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카드’ 줄줄이 퇴장… 소비자 “그 많던 혜택 어디로”

장윤정기자

입력 2019-02-15 03:00:00 수정 2019-02-15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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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 ‘수익악화’ 이유 정리
통신-주유 등 특화상품 발급중단… 카드사들 “수수료인하로 불가피”
당국-업계 줄다리기에 소비자 피해



카드사들이 두둑한 혜택을 제공하던 ‘알짜카드’를 줄줄이 단종(斷種)시킴에 따라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카드사들은 출시된 지 오래된 상품들을 정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카드사들의 비용 삭감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최근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정부 대책의 영향이 결국 소비자의 혜택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주요 제휴상품 20종의 신규·추가 발급을 1월 31일부로 중단했다. 무더기로 단종된 이번 상품에는 통신, 동물병원·펫숍, 학원, 주유비 할인 등 다양한 생활 밀착형 혜택을 제공하던 카드들이 대거 포함됐다. 신한카드는 12일부터 인터넷 요금 포인트 적립을 비롯해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 특화된 혜택을 주며 인기를 끌던 ‘신한 SK행복’ 등 카드 3종을, 현대카드는 ‘하이마트 모바일 M에디션2(청구할인형)’를 없앴다.

매년 카드사들이 새로운 카드 상품을 선보이며 비인기 카드를 정리해오긴 했지만 이 같은 무더기 단종은 이례적이다. 그 배경에는 결국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카드사의 수익구조 악화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영세 자영업자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완화하라”고 지시하자 금융당국은 곧장 카드사 대표들을 소집해 수수료율 인하를 압박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말부터 신용카드 우대수수료 적용 대상이 연 매출 5억 원 이하에서 30억 원 이하로 확대됐다. 또 연매출 5억 원 초과∼10억 원인 곳은 기존 2.05%에서 1.40%로, 10억 원 초과∼3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가맹점은 2.21%에서 1.60%로 수수료율이 각각 낮아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당장 회사 수익이 감소하다 보니 그동안 소비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줬던 카드들은 일부 정리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혜택을 제공하던 카드들의 신규 발급을 중단하고 있다. KB국민카드가 20종의 카드를 단종한다며 게시한 홈페이지 안내문. KB국민카드 홈페이지 캡처
소비자들은 자신이 쓰고 있던 카드가 단종이 되더라도 약관에 따라 계속 기존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카드에 따라 유효기간 연장을 포함한 재발급도 가능하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존 카드의 혜택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카드사들이 금융당국에 이미 발급된 카드의 부가서비스 혜택도 출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신축적으로 줄일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현재 규정에 따르면 카드사는 카드 상품 출시 후 3년간 해당 상품의 부가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유지해야 하지만 이후에는 금융감독원 승인을 받아 축소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러나 그동안 당국이 약관 변경을 승인한 사례가 없어 이 규정은 거의 사문화돼 있다. 카드사들은 앞으로 출시 3년이 지난 카드의 부가서비스를 자유롭게 축소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금융국장은 “수익이 줄어든 카드사들이 단종이나 혜택 축소 등 손쉬운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라며 “금융당국과 카드사의 줄다리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결국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혜택만 줄어들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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