대 비행거리는 약 5400㎞이지만 비상상황 발생시 다른 공항으로 회항할 수 있도록 항공유 여유분을 갖춰야 하는데다 날씨나 기온, 바람 등에 따라 비행거리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승객과 짐을 줄이는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노선을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대 비행거리는 항공기가 최대 적재량을 실었을 때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무게를 줄이면 안전상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비행거리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게 항공업계의 설명이다.

항공사들이 부산~싱가포르 노선 취항을 강행하는 것은 연간 최소 30주를 운항하지 않으면 운수권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 전문 사이트인 안나에어로(anna.aero)는 싱가포르에 취항하지 않는 도시 중 가장 많은 승객 유치가 예상되는 아시아 도시 1위로 부산을 꼽기도 했다. 부산에서 띄우기만 하면 수익성이 일정 수준 보장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미 실크에어의 부산~싱가포르 구간을 예약할 경우 뒷좌석 36개는 좌석을 지정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최소 36좌석을 비워두고 운항하겠다는 것이다. 이스타항공도 최소 30~40석은 비운 채로 운항할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아예 800기종을 개조했다. 제주항공은 기존 189석의 좌석 배치를 174석으로 줄인 뒤 그중 12개 좌석을 넓고 긴 ‘프리미엄 좌석’으로 바꿨다. 좌석을 줄여서 운항할 때 발생하는 손해를 좀 더 비싼 좌석인 프리미엄 좌석을 팔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효율이 떨어지는 800을 운영하며 좌석까지 비워야 하는 상황에 놓인 항공사들이 수지타산을 잘 못 맞추면 자칫 손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차후에 보잉사에 손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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