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기장 “구형에 기술만 얹은 B737 맥스…결함대응 어렵다”

뉴스1

입력 2019-03-12 11:00 수정 2019-03-1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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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하드웨어·시스템에 최신 기술 적용하다 보니 문제”
“제작사 판매전략·항공사 비용절감 맞물려”


이스타항공이 운영 중인 B737 MAX(뉴스1DB)/뉴스1

“하드웨어와 시스템은 구형인데 최신기술을 적용하려다보니 기술적 문제가 생겨도 제때 대처하기가 어렵게 된 겁니다.”(이스타항공 기장)

현직 이스타항공 기장이 보잉사의 B737 맥스(MAX) 사고 원인을 판단해본 의견이다.

사고 전문가는 아니지만 국내 항공사 중 현재 유일하게 B737 맥스를 운용하고 있는 이스타항공 기장으로서 조종석에서 느낀 문제다.

제작사 및 항공사가 비용을 줄이고자 구형 플랫폼과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최신 기술을 억지로 넣다보니 결함이 발생해도 제대로 된 대응이 어렵다는 것이다. 현업 실무자들 사이에서도 B737 맥스에 대한 불신이 계속되고 있어 안전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익명을 요구하며 제보를 해온 이스타항공 기장은 B737 맥스의 사고원인을 구형 하드웨어 및 시스템에 최신 기술을 탑재한데 따른 문제로 봤다.

해당 기장은 소형기 특성상 대형기와 비교해 전세계적으로 운항하고 있는 비행기 숫자가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B737 기종이 대표적으로 해당 기체 자격을 가지고 운항을 하는 조종사 숫자도 많다는 의미다.

제작사와 항공사의 비용 부담은 여기서 발생한다. 민간항공사 조종사가 운항에 투입될 때는 해당 노선 운영 기체에 대한 교육 후 자격증을 받아야만 가능하다. A350 노선에서는 이 기종의 조종 자격증이 필요한 식이다. 구형 기종을 완전히 새로운 기체로 변경하면 이에 따른 훈련비용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발생하게 된다.

이스타항공 기장은 보잉이 기존 737 자격증으로 운항할 수 있는 여객기를 제작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B737은 60년대에 만들어진 여객기여서 하드웨어 자체가 구형인데다 시스템에 첨단 기술을 적용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보잉은 당초 B737을 대체할 새로운 비행기 개발을 추진했다. 그런데 이를 돌연 중단하고 기존 항공기의 라인업에 속하는 맥스를 발표·제작한다.

훈련비용을 우려한 항공사가 새로운 기종 구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렸던 것으로 보인다. 보잉이 B737 맥스 판매 과정에서 기존 737 자격증으로 그대로 운영할 수 있고 추가적인 훈련이 필요 없다고 홍보한 점이 이를 뒷받침 한다.

해당 기장은 “맥스의 경우 추가적인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만 변경을 해야 해 조종석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며 “이에 따라 시뮬레이터 훈련 없이 단순 지상교육만으로 기존 737을 몰다가 맥스를 조종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큰 변화가 없는데 판매를 위해선 트렌드에 맞춘 최신 운항기술과 항공사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 이스타항공 기장은 여기서 기체 불안정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새로 탑재된 최신 기술에 결함이 발생해도 하드웨어와 시스템은 구형이다 보니 제때 대응하기 어렵게 된 점이 안전성 논란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개발 30년이 지난 에어버스 320 라인업인 A320, A320CEO, A320NEO 등도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장은 “에티오피아 항공 기체도 조사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조종사들 사이에선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추락사고와 유사할 것 같다는 의견이 많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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