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부자가 배우는 경제]‘친환경’ 수소자동차 보급… 경제에 어떤 변화 몰고 올까

김영옥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 강사

입력 2019-02-20 03:00 수정 2019-02-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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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와 친환경 에너지

게티이미지뱅크
‘붕붕붕 아주 작은 자동차 꼬마 자동차가 나왔다. 붕붕붕 꽃향기를 맡으면 힘이 솟는 꼬마 자동차.’

아이들이 자주 불렀던 애니메이션 ‘꼬마 자동차 붕붕’의 주제가 가사입니다. 만화 속에서 ‘붕붕’이란 자동차는 꽃향기를 에너지 삼아 큰 힘을 발휘합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자동차는 꽃향기가 아니라 휘발유를 에너지로 사용해 움직입니다.

그렇다면 휘발유가 아닌 ‘물’로 가는 자동차는 상상해 본 적이 있나요? 물로 가는 자동차라기보다는 수소가 에너지로 작용하며 배기통에서는 매연이나 미세먼지가 아닌 물이 나오는 차가 있습니다. 바로 ‘수소자동차’입니다.

우리는 현재 석탄, 석유 등 탄소자원을 이용한 ‘탄소경제’ 안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를 수소를 활용하고 이산화탄소를 저감시키는 수소경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는 수소를 에너지로 사용하는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수소경제’란 쉽게 말해 수소가 주요 연료가 되고 에너지가 되는 미래경제를 말합니다. 수소경제를 이루려면 수소차를 보급하고 수소차를 위한 충전소를 만드는 등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많은 비용이 필요한 반면 새로운 일자리도 많이 생길 수 있습니다.

수소를 어떻게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을까요? 바닷물을 가두고 뜨거운 햇볕 아래 두면 소금을 얻을 수 있지만 물에서 수소를 얻으려면 전기분해를 해야 합니다. 전기분해로 추출된 수소를 저장고 속에 담습니다. 이후 대기 중 산소와 화학반응을 하게 합니다. 수소와 산소가 결합돼 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전기, 즉 에너지가 발생합니다.

자동차에 적용해 봅시다. 자동차 속 탱크에 저장된 수소와 대기 중 산소가 화학반응 할 때 생기는 전기로 모터가 돌아가면서 자동차가 움직입니다. 이 과정에서 공기 중 미세먼지가 정화되고 배기가스 대신 물이 배출됩니다. 수소가 ‘친환경 에너지’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선진국들도 수소경제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30년까지 수소차 100만 대, 수소충전소 1000개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일본은 2011년 원전 사고 이후 ‘자립형 에너지’ 공급을 강조하며 “수소경제로 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2030년까지 80만 대의 수소차를 보급할 계획입니다. 중국은 2030년까지 수소차 100만 대, 충전소 1000개를 보급한다고 합니다. 유럽연합은 기존 가스관을 통해 수소를 공급하겠다는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독일은 수소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시설을 2020년까지 건설할 계획입니다.

한국 역시 2030년까지 수소자동차 180만 대 생산, 2040년까지 수소충전소 1200개 설치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수소경제를 선점해 2040년까지 수소차 시장점유율을 세계 1위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한국은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만든 나라입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많은 나라들이 시도하지 않은 수소경제로 가려면 경제성, 환경, 안정성, 사회적 수용 등 갈 길이 멉니다. 수소경제를 위한 각종 제도가 미비합니다. 기존 탄소경제에 익숙한 사회구조 때문에 인프라 구축도 더딥니다. ‘수소 경제의 선두 도시’라 불리는 울산조차 수소차 360대 정도가 운행 중입니다. 국내 수소차의 50%에 해당됩니다. 국내 수소경제는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라는 겁니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소경제의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지만 걸림돌들이 많습니다. 수소 역시 천연에너지가 아닌 다른 에너지를 통해 가공한 에너지입니다. 이에 또 다른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과 수소를 만들기 위해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수소차는 생산단가가 높고 충전하는 수소의 가격이 비싸며 충전 시설을 설치하는 비용이 많이 들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상용화가 어려워지면 수소경제의 전환을 이룰 수 없습니다. 일반 시민들도 수소 하면 수소폭탄을 생각하는 등 수소경제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석탄, 석유 등 기존 탄소경제 체제로 인해 인류는 환경오염의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폭염, 폭설, 한파 등 이상기후가 발생합니다. 전 세계에서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를 규제하는 국제협약이 발효되고 있습니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각종 규제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가 심하다는 ‘삼한사미’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공기 질이 좋지 않습니다. 여름에는 40도에 달하는 강한 폭염이 나타납니다. 그런 가운데 우리는 매일매일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에어컨을 사용할 겁니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산업구조를 바꿀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용하는 에너지를 바꾸어야 한다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김영옥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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