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북한 우정유치원’에 ‘김일성반’ ‘김정일반’ 있다는데… [퇴근길 경제]

세종=이새샘기자

입력 2019-03-01 15:11 수정 2019-03-0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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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를 방문한 27일 베트남-북한 우정유치원 김정일반에서 원아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이 유치원은 1978년 북한의 지원으로 설립됐다. 【하노이(베트남)=뉴시스】

제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시작되면서 세계 언론의 주목을 일제히 받은 베트남 유치원이 있다. 바로 ‘베트남-북한 우정유치원’이다. 이 유치원에는 김일성 북한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름을 딴 ‘김일성반’ ‘김정일반’이 있다. 1978년 북한의 지원으로 설립된 이 유치원은 한때 ‘혈맹’으로 불렸던 북한과 베트남의 관계를 보여주는 장소다.

양측은 1950년 국교를 수립했다. 호치민 주석과 김일성 주석이 상대국을 교환방문하는 등 당과 국가 차원의 연대 외교를 했다. 공산주의자이면서 민족주의자인 호치민과 김일성의 정치적 입장이나 성향이 비슷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두 나라가 ‘혈맹’ 관계가 된 것은 1960년부터 1975년까지 미국과 베트남이 치른 베트남전을 통해서다. 외교부에 따르면 당시 북한은 북베트남에 대포 등 무기와 차량은 물론 현금까지 지원했다. 1966~1972년에는 204비행대를 필두로 직접 참전했다. 당시 사망자 14명은 베트남이 마련한 북한열사묘지에 안장됐다가 2002년 북한으로 유해가 송환됐다.

돈독했던 양국 관계가 변하기 시작한 것은 1978년 베트남이 캄보디아를 공격해 점령하면서다. 당시 북한은 베트남을 비난하며 캄보디아 시아누크 당시 국왕이 북한으로 망명해 머무를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1980년대 베트남이 본격적으로 개혁·개방 정책을 펼치고, 여기에 남한과 베트남이 1992년 공식 수교를 하며 북한과 베트남의 관계는 더욱 소원해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집권한 뒤 2000년 대 들어 두 나라 관계는 다시 정상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2007년 농 득 마잉 당시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북한을 방문했는데, 당시 한 홍콩 언론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이 “베트남의 도이모이 정책의 성취를 높이 평가한다”며 베트남의 경험에서 배우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뒤에도 두 나라는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김 위원장은 2015년 창건 85돌을 맞는 베트남 공산당에 보낸 축전에서 “두 당, 두 나라 인민들 사이의 전통적인 친선협조관계가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를 위한 한길에서 더욱 강화, 발전되리라는 확신”을 표명하기도 했다.

세종=이새샘기자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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