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디지털 광장서 디지털 거실로”… 저커버그 ‘프라이버시 중심’ 전환 선언

뉴욕=박용 특파원

입력 2019-03-08 03:00 수정 2019-03-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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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의 변신 구상 밝혀
메시지 암호화해 전송하고, 일정기간후 삭제도 가능하게



개인정보 유출과 ‘가짜뉴스 온상’ 비판에 직면한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사생활(프라이버시) 중심’ 소셜미디어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사진과 메시지를 공개하는 ‘디지털 광장’으로 성공한 페이스북이 소규모 그룹끼리 속닥이며 소통하는 ‘디지털 거실’이라는 정반대 방향으로 변신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사진)는 6일(현지 시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소셜네트워킹을 위한 프라이버시 중심 비전’이라는 글에서 이 같은 구상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내 관심은 페이스북이 직면한 최대의 도전 과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것이었다”며 “프라이버시 중심의 메시지 전송 및 소셜네트워킹 플랫폼 구축과 관련한 비전과 원칙을 소개한다”고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15년간 디지털 형태의 ‘마을광장(town square)’ 같은 역할을 하며 사람들이 친구 및 지역사회와 연결할 수 있게 도왔다”며 “하지만 사람들은 점점 ‘거실(livingroom)’ 같은 역할을 하는 디지털 공간에서 사적으로 연결되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의 미래에 대해서도 “프라이버시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현재의 ‘오픈(개방형) 플랫폼’보다 더 중요해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와츠앱, 메신저 앱을 연계하고 이용자들이 이 네트워크를 통해 자유롭게 소규모 그룹끼리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겠다는 것이다. 암호화된 메시지 전송, 일정 기간 이후 대화 데이터 삭제 등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모델로 중국에서 인기를 끈 메시지 앱 ‘위챗’을 예로 들었다. 이는 한국의 카카오톡처럼 메시지 전송 기능에 모바일 결제 등 부가서비스로 수익을 내는 SNS 서비스다.

뉴욕타임스(NYT)는 “페이스북의 새 방향은 소셜미디어 사용, 다른 사람과 연결되는 방식을 재정의할 것”이라며 “페이스북이 전 세계 27억 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정치적, 국가안보적 함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3월 영국 데이터 분석기업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 사용자 8700만 명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유출해 2016년 미 대선 선거운동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저커버그 CEO는 이 문제 때문에 미 의회 청문회에도 출석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2011년 개인정보 동의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페이스북에 수십억 달러의 벌금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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