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야구의 차이점·공통점과 존 스몰츠의 도전

김종건 기자

입력 2019-03-03 16:56 수정 2019-03-0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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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몰츠.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990년대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최강자였다. 14년 연속 지구우승을 했다. 당시 애틀랜타는 그렉 매덕스~톰 글래빈~존 스몰츠~스티브 에이버리 등으로 이어지는 사상 최강의 투수진을 자랑했다. 매덕스와 글래빈, 스몰츠는 후보자격을 얻은 첫해에 모두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는 기록을 남겼다. 이들은 야구선수 치고는 골프를 잘 치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팀워크가 좋았던 3총사는 시즌 중 쉴 때마다 골프장에서 야구가 주는 스트레스를 풀었다. 골프에 관대한 그들만의 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만일 우리나라에서 시즌 도중에 선수나 코칭스태프가 골프를 치러 나갔다고 하면 비난을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우리는 감독의 해고 이유 가운데 시즌 중에 골프를 쳤다는 것이 들어가는 독특한 나라다.

투수들은 공을 던질 때 손가락 끝으로 공을 채는 임팩트 요령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전문가다. 골프에서 중요한 것은 체중이동과 임팩트다. 이 부분에서 투수들은 타자보다 훨씬 유리하다. 정통파 투수보다는 잠수함 투수들이 골프의 스윙과 비슷해서 더 유리하다고 야구인들은 말한다. 반면 타자들은 엄청난 장타를 날리지만 야구공을 때릴 때의 버릇이 남아서 정확성이 떨어진다. 골프는 멀리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쳐야하는 운동인데 그런 면에서 타자는 투수보다 감각이 훨씬 떨어진다. 여담이지만 애틀랜타 구단은 선수들뿐 아니라 경기를 위해 애틀랜타에 원정을 오는 심판들에게 골프장 편의를 몰래 제공한다는 의혹을 사서 한동안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3명 전설의 투수 가운데 골프열정은 스몰츠(52)가 앞선다. 그는 미국 PGA의 시니어 투어인 챔피언스 투어에도 참가하고 있다. 3일(한국시간) 애리조나 투손의 옴니 투손 내셔널(파73·7207야드)에서 열린 콜로가드 클래식 2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1오버파 74타를 쳤다. 대회 첫날 5개의 버디를 했지만 위기관리 능력 부족으로 1개의 더블보기와 3개의 보기를 기록하며 스코어를 다 까먹고 말았다.

중간합계 1오버타 147타로 출전선수 78명 가운데 공동 56위다. 이번 대회에서 스몰츠의 드라이버 평균비거리는 289야드였고 페어웨이 안착율은 79%, 그린적중률은 50%였다. 평균퍼트 수는 1.889개였다. 스몰츠는 지난해 시니어 US오픈 예선을 거쳐 본선에 출전했지만 컷 탈락했다. 올해 챔피언스 투어에는 3개 대회에 초청선수 자격으로 참가한다.

스몰츠는 “내 자신과의 싸움을 위해 참가한다. 언더파 스코어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관건은 체력이다. 챔피언스 리그는 3라운드로 벌어지지만 사흘 연속 18홀을 도는 강행군은 경험자가 아니면 이겨내기 힘들다.

예전 KBO리그 현역 야구선수 가운데 최고의 골퍼의 알려진 이상윤 전 해태 타이거스 코치도 비슷한 말을 했다. 프로골퍼들과 맞대결을 해도 뒤지지 않을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는 한때 시니어 선수로 전향해보라는 얘기도 들었다. 한참을 고민했던 그가 나중에 들려준 말은 “체력 때문에 힘들다”는 것이었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이 무슨 체력문제냐”고 기자가 물어보자 그의 설명은 달랐다. “사흘 내내 18홀을 돌면서 매 홀마다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경기하는 체력은 다른 종목에서 해온 운동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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