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로의 전환, 우리 자동차 산업의 미래

유정열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성장실장

입력 2019-02-26 03:00 수정 2019-02-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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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
기고 / 유정열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성장실장


최근 우리 주변에서 하늘색 번호판을 달고 다니는 자동차가 부쩍 늘고 있다고 느낄 것이다. 여기서 전기차에 대한 역사적 사실 한 가지. 지금으로부터 약 170년 전인 1850년대 말 납축전지가 발명되었고 20년 후인 1870년 이를 활용한 전기차가 개발되었다. 심지어 1900년대 초에는 뉴욕에서 전기택시 수십 대가 운행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1910년경 헨리 포드의 가솔린차 대량생산체제 구축과 함께 대형 유전이 개발되면서, 짧았던 전기차 시대는 막을 내렸고 오늘날까지 내연기관차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100여 년이 지난 지금, 친환경차는 화려한 복귀를 예고하고 있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 둔화 속에서도 전기차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작년에 약 160만 대의 전기차가 판매되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2배 이상이며 금년에 새로이 출시하는 전기차 차종도 10종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에만 전기차 신규 등록대수가 3만1000대 이상으로 3년 전에 비해 10배가 넘어 중국ㆍ미국·EU에 이어 세계 4위가 되었다. 수출도 3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3만8000대를 기록했다.

수소차의 경우 작년이 보급 원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처음으로 울산과 서울 정규노선에 수소버스가 투입되었고, 금년에는 전국 7개 도시에서 수소버스를, 하반기에는 서울 도심을 누비는 수소택시도 보게 될 것이다.

친환경차의 획기적인 확산을 위해서는 충전소 구축이 급선무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310기의 수소충전소 구축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아직은 충전소가 16기에 불과하다. 갈 길이 먼 것이 사실이다.

세계적 관광명소인 프랑스 에펠탑, 일본 도쿄타워 옆에 수소충전소가 설치되어 있다. 우리도 규제샌드박스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충전소 설치를 서두르고 있다. 2월 규제샌드박스 1호로 국회 수소충전소 설치를 확정했다. 제2, 제3의 도심지 충전소가 생기는 데 기폭제가 될 것이다.

충전소에는 다양한 안전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수소저장용기는 에펠탑 무게(7300t)를 견딜 수 있으며, 전문가들에 의하면 가솔린이나 LPG보다 사고 발생 가능성이 오히려 낮다고 한다.

이 같은 규제해소, 철저한 안전성 확보 노력과 더불어 정부, 업계, 지자체 간의 협업, 그리고 치밀한 정책 역시 요구된다. 수소충전소 설치와 운영을 위한 민간 특수목적법인 설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에너지기업 등을 포함한 13개 기관이 투자할 예정이다. 소비자의 편의성 제고를 위해 충전시간을 줄이는 기술개발과 충전소까지의 거리를 단축하고 경제성을 잘 고려한 ‘스마트’한 위치에 설치되어야 한다.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는 우리에게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다. 범정부 차원의 노력과 민간의 역량이 결집되어야만 긴 여정을 완주할 수 있다. 정부는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미세먼지 또한 줄일 수 있는 친환경차의 보급, 기술개발, 인프라와 함께 과감한 규제개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다. 이는 우리 자동차 산업이 활력을 찾고, 글로벌 시장에서 또 다른 도약을 위한 길이도 하다.

유정열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성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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