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소상공인들 “작은 도움이라도 받을까해서…”

이경진기자

입력 2019-02-20 03:00 수정 2019-02-20 10:03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정부-경기도, 지원사업 설명회
도내 사업체의 83%가 자영업, 10명중 6명 3년이내 문 닫아
“가족경영으로 편의점 겨우 버텨”… “최저임금 올라 장사 접어” 호소
당국 “창업-재기 등 맞춤형 지원”… 전통시장 활성화 5개 사업도 소개


15일 경기 화성시청에서 열린 소상공인·전통시장 지원사업 관계기관 합동설명회를 찾은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이 지원 사업 내용 등을 경청하고 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작은 도움이라도 받을 수 있을까 해서 왔습니다.”

15일 오후 2시 경기 화성시청 5층 대회의실. 216m²(약 65평) 공간에 20대부터 60대까지 약 300명이 꽉 들어찼다. 정부와 경기도의 소상공인 종합지원 정책 방향과 관련 정보를 들으러 온 사람들이다. 자리를 잡지 못한 일부는 회의실 뒤쪽에 서거나 통로에 주저앉았다. 20분 남짓 흐르는 동안 정상적인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주최 측은 행사장을 3층 대강당(550m²)으로 옮겼다.

이날 ‘소상공인·전통시장 지원사업 관계기관 합동설명회’는 이처럼 뜨거운 열기 속에 열렸다. 경기도와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신용보증재단이 처음 마련한 합동설명회에는 경기 불황 속에 희망의 불씨를 지피려는 소상공인, 전통시장 상인들 그리고 자영업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몰렸다.

수원에서 커피전문점을 열려고 한다는 이모 씨(59)는 “젊은이들이야 인터넷으로 정책, 정보를 확인할 수 있지만 우리 같은 사람은 잘 모르지 않느냐. 그래서 왔다”고 말했다. 화성에서 온 조모 씨(39)는 “최저임금은 급속히 오르고 매출은 증가하지 않아 적자를 계속 보다 지난해 12월 고깃집 문을 닫았다”며 “그래도 고깃집으로 재기할 생각이다. 설명회에서 잘 듣고 꼼꼼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합동설명회에서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을 위해 ‘창업 영업 폐업 재기’로 이뤄지는 생애주기를 고려한 17가지 맞춤형 지원사업을 소개했다. 골목상권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경기도형 혁신시장 육성을 비롯한 전통시장 활성화 5개 사업도 안내했다. 상인들을 위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소상공인 시장진흥공단 장태승 화성센터장은 “준비 없는 창업은 필패(必敗)할 수밖에 없다”며 “창업하기 전에 정부와 경기도의 상권 영향 분석을 참고하고 지원사업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소상공인 유망사업 성공사관학교 정책 등을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설명회가 끝나고 참석자들은 대체로 만족해하는 분위기였다. 식당을 열 계획이라는 한 참석자는 “경기신용보증재단에서 점포 임차보증금과 창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충환 경기도상인연합회장은 “시장상인들이 자금 지원이나 경영환경 개선 등의 직접적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종돈 경기도 노동일자리 정책관은 “오늘 합동설명회에 몰린 인파는 현재 자영업 창업시장이 얼마나 절박한 상황인지 보여줬다”며 “도 차원에서 골목상권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지역 전체 사업체의 83.4%(67만295개)가 자영업이고 전체 종사자의 35.5%(144만2760명)가 이들 소상공인 업체에서 일한다. 그만큼 자영업자의 폐업률도 높다. 창업한 지 3년 이내 문을 닫은 비율은 전국 평균이 58.4%인 반면 경기도는 60.3%였다. 이날 온 소상공인들도 최저임금 인상이 높은 폐업률의 요인 중 하나라고 입을 모았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54·여)는 “아들과 함께 ‘가족경영’을 해서 그나마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도는 자영업자 폐업률 증가에는 최근 2년간 29% 오른 최저임금의 영향도 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경기도는 이날 합동설명회에서 소개한 사업 내용을 홈페이지, 이지비즈 등에 공고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