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황청심환까지 먹었는데…” 함영주 ‘눈물의 이임식’
뉴스1
입력 2019-03-21 17:33 수정 2019-03-21 17:40
KEB하나 통합 초대 행장 3년7개월 마무리…지주 부회장은 계속
“이젠 물러날 때”…재판 변수 속 차기 구도 관심
함 행장은 이날 을지로 신사옥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공자의 진퇴현은(進退見隱·나이가 들어 스스로 물러날 때를 안다)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하며 “그간 너무 앞만 보고 거침없이 달려오다 보니 잠시 쉬어가야겠다”는 퇴임 소회를 밝혔다. 함 행장은 우황청심환을 먹고 연단에 오르고, 수차례 물을 들이켤 정도로 이날 내내 긴장해 있었다.
함 행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후 교차발령, 전산통합, 노조·인사통합으로 이어진 통합 역사를 일일이 언급하면서 “제 인생에서 가장 보람있었던 소임이었다. 고난 속에서도 서로 머리를 맞대고 파고를 이겨내서 아무도 이렇게 빨리 이룰거라 예상하지 못한 통합을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함 행장은 지성규 신임 행장을 “늘 부지런하고 의욕이 넘치며, 조직에 대한 로열티(충성심)로 성과를 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지 행장 체제의 하나은행이 통합 은행 기반 위에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라고 당부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함 행장은 후배인 지 행장과 최근 수시로 만나 ‘행장 수업’을 하며 여러 경영 노하우를 전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 행장은 통합 은행 2기를 이끌 지 행장에게 물리적 통합을 넘어선 화학적 통합, 글로벌 시장 개척, 세심한 리더십 등을 특히 강조했다고 한다.
지 신임 행장도 이날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함 전 행장께서 초대 행장으로서 많은 터전을 닦아주신 만큼, 제가 이어받아서 외형상 통합을 넘어선 진정한 정서적 통합을 빠른 시간 내에 이루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날 이·취임식에 손을 나란히 잡고 입장하고, 지 행장이 함 전 행장을 배웅하는 등 ‘아름다운 세대교체’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나은행 직원들은 떠나는 함 행장에게 헌정 영상·공연, 순금 감사패, 만년필 등을 선물했다. 직원들이 준 선물 중 핀란드행 비행기 티켓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함 행장은 고등학교 졸업 후 20살에 입행해 지금까지 38년 간 단 한번도 가족과 해외여행을 간 적이 없어서 직원들이 강제로 휴가를 보내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김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함 행장이 자연스럽게 차기 회장으로 유력할 것이라는 예상이 하나금융 안팎에서 나온다. 아직 현 회장의 임기가 한참 남아있고, 함 행장의 채용비리 등 혐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서 벌써부터 차기를 논하기에는 이르기는 하다. 그러나 함 행장이 그룹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는 분위기다.
“이젠 물러날 때”…재판 변수 속 차기 구도 관심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21일 서울 하나금융지주 을지로 신사옥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마친 뒤 눈물을 닦고 있다. 2019.3.21/뉴스1 © News1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21일 3년7개월 간의 통합 은행 초대 행장으로서 임기를 마무리했다. 지난해부터 채용비리 혐의 재판을 받고 있고, 금융감독원이 자신의 3연임에 반대하며 관치 논란이 거세지자 스스로 용퇴를 결정한 함 행장. 우여곡절로 38년 은행원 인생을 마무리하는 함 행장은 이날 이임식에서 여러차례 눈물을 쏟았다.함 행장은 이날 을지로 신사옥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공자의 진퇴현은(進退見隱·나이가 들어 스스로 물러날 때를 안다)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하며 “그간 너무 앞만 보고 거침없이 달려오다 보니 잠시 쉬어가야겠다”는 퇴임 소회를 밝혔다. 함 행장은 우황청심환을 먹고 연단에 오르고, 수차례 물을 들이켤 정도로 이날 내내 긴장해 있었다.
함 행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후 교차발령, 전산통합, 노조·인사통합으로 이어진 통합 역사를 일일이 언급하면서 “제 인생에서 가장 보람있었던 소임이었다. 고난 속에서도 서로 머리를 맞대고 파고를 이겨내서 아무도 이렇게 빨리 이룰거라 예상하지 못한 통합을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함 행장은 지성규 신임 행장을 “늘 부지런하고 의욕이 넘치며, 조직에 대한 로열티(충성심)로 성과를 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지 행장 체제의 하나은행이 통합 은행 기반 위에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라고 당부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함 행장은 후배인 지 행장과 최근 수시로 만나 ‘행장 수업’을 하며 여러 경영 노하우를 전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 행장은 통합 은행 2기를 이끌 지 행장에게 물리적 통합을 넘어선 화학적 통합, 글로벌 시장 개척, 세심한 리더십 등을 특히 강조했다고 한다.
지 신임 행장도 이날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함 전 행장께서 초대 행장으로서 많은 터전을 닦아주신 만큼, 제가 이어받아서 외형상 통합을 넘어선 진정한 정서적 통합을 빠른 시간 내에 이루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날 이·취임식에 손을 나란히 잡고 입장하고, 지 행장이 함 전 행장을 배웅하는 등 ‘아름다운 세대교체’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나은행 직원들은 떠나는 함 행장에게 헌정 영상·공연, 순금 감사패, 만년필 등을 선물했다. 직원들이 준 선물 중 핀란드행 비행기 티켓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함 행장은 고등학교 졸업 후 20살에 입행해 지금까지 38년 간 단 한번도 가족과 해외여행을 간 적이 없어서 직원들이 강제로 휴가를 보내주는 것이라고 한다.
지성규 신임 KEB하나은행장(왼쪽)이 21일 서울 하나금융지주 을지로 신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함영주 전 행장으로부터 행기를 전달받고 있다. 2019.3.21/뉴스1 © News1
함 행장은 행장 3연임은 포기하고 물러나지만,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경영담당)은 계속 맡는다. 금융권에서는 앞으로 하나금융지주 차기 지배구조에 관심을 갖는 지점이 여기다. 지난해 말 3년임에 성공한 김정태 회장의 임기가 2021년 3월에 끝난다. 하나금융지주 내부규범 상 만 70세 이상 이사 연임은 제한하고 있는데, 2021년에 김 회장이 만 69세가 되고 3연임이나 한 만큼 그때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그러면 김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함 행장이 자연스럽게 차기 회장으로 유력할 것이라는 예상이 하나금융 안팎에서 나온다. 아직 현 회장의 임기가 한참 남아있고, 함 행장의 채용비리 등 혐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서 벌써부터 차기를 논하기에는 이르기는 하다. 그러나 함 행장이 그룹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는 분위기다.
함 행장은 앞으로 행보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날 이임식에서 스스로 ‘쉬고 싶다’고 강조할 정도로 최근 심신이 많이 지쳐 있다고 알려진다. 당분간 휴식을 취하고 재판을 마무리하는 정중동 행보를 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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