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민간 우주선 타고 ISS 오른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19-03-04 03:00 수정 2019-03-04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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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업 ‘유인 우주선’ 시험발사 성공, 민간 우주여행도 속도… 티켓 불티

국제우주정거장과 도킹하는 스페이스X ‘크루 드래건’의 모습을 상상했다. 스페이스X 제공
미국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의 승객 탑승 우주수송선인 ‘크루드래건’이 2일(현지 시간)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돼 3일 국제우주정거장(ISS)과의 도킹에 성공했다. 민간 기업으로선 처음으로 사람을 ISS로 실어 나를 수 있는 유인 우주선 시험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다음 달에는 미 항공기업 보잉의 ‘CST-100 스타라이너’가 바통을 이어받아 무인 우주비행 시험에 나선다.

올해는 민간 유인 우주비행 시대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사는 조종사가 없는 무인 우주비행 시험이었지만 스페이스X는 5∼6월에 비상탈출 시스템을 시험하는 과정을 거친 후 7∼8월에는 실제 유인 우주비행에 나설 계획이다. 보잉도 다음 달 발사 시험에 성공하면 8월 유인 우주비행을 시도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5일 국정 연설에서 “올해 미국 우주비행사들은 미국의 로켓으로 국제우주정거장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까지 민간 유인 우주비행이 성공한다면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한숨을 돌리게 된다. 2011년에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종료한 이후 NASA는 러시아 소유스 캡슐을 이용해 우주인을 ISS로 보내는 데 1인당 919억 원(약 8200만 달러)의 비용을 내고 있다. 이 계약이 올해 11월 종료된다. NASA는 2014년부터 두 기업과 계약을 맺고 우주인 수송을 민간 기업이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계획대로라면 2017년부터 우주인들이 민간 우주선을 타고 ISS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2년째 미뤄져 왔다.

ISS가 떠 있는 고도 350km보다 낮은 저궤도를 탐험하는 민간 우주여행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 우주개발기업 버진갤럭틱은 지난달 22일 미 캘리포니아주 모하비사막 우주센터에서 우주선 ‘스페이스십투’에 조종사 두 명과 승객 한 명을 태워 89.9km 고도까지 오르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12월 고도 82.7km까지 도달하며 첫 유인 시험비행에 성공한 지 두 달 반 만이다.


민간 우주여행 사상 첫 승객으로 기록된 베스 모지스는 버진갤럭틱에서 우주여행 승객의 탑승 전 교육을 담당할 우주비행사 교관이다. 모지스는 고도 90km에서 무중력 상태를 체험하면서 우주선 내부를 점검했다. 모지스는 “얼음 수정들이 창문 밖에 떠다니고 아름다운 지구의 곡선이 보였다”며 “우주는 칠흑 같고 지구는 밝고 선명했다”고 소감을 남겼다.

민간 우주여행은 아직 개발 단계지만 판매는 성황이다. 버진갤럭틱은 80km 고도에 오른 후 무중력 상태를 체험하며 우주를 감상하는 여행 상품을 2015년부터 판매했다. 금액은 1인당 2억8000만 원(약 25만 달러)이지만 700여 명이 대기 신청을 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개발기업 블루오리진은 상공 100km에서 우주선이 지구로 돌아오는 동안 탑승객이 10분간 자유낙하를 체험하는 상품을 올해부터 판매한다. 관광객 1인당 3억 원 선의 요금을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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