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군집 TNR을 마치고

노트펫

입력 2019-02-26 17:09 수정 2019-02-2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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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한국고양이수의회장 기고

[노트펫] 지난 24일 서울시 중랑구 망우동 노인정에서 길고양이 군집 TNR 의료봉사가 진행됐다. 이날 중랑구 중화동 지역에서 생활하는 길고양이 17마리가 이날 중성화수술을 받았다.

이날 행사는 나에게는 매우 뜻깊은 행사였다.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주도적으로 나서 사상 처음으로 진행한 군집 TNR(포획 - 중성화 수술 - 제자리 방사) 행사여서다.

왜일까.

우리나라의 지자체에서 길고양이 TNR 사업을 시행한 지는 올해로 벌써 11년째다. 하지만 지금껏 이날 행사처럼 군집 방식으로 진행한 적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동안 길고양이 TNR은 주로 개별 방식으로 진행됐다.

길고양이가 운다든지 하는 이유로 주민 민원이 제기되면 그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해당 고양이 만을 붙잡아 중성화한 뒤 방사하는 방식이었다.

길고양이 TNR은 한 군집의 75% 이상 개체수를 집중적으로 중성화해야 개체수 조절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주민 민원 해소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그러니 개별 TNR은 효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안타깝게도 개체수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이고, 주민 민원 역시 재발할 가능성을 안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들어간 세금 역시 효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중랑구가 시작한 군집 TNR이 좀 더 많은 지자체로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군집 TNR 자체도 의미가 깊지만 이번 의료봉사를 하면서 든 생각은 또 있다.

첫째는 TNR 사업이 좀 더 일찍 시작되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에서 2월중 TNR 사업을 공고하고 사업자를 선정한 뒤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그런데 이 시기가 3월 중순이다.

이 시기에는 암컷의 경우 대부분 임신 초기이거나 임신중인 경우가 많아 포획시 외관상으로 임신이 확인되면 다시 풀어줄 수 밖에 없다. 또 피하 지방이 많은 비만 길고양이라면 초기, 중기 임신중인 경우 수술을 해야 확인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군집 TNR의 효과가 희석되는 것은 물론 자칫 임신한 고양이까지 수술하는 불상사가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시기를 앞당겨 2월 초기에 사업자를 선정하고 2월 중순부터 수술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이때는 날씨 변화 상태를 봐가면서 방사 시기를 조절해야 한다.

둘째, 고양이 귀 표식은 반드시 좌측 귀 1Cm 미만으로 최소화 커팅해야 한다

길고양이들에게 귀 표식을 하는 의미는 중성화된 개체인지 그렇지 않은 고양이인지 외관상 으로 구별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에서는 중성화된 것을 멀리서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로 귀 커팅을 귀 절반까지 하는 곳도 있다.

이는 일반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줄 수 있고 고양이의 귀에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커팅 길이에도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고 본다.

중성화수술은 받은 길고양이들은 이제 지역 캣맘들이 주도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캣맘들은 길고양이 급식소를 거점으로 이들 고양이들을 돌보면서 한편으로 새로 나타나는 길고양이들도 파악하며 지역 길고양이 지도를 그려나가게 된다.

이렇게 TNR에 관리(M. Management)까지 더해지게 되면 이상적인 형태의 길고양이 관리 시스템이 완성된다.

이날 봉사에는 중랑구청, 중랑구수의사회, 건국대 수의대 바이오필리아 봉사단, 지역 캣맘, 그리고 한국고양이수의사회 회원들이 참여했다.

다시 한 번 류경기 중랑구청장을 비롯한 참여자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김재영 한국고양이수의사회 회장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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